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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선생께 올림 上蘆沙先生 삼가 생각건대, 봄추위에 기체(氣體)가 강녕하시며, 작은사랑의 병환은 근래 회복되었으며, 우거하시는 나머지에 온갖 일은 괴로움을 끼치는 데 이르지 않았겠지요? 삼가 그리워하는 마음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소생은 겨울 초에 사상(沙上)에서 돌아왔는데, 양친께서 연달아 건강이 좋지 못하였다가 세모가 되어서 겨우 위급한 상황을 넘겼습니다. 이어서 신고(身故)로 또 달포 정도 괴로움을 겪었으니, 이른바 글공부하는 일은 묶어서 시렁 위에 올려놓은 채 겨울을 넘길 따름입니다. 접때 선생님을 모시고 가르침을 받을 때 김석귀(金錫龜), 정재규(鄭載圭)가 전후로 때마침 이르러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은 나머지에 서로 강마(講磨)하여 천년 뒤에 수사(洙泗)의 위의(威儀)21)를 보는 듯하였습니다. 소생처럼 혼미하고 어리석은 이도 비록 눈으로 보고서 마음으로 느끼는 유익함이 없지 않았지만 또 어떻게 하면 강마한 것을 깨달아 밝히는 바가 있어서 이 모임을 저버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종전에 힘쓰지 못하였다는 탄식이 여기에서 배로 간절하였고,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마음도 이로부터 더 보태졌습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해를 넘기면서 예전처럼 그대로 답습하며 그 뜻이 희미하게 사라졌습니다. 또 이러한 모임이 또 어느 때 있을지 모르니, 구구한 소생의 마음에 어찌 서운함을 견딜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선생님께서 이사하여 해가 바뀐 때 몸을 빼 문후하지 못하니, 죄송합니다. 삼가 절서에 따라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답장을 덧붙임해가 바뀌어 그리워하는 마음 간절하던 차에 방금 편지를 보았네. 매우 자세히 적었기에 귀중함이 어찌 보배로운 구슬에 견주겠는가. 다만 책을 보는 한 가지 일은 자못 근심스러운 일로 방해를 받았으니, 세월이 자못 애석할 따름이네. 병든 사람의 노쇠함은 금년 들어 다시 더할 것이 없네. 기력은 기어서 계단을 내려갈 정도이고 정신은 거의 숙맥을 분별하지 못할 정도이네. 젊어서 부지런히 배우지 않아 이러한 업보를 받는 것이라 부끄럽고 부끄럽네. 여러 가지 사연은 붓을 들 마음이 없어 우선 그만두고, 예만 갖출 따름이네. 이만 줄이고 삼가 사례하네. 伏惟春寒。氣體康寧。小舍廊患節。近見天和。僑寓之餘。凡百不至貽惱否。伏慕不任。小生冬初自沙上還。兩庭連有欠和之節。至於歲未。纔免危津。繼以身故。又經旬月之苦。所謂佔畢之業。束閣過冬而已。曩於侍敎之日。錫龜載圭前後適至。坐春立雪之餘。互相講磨。使千載之下。如見洙泗之儀。昏愚如小生。雖不無觀感之益。而又安能有所發明以不負此會哉。從前不力之歎。倍切於此。而追後圖勉之心。又自此而不能無有加矣。然歸家踰年因循如古。而落落分散。又未知此會之復在何時。則區區下情。曷勝悵然。當此杖屨移寓歲次翻易之際。而未得抽身承候。罪悚。伏乞循序康衛。答附歲翻。懷人切矣。卽見手字極覼縷。寶重奚啻拱璧。第佔畢一事。頗爲憂故所魔。歲月殊可惜。病人衰敗。至于今年。無以復加矣。氣力則匍匐而下階。精神幾乎菽麥不以辨。少不勤學。其果報如此。可愧可愧。諸般說。無心戀筆墨。只得且休。備禮而已。不宣謹謝。 수사(洙泗)의 위의(威儀) 수사는 중국 산동성(山東省) 곡부(曲阜)를 지나는 두 개의 강인 수수(洙水)와 사수(泗水)이다. 이곳이 공자의 고향에 가깝고 또 그 사이에서 제자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공자의 학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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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재 박 선생21)에 대한 제문 祭無邪齋朴先生文 선생은 호걸의 자질로 학문의 공을 거두었습니다. 깊은 연못에 임한 듯 얇은 얼음을 밟는 듯하였고, 잡아 지키는 것이 굳고 안정되었으며, 정밀하고 은미한 것을 깊이 연구하여 가지고 있는 것이 해박하였습니다. 학문은 온전하고 덕은 확립되어 시원스럽고 화락하였으며, 천고를 통찰하고 한 시대를 아울렀습니다. 성 동쪽에 집을 지어 유유자적하게 지내면서 광채와 자취 숨기고 감추어 죽을 때까지 스스로 즐겼습니다. 어찌하여 한 번의 운수가 만년에 더욱 기구하여 상사가 거듭하고 식구들이 흩어졌습니다. 백리의 광산(光山)에 거처를 옮겼는데, 거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산이 무너지고 들보가 꺾였습니다.22) 오호라! 하늘이 선생을 내신 것은 무슨 뜻이며 쫓아서 곤액을 준 것은 또 무슨 뜻입니까?소자의 거처가 가장 가깝고 감복함이 가장 깊어 들어가서는 궤석에서 모시고 나가서는 장구를 모신지 십여 년이 됩니다. 순순하게 기대하고 면려함에 간곡하지 않음이 없었지만 그럭저럭 세월만 보내어 그 만분에 하나의 뜻도 부응함이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의지하여 우러름에 뒤따르려 해도 미칠 수 없습니다. 단지 용산(龍山)의 수석만 여전히 옛날과 같아 저로 하여금 첨모(瞻慕)함에 다하지 못하는 한이 있게 할 뿐입니다. 눈물을 닦고 슬픈 마음 엮어 감히 이렇게 영결을 고합니다. 先生以豪傑之姿。收學問之功。臨深履薄。持守堅定。硏精鑽微抱負該洽。學全德立。淸通和樂。洞視千古。範圍一世。卜築城東。寄我翱翔。潛光歛跡。卒歳自娛。云何一運。晩而愈奇。死喪相仍。室家分離。光山百里。杖屨移臨。居未幾何。山樑遽折。嗚乎。天之生先生何意。而從而厄之。又何意耶。小子居最近而服最湥。入侍几席。出陪杖屨。爲十餘年矣。諄諄期勉。非不懇至。而因循等待。未有以副其萬一之意。今焉依仰。追從莫及。只有龍山水石。依然如古。而令人有瞻慕不盡之恨而已。抆淚綴哀。敢此告訣。 무사재(無邪齋) 박 선생(朴先生) 박영주(朴永柱, 1803∼1874)를 말한다. 자는 유석(類碩), 호는 무사재·관수재(觀水齋),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강재(剛齋) 송치규(宋穉圭, 1759∼1838)의 문인이다. 정의림(鄭義林)·이지호(李贄鎬)·최인우(崔仁宇)·공병주(孔炳柱)·조병호(趙秉浩)·구교완(具敎完) 등이 그의 문하에서 배출되었다. 저서로 《무사재집》이 있다. 산이……꺾였습니다 스승이나 훌륭한 사람의 죽음을 말한다. 공자가 아침 일찍 일어나 뒷짐을 지고 지팡이를 끌고 문 앞에 한가로이 노닐며 노래하기를, "태산이 무너지고 대들보가 부러지고 철인이 죽겠구나.[泰山其頹乎, 梁木其摧乎, 哲人其萎乎?]"라고 하였는데, 과연 7일 뒤에 세상을 떠났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禮記 檀弓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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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길을 가며 春日途中 옥중의 죄수처럼 처자식에 매였다고 누가 말하나 獄囚誰道繫妻孥시흥에 문을 나서 멋진 경치를 묘사하네 詩興出門佳景摹백성들이 은택에 젖으나 한나라418) 때와 다르고 黎首恩沾時異漢녹색 털 같은 풀이 가느니 노419)의 땅이 아니네 綠毛草細地非瀘평평한 호수에 낚싯대로 처음 낚시 드리워보고 平湖竿試初垂釣작은 채마밭에 부지런히 호미질하고 박을 딸 준비하네 小圃鋤勤備斷瓠산 남쪽에 은거하는 은자를 만나러 가니 爲訪山南幽隱去날으는 학이 임포에게 알리는 걸 보리라420) 應看飛鶴報林逋 獄囚誰道繫妻孥, 詩興出門佳景摹.黎首恩沾時異漢, 綠毛草細地非瀘.平湖竿試初垂釣, 小圃鋤勤備斷瓠.爲訪山南幽隱去, 應看飛鶴報林逋. 한나라 조선(朝鮮)을 비유한 것이다. 노(瀘) 불모지를 비유한 것이다. 참고로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에 "5월에 노수를 건너, 불모의 땅으로 깊이 들어간다.[五月渡瀘, 深入不毛.]"라는 말이 나온다. 날으는……보리라 학(鶴)이 내가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은자에게 알릴 것이라는 뜻이다. '임포(林逋)'는 은자를 비유한다. 임포는 북송 때 서호(西湖)의 고산(孤山)에 은거하여 20년 동안 성시(城市)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으며 행서와 시에 능하였다. 장가를 들지 않고 처자 없이 매화를 심고 학을 기르며 즐기니, 당시에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하였다. 《宋史 卷457 林逋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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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대부 석당 선생에게 올림 上族大父石塘先生 문안드린 이후로 편지를 보낼 길이 없어 북쪽을 바라보며 슬퍼하는 저의 마음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삼가 깊어 가는 가을에 한가로이 수양하시는 기체는 한결같이 만강하시며, 가족들은 두루 평안하십니까? 연세가 많고 덕이 높아 사문(斯文)이 기댈 곳이 있으니, 이 어찌 한갓 우리 가문의 다행이겠습니까. 실로 사림과 나라의 복입니다. 보잘것없는 이의 흠모하는 마음은 장수하시기를 항상 간절히 축원합니다. 족손의 가친과 세 형제, 기로(耆老)가 모두 생존하여 하늘이 일락(一樂)22)을 누리게 하였으니 감격스러운 마음 한량이 없습니다. 우리 가문은 100여 년 전부터 명성을 떨치지 못하고 날로 영락(零落)하니, 후손이 된 자는 마땅히 몇 배로 노력하여 가업을 계승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소자는 세월만 보내며 머뭇거리니 오히려 보통의 아몽(阿蒙)23)이 됨을 면하지 못하기에 이 때문에 두려울 따름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선생님께서는 도학을 앞장서 밝히시어 사방의 학자들이 모두 종사(宗師)로 삼았습니다. 더구나 소자의 입장에서야 의지할 곳으로 여기는 마음이 어찌 다른 사람보다 몇 배나 더하지 않겠습니까마는, 부모님은 늙고 힘은 미약하여 먼 길을 가서 찾아뵙는 것은 기필할 수 없는 점이 있으니 어찌하겠습니까. 예전에 선생님께서 소자에게 타이르시기를 "기 선생(奇先生)이 근래 그대의 도내에 있는데, 너는 어찌 배우지 않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소자가 이미 공경히 대답하였지만 아직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마땅히 가까운 시일 내에 나아가 배워 선생님의 타이름에 부응하는 것이 또한 어찌 선생님의 가르침이 아니겠습니까. 拜違以來。便信無階。北望馳悵。曷任下情。伏未審秋深燕養氣體。一享萬康。眷節均宜。年高德邵。斯文有主。此豈徒吾門之幸。實士林邦國之福。區區顒若。常切榠欞無疆之祝。族孫家親三昆季耆老俱存。天餉一樂。情感無量。吾門自百餘年。聲猷不競。日就零替。爲人後承者。當倍蓰勉力。以圖所以紹述之策。而小子悠悠前却。尙不免爲尋常阿蒙之歸。用是瞿瞿耳。伏惟先生倡明道學。四方學者。無不宗師。況在小子而視爲依歸者。豈不倍蓰餘人。而親老力綿。千里源源。有不可必。奈何。昔者先生戒小子曰。奇先生近在汝省內。汝何不從學也。小子旣敬諾。而尙未遂矣。第當從近負笈以副先生之戒。亦豈非先生敎之耶。 일락(一樂) 맹자는 군자가 인생에 누릴 수 있는 큰 즐거움 세 가지를 말하면서 "부모가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그 첫 번째 즐거움이다.[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라고 하였다. 《孟子 盡心上》 아몽(阿蒙) 학식이 없고 진보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삼국 시대 오(吳)나라 여몽(呂蒙)이 군무(軍務)에만 종사하다 손권(孫權)의 권유로 열심히 독서하여 노사숙유(老士宿儒)보다 오히려 나을 정도의 학식을 쌓았는데, 노숙(魯肅)이 도독(都督)으로 와서 여몽과 담론해 보고는 "이미 예전의 오나라의 아몽(阿蒙)이 아니구려."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三國志 吳書 呂蒙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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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암33) 최 어른【익현】에게 올림 上勉菴崔丈【益鉉】 의림(義林)이 약관의 나이에 호중(湖中)을 유람하여 삼가 화서(華西) 선생이 경기(京畿)에서 창도(倡道)하자 원근의 학자가 흡연(翕然)히 따랐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 마땅히 물러나 더욱 힘써서 학문에 조금이라도 진보가 있은 뒤에 선생의 문하에서 배워야겠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몇 년 되지 않아 돌아가셨다는 부음이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한 데서 나왔으니, 개인적으로 놀라고 탄식하며 '나의 학문이 비록 진보하더라도 장차 어디에서 질정하겠는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뒤에 신미년(1871, 고종8)에 다시 호중을 유람하다가 삼가 문장(文丈)께서 선생의 고제자로 물러나 전원에서 직접 농사지어 부모님을 봉양하며 자신이 즐기던 바를 미루어 후배들을 가르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에 사사로이 삼가 기뻐하고 다행으로 여기며 '선생이 비록 돌아가셨지만 선생의 도는 오히려 사람들에게 남아 있으니, 내 장차 문장께 나아가 절하고 선생의 남은 의론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윽고 문장께서 나와 세도를 위한 계책을 세우셔서 훌륭한 말씀과 곧은 절개가 많은 사람의 입에 회자되고 있으니, 어질다는 명성이 사람들의 귀에 들어간 것이 또 어찌 구구한 제가 나아가 질정한 뒤에 있겠습니까. 상대가 어질다는 명성이 이미 자자하므로 제가 배우러 간 뒤에 그 명성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인 듯합니다.) 천 리에 큰 물결이 쳐도 동요됨이 없이 머물러 있은 지 몇 년 되었으니, 북두에 의지하고 달빛 아래 거닐고 싶은 생각을 무엇으로 위로하겠습니까. 의림은 궁벽한 고을의 미천한 종적입니다. 어버이는 늙고 집은 가난하여 구차하게 살아남아 생활하니, 10일 간의 여가를 내어 담장 밖에 나아가 오래된 소원을 이루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 남쪽으로 영주(瀛洲)를 바라보며 슬픈 마음을 감당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안생 진환(安生進煥)이 가는 편에 감히 이렇게 대신 정성을 펴니, 번거롭게 해 드려 너무나 송구합니다. 삼가 바라건대 더 아끼고 보중하여 나라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시기 바랍니다. 義林弱冠而遊湖中。伏聞華西先生倡道畿中。遠近學者。翕然從之。自以爲吾當退而加勉。使學有少進而後。有以從事於先生之門也。未幾年。易簀凶音。出於夢外私心驚歎。以爲吾學雖進。將何取正乎。後辛未之年。再遊湖中。伏聞文丈。以先生高弟。退歸田里。躬耕養親。推其所樂。以淑後徒。於是私竊喜幸。以爲先生雖殁。先生之道。猶在於人。則吾且晉拜文丈。得聞先生餘論也。旣而文丈出而爲世道之計。偉韻直節。膾炙萬口。其仁聲之入人也。又豈在於區區就正之下哉。鯨波千里。無撓利稅。而淹留有年。倚斗步月之思。何以自慰耶。義林窮鄕賤蹤也。親老家貧。苟存生活。願得一旬之力。進身棘外。以償宿昔之願。而不可得。南望瀛洲。不勝悵然。玆因安生進煥去。敢此替伸情悃。跡涉煩越。旋切悚仄。伏乞加愛保重。以副家國之望。 면암(勉庵) 최익현(崔益鉉, 1833~1906)으로,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찬겸(贊謙), 호는 면암, 경기도 포천 출신이다. 이항로(李恒老)의 문하에서 《격몽요결》,《대학장구》,《논어집주》 등을 통해 성리학의 기본을 습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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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성·이영규·전용욱에게 답함 答黃 佾性·李永珪·田溶彧 한번 병이 들어 삼년이 되었으니 다스릴 힘도 없습니다. 문에는 참새그물을 칠 정도로 손님이 없고 집은 저승과 같습니다. 어디선가 한바탕 청풍이 불어와 편지를 날려 보냄으로써 저에게 한 줄기 서광을 비쳐주어 오늘은 인간세상의 사람이라 할 수 있으니, 이보다 큰 다행스러움은 없습니다. 보내신 편지에서〈지산선생연보〉 발간을 도모하여 시일이 좀 되었음을 말했는데, 이 일은 저 또한 6년 전에 행해(김노동)선생이 저를 손님으로 초청했을 때 교정하느라 힘을 좀 썼습니다. 행해선생이 오래도록 인쇄하려 했지만 겨를이 없었는데 오늘에야 착수했다고 하니, 사림 모두의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행해선생의 소식을 이로 인해 아울러 들을 수 있었으니, 저에게는 큰 다행입니다. 편지 한 장을 동봉하여 올리니 전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一病三年, 無力可治.門垂雀羅, 室若冥府.何來清風, 颺送華翰, 照我以一點曙光, 今日可謂陽界人, 幸莫大焉.承喩以謀刊《志山先生年譜》之役有日, 是役也, 鄙亦六年前, 因杏海請殯, 費校寫之力.杏海積營剞劂, 而未遑者, 今焉就緒, 又士林公共之幸也.杏海聲光, 因可獲聽, 在我尢幸.一紙胎呈, 傳致仰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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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 전장에게 답함 갑술년(1934) 答靜齋田丈 甲戌 연보(年譜) 후반을 저보고 기록하라 하니,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그 연월과 사실이 충분히 갖추어졌으니, 우리 어른이 알지 못하는 부분을 감히 마음 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가장(家狀)을 대신 지으라는 것은 더욱 감당할 수 없습니다. 우리 어른의 문장으로 족히 이 일을 할 수 있으니, 비록 잘 쓰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대신 쓰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첨삭하고 윤문하는 것은 사우들과 함께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年譜後半, 今鄙生記之, 豈敢當, 豈敢當? 但其年月事實, 足以備, 吾丈未悉者, 則敢不用心也? 家狀代撰, 尤非敢當.吾丈之文, 自足爲此, 雖有善手, 不必使代.添刪修潤, 則可與士友共之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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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진에게 답함 을해년(1935) 答鄭國振 乙亥 삼가 생각건대, 유자(儒者)가 사설(邪說)을 물리치는 것과 왕자(王者)가 이적(夷狄)을 물리치는 것은 안으로 닦은 것이 굳건해서 의뢰하여 근본으로 삼을 만한 것이 있어야만 물리치는 것을 더욱 강력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맹자(孟子)가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을 물리침에 의(義)를 모아 기른 호연지기(浩然之氣)로 근본을 삼았고, 한유(韓愈)가 불교와 도교를 물리침에 경서(經書)를 통달한 것으로 근본을 삼았으며, 주자(朱子)가 소식(蘇軾)과 육구연(陸九淵)을 변론함에 시종 일관된 하나의 경(敬)으로 근본을 삼았습니다. 이들은 그 근본이 안에서 굳건함이 이와 같았기 때문에 밖으로 발로된 것이 저처럼 창대했던 것입니다. 우리들이 오늘의 일에 분수를 다하고 힘을 다한 것은 거의 옛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다만 이른바 근본을 옛사람처럼 할 수 없으면 백세 이후에 어찌 우리의 말을 맹자, 한유, 주자처럼 믿어주겠습니까? 이것이 진실로 돌아보매 두려운 점입니다. 竊念儒者之闢邪說,王者之攘夷狄,有內修之固可藉而爲本地,然後闢之尤爲有力.故孟子之闢楊、墨,本之於集義養氣; 韓子之排佛、老,本之於曉通經書; 朱子之辨蘇、陸,本之於一敬終始.以其本固於內者如此,故發之於外者,如彼其張大也.吾輩今日之役之盡分竭力,庶不愧乎古人,但其所謂本者未得如古人,則百世之下,安可必信吾言如孟、韓、朱乎? 是誠却顧瞿然處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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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긍 종연에게 답함 정묘년(1927) 答金士兢 鍾淵 ○丁卯 중립한 자는 오진영의 당여(黨與)가 되지 않는 자가 드물다고 했는데 극히 옳습니다. 이 사람들은 양쪽의 편의를 차지하고 박쥐의 술수를 번갈아 쓰니 그 간사함이 막심하고 그 병폐를 고치기 어렵습니다. 지성이면 감동시키지 못할 것이 없다는 이치가 비록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먼저 선입견이 마음에 있으니 끝내 저들을 움직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나는 이 때문에 말하기를 "감동하여 깨친 자는 반드시 식견의 잘못은 비교적 많지만 간사에 관계됨은 비교적 적은 자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고명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中立者之鮮不爲震黨, 極是極是.此輩人兩占便宜, 互用蝙蝠, 其奸莫甚, 其病難醫.至誠未有不動, 雖有其理, 此輩則先有物在中, 終動他不得.吾故曰其動而悟者, 必其見識之失較多, 而奸私之係較少者也.未知高明以爲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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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긍에게 보냄 정묘년(1927) 與金士兢 丁卯 지난 보름 후에 익산 김윤청이 나를 동곡(東谷)으로 방문했다가 만나지 못하고 길을 돌아 창동으로 왔습니다. 문에 들어와서 말하기를 "후창은 나를 만나겠는가?" 하기에, 내가 "나를 만나려고 하는 뜻이 무엇인가?" 하였습니다. 김씨가 "호남과 영남 양측이 깨끗이 씻고 화해함이 어떤가?"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만약 오진영이 선사를 무함(誣陷)하고 선사의 손자를 압송하고 사림에 화를 끼친 죄를 현동의 묘소에 자복하고, 또한 진주에서 간행한 난본(亂本)을 거두어 물로 세척하고, 싸리를 지고 사우(士友)에게 사죄한다면 혹 허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이 이미 늦었다. 나의 뜻은 이와 같은데 공론은 또 어떤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김씨가 대답하지 못하고 떠났는데 나의 말이 옳은지 모르겠군요. 去望後, 益山金允淸訪我東谷不遇, 轉至滄東入門曰: 後滄見我乎否乎? 吾曰欲見我何意? 金曰湖嶺兩邊, 蕩滌和解如何? 吾曰約震泳服誣先師押師孫禍士林之罪於玄洞墓所, 又收晉印亂本而水洗之, 負荊謝于士友間, 則或可許否, 然事已晩矣.吾意如何此, 未知公議之又如何? 金無所置對而去, 未知鄙言是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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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화 진석에게 답함 병인년(1926) 答蘇太化 鎭奭 丙寅 편지를 받고 옥동(玉洞)에서 공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참으로 훌륭합니다. 그대는 독후(篤厚)함은 남음이 있으나, 소통함은 부족하니 모름지기 더욱 고명한 스승을 따라서 견문을 넓히고 격물치지의 공부를 빌려서, 밝고 굳건함 둘 다 극진한 군자가 되십시오. 대개 초학자의 공부 선후를 말하자면, 실천이 비록 급하지만 최후의 경중으로 말하자면 지(知)가 무겁습니다. 옛사람 가운데 "효제충신인의예양(孝弟忠信仁義禮讓) 하다가 망국패가자(亡國敗家者)가 있다."라고 운운한 이가 있는데, 이는 식견이 밝지 못한 소치이니 어찌 두렵지 않겠습니까? 承見住玉洞做業, 甚善甚善.賢篤厚有餘而疏通少遜, 須益從高明之門, 廣聞見藉格致, 用作明剛兩至之君子也.蓋以初學之緩急言, 則行雖急, 以究竟之輕重言, 則知爲重.故昔人云孝弟忠信仁義禮讓而亡國敗家者有之, 此識見不明之致也, 可不懼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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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하에게 답함 병인년(1926) 答趙 澈夏 丙寅 지난번 편지에는 월(月), 일(日), 성명(姓名)이 없었으니, 이것에 근거해보면 마음이 일단(一端)에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지 않는 병통은 곧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맛을 모르는39) 지경까지 이르게 되니, 하물며 도리의 미묘함처럼 원래 보기 어렵고 알기 어려운 것이겠습니까? 모름지기 이 마음을 가지고 먼저 그 자리를 바르게 한 연후에 귀에 들어온 것을 마음에 보존하고, 눈에 이른 것을 마음에 귀결시키고, 입으로 외운 것을 마음에 체인하십시오. 그리하여 서(書)와 마음이 하나가 되고 마음과 이치(理)가 떨어지지 않아서, 눈을 떠도 다른 것을 보지 말고, 귀를 기울여도 다른 것을 듣지 말며, 입을 열어도 다른 것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리 은미한 것이라도 보이지 않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게 될 것입니다. 向書無月日姓名, 卽此可見心不在之一端.心不在之病, 乃至於視不見, 聽不聞, 食不知味, 而復道理微妙, 元自難見難知者乎? 須將此心, 先正其位然後, 入乎耳者存乎心, 到乎目者歸乎心, 誦之口者體之心.書與心爲一, 心與理不離, 開眼無他視, 側耳無他聽, 啓口無他言.將無微之不見不知矣. 보아도……모르는 《대학장구(大學章句)》 전7장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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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실에게 답함 정해년(1947) 答黃致實 丁亥 보낸 편지에서 내가 지은 오씨 가문의 문자에 대해 말과 뜻이 곡진하고 조금도 사사로움에 구애됨이 없어 군자의 법필(法筆)이라고 이를 만 하다고 하였는데, 내가 이를 어찌 감당하겠는가. 다만 평생 죽은 사람에게 아부하지 못하고 또한 감히 형식만 본떠서 일시적으로 수응(酬應:요구에 응함)할 꾀도 내지 못한다. 저가 정성으로 요구해서 내가 정성으로 부응하였을 뿐이다. 이 때문에 세상의 작가가 지극히 교묘한 생각으로 포장하고 선양하여 그 집안사람을 기쁘게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전혀 뜻을 쓰지 않고 의례적인 말만 습용(襲用)하여 단지 이를 바탕으로 글을 팔아 재물을 사는 것을 깊이 미워하는 것이다. 示喩以拙作吳氏家文字, 爲辭旨曲盡, 無一毫拘私, 可謂君子法筆, 此何敢當.但平生固不能諛墓中人, 亦不敢依樣畵葫, 爲一時酬應計.彼以誠求, 而吾以誠副而已.是以深厭夫世之作家, 不極其巧思, 鋪張揄揚以悅其人, 則又略不致意, 襲用例語, 只資賣文博貨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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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선생 차운시 附 先生次韻 누가 봉공이 스님 불살랐다 말하는가 誰道鳳公燒上人육신은 사라져도 법신은 남아있으니 肉身可滅法身存땅속으로 물 흐르게 한 것이 선사의 술수라 한다면 伏流若謂禪師術선사가 도리어 귀진에 오른 것이 아니리 莫是禪師反乘眞 誰道鳳公燒上人,肉身可滅法身存.伏流若謂禪師術,莫是禪師反乘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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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정당526)의 시에 차운하다 次習靜堂韻 이 당을 경영한 지 몇 해나 되었는가 經始斯堂問幾春재교527)로 이미 외롭지 않게 이웃 있구나528) 梓橋已得不孤隣이름 지으니 비로소 취지를 참으로 알겠고 錫名肇自眞知趣집 지어 바야흐로 선인의 뜻 잘 계승하였네529) 肯構方能善繼人대낮에도 적막한 깊은 동산엔 꽃이 피고 晝寂深園花有色물결이 잔잔한 굽은 못엔 달이 막 떠오르네 波平曲沼月生新응당 가학으로 심법을 전해야만 하니 應將家學傳心法어찌 홀로 속진을 끊고 초연히 살겠는가 豈獨超居絶俗塵 經始斯堂問幾春? 梓橋已得不孤隣錫名肇自眞知趣, 肯構方能善繼人晝寂深園花有色, 波平曲沼月生新應將家學傳心法, 豈獨超居絶俗塵? 습정당(習靜堂) 전남 영광군 월평리(月坪里)에 있었던 정자로, 김석헌(金錫憲, 1864~1944)이 습정당이라고 하였다. 습정은 습정수졸(習靜守拙)의 준말로, 세상에 나서지 않고 마음을 편히 가진다는 의미이다. 재교(梓橋) 교목(橋木)과 재목(梓木)으로, 아버지와 아들, 부도(父道)와 자도(子道)를 의미한다. 주(周)나라 백금(伯禽)이 아버지인 주공(周公)을 찾아갈 때마다 회초리를 맞고 돌아왔으나 그 이유를 알지 못하다가, 현인(賢人)인 상자(商子)의 가르침을 듣고서, 남산의 양지에 의젓하게 있는 교목을 보고서 부도를 깨닫고, 음지에서 겸손하게 고개 숙인 재목을 보고서 자도를 깨달았다는 고사가 있다. 《說苑 建本》 외롭지……있구나 《논어》 〈이인(里仁)〉에 "덕이 있는 자는 외롭지 않아서 반드시 이웃이 있다.[德不孤, 必有隣.]"라는 말이 나온다. 선인(先人)의……계승하였네 《중용》에서 "효라고 하는 것은 선인의 뜻을 잘 계승하고 그 사업을 잘 발전시키는 것을 말한다.〔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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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음 卽事 바람 산들거리는 산 부엌엔 점심에 연기 그치고 風淡山廚午歇烟창가에는 쌍쌍이 지저귀는 새들 빙 둘러 있네 啼禽兩兩繞牕邊그 사이 오직 있는 것이라곤 묵은 책들이라 間來惟有陳編在조용히 만리를 바라보니 마음 끝이 없구나 默看萬理意悠然 風淡山廚午歇烟,啼禽兩兩繞牕邊.間來惟有陳編在,默看萬理意悠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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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지음 偶題 한 가닥 푸른 강물이 난간 밖을 감돌고 一帶滄江繞檻外아홉 봉우리 영주산이 창 사이에 들어온다 九峯瀛岳入牕間비록 인의예지를 터득하기가 어려워 부끄럽지만 縱慙仁智難爲得어리석은 본성은 오히려 산수를 즐길 줄 안다네 痴性猶能樂水山 一帶滄江繞檻外,九峯瀛岳入牕間.縱慙仁智難爲得,痴性猶能樂水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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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정함 自定 세상을 다스림은 반드시 독서를 통해서이고 經世須將黃卷讀여유를 즐기려면 푸른 산에 머물러야 한다네 耽間只可碧山棲이 몸의 출처는 두고두고 생각했으니 此身行住商量熟호랑이와 풍뇌에도 흔들리지 않으리라 虎狼風雷也不迷 經世須將黃卷讀,耽間只可碧山棲.此身行住商量熟,虎狼風雷也不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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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에게 줌 贈人 배움이란 아래로부터 높은 산에 오르는 것 같아 學如自下上高岑털끝만이라도 어긋나면 남북이 어긋나니 只錯毫釐繆朔南명예와 이익의 바다에선 풍파가 뒤집히고 飜覆風波聲利海부처의 절에선 물상이 적적하게 빈듯하네 寂空色相釋伽藍성인과 범인의 심성은 원래 둘이 아니고 聖凡心性元無二천지와 중간이 함께 삼재가 된다네 天地中間幷作三몸소 행하지 못하여 중임을 그대에게 맡기니 重任責君躬不逮얼굴 가득한 창피함은 역시나 감당하기 어려워라 滿顔羞愧亦難堪 學如自下上高岑,只錯毫釐繆朔南.飜覆風波聲利海,寂空色相釋伽藍.聖凡心性元無二,天地中間幷作三.重任責君躬不逮,滿顔羞愧亦難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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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에서 느낀 바 있어 書牕有感 창 때리며 차가운 비가 한 번 지나가니 拍牕寒雨一番過뜬구름 같은 인생에 만물 생각 또 어떠한가 感物浮生復若何자세히 옛 책 읽으니 다시 재미가 있어 細檢陳編還有味홀로 옛 음악 간직하다 마음대로 노래 부른다 獨藏古闋放爲歌서호에 있는 사우들에게 편지마저 끊겼고 西湖師友音書斷남국의 전쟁통에 요망한 기운 가득하니 南國干戈氛祲多가슴 속에는 만 섬의 끝없는 뜻이 있어 胸中萬斛無窮意어떻게 하면 은하에 쏟아부어 터트릴까 那將傾瀉決天河 拍牕寒雨一番過,感物浮生復若何?細檢陳編還有味,獨藏古闋放爲歌.西湖師友音書斷,南國干戈氛祲多.胸中萬斛無窮意,那將傾瀉決天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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