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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사 재욱 의 일을 듣고 시를 지어 그를 장하게 여기다 聞安義士【在旭】事, 詩以壯之 태산 아래의 안 의사는 泰山之下安義士곧은 기개로 상제에게 상달했네 直氣上達帝座筵한 소리 우레 같은 근래의 일을 一聲轟雷近日事내가 기쁘게 듣고 두 어깨 으쓱했네 我喜聞之聳雙肩어찌하여 운수가 백육471) 때를 만났나 夫何運値百六際금수의 자취472)가 온 나라에 두루했네 蹄跡交遍率土濱근래 머리 깎는 풍조가 곳곳에서 성하나 邇來削風在處競그야말로 선비가 변치 않아야 할 때이네 正是士子不變辰아, 그대가 당한 것은 실로 도리 없었으니 嗟君所遭眞無理경관의 협박이 화급하였네 警官脅迫火急然내 머리는 잘라도 머리털은 자를 수 없다고 我頭可斷髮不斷그들 꾸짖기를 상산의 안씨473)처럼 하였네 罵之有若常山顔한 몸으로 세 명의 장사를 대적해내니 一身敵過三健兒힘은 이미 지쳤으나 간담은 서늘했네 力旣疲兮心膽寒저들이 또 만 가지로 설득해 마지않았으나 彼又萬端說不已일이 끝내는 예사로운 사이에 있지 않았네 事竟不在尋常間공자는 인 이룸을 말하고 맹자는 의를 취했는데474) 孔曰成仁孟取義일찌감치 이를 갖추어 마음속에 새겨두었네 早已辦得銘心肝품속에 있던 칼로 두 번이나 목을 찔렀으니 懷中有刀再刺頸한 죽음에 어찌 다시 여생을 아까워했으랴 一死那復惜餘年좌중에는 일순간에 풍파가 일어났고 座中頃刻生風波흥건히 쏟아진 피는 색이 검고 누랬네 淋漓濺血色黃玄비록 저들의 위세가 폭염과 같았지만 雖以彼之威燄暴무심히 음식이 목에 넘어가듯 놀라고 겁 먹었네 驚㥘無心食下咽의약품을 써서 치료하여 완쾌되었지만 爲施醫藥療且完사례하노니 선생의 의는 얼마나 장한가 稱謝先生義何壯나는 알겠네 의사의 한 줌 피가 吾知義士一掬血사람들이 새 풍조에 흔들림을 그치게 할 줄 止得時人新潮盪문산의 독약과 동계의 칼날475)은 文山腦子桐溪刃일이 모두 천년토록 부끄러울 바가 아니네 事同千載非所恥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의사와 같았다면 全邦人皆如義士애초에 의사가 한번 죽으려 하지 않았으리 初無義士辦一死나는 알겠네 의사의 한 줌 피가 吾知義士一掬血훗날에 반드시 하늘을 되돌릴 조짐임을 兆得他日必返天이로부터 우리들이 영광을 함께하니 從此吾輩與有光의사를 위해 친히 말고삐를 잡고 싶네 願爲義士親執鞭아, 의사가 능히 이와 같이 하였는데 嗚呼義士能如此세유476)가 어찌 각자 마음을 돌아보지 않으랴 世儒盍各顧心田 泰山之下安義士, 直氣上達帝座筵.一聲轟雷近日事, 我喜聞之聳雙肩.夫何運値百六際? 蹄跡交遍率土濱.邇來削風在處競, 正是士子不變辰.嗟君所遭眞無理, 警官脅迫火急然.我頭可斷髮不斷, 罵之有若常山顔.一身敵過三健兒, 力旣疲兮心膽寒.彼又萬端說不已, 事竟不在尋常間.孔曰成仁孟取義, 早已辦得銘心肝.懷中有刀再刺頸, 一死那復惜餘年?座中頃刻生風波, 淋漓濺血色黃玄.雖以彼之威燄暴, 驚㥘無心食下咽.爲施醫藥療且完, 稱謝先生義何壯?吾知義士一掬血, 止得時人新潮盪.文山腦子桐溪刃, 事同千載非所恥.全邦人皆如義士, 初無義士辦一死.吾知義士一掬血, 兆得他日必返天.從此吾輩與有光, 願爲義士親執鞭.嗚呼義士能如此, 世儒盍各顧心田? 백육(百六) 액운(厄運)을 말한다. 4천 5백 년인 1원(元) 중에 다섯 번의 양액(陽厄)과 네 번의 음액(陰厄)이 찾아오는데, 양액이 1백 6년마다 있게 되므로 백륙회(百六會)라 한다. 《漢書 律歷志上》 금수(禽獸)의 자취 금수는 오랑캐, 즉 청나라나 일본 등의 외세를 뜻한다. 송(宋)나라 구규(丘葵, 1244~1333)의 시에 "거북 규범, 말 그림 같은 상서가 모두 안 보이니, 짐승과 새 발자국만 참으로 분분하네.〔龜範馬圖俱寂寂, 獸蹄鳥跡正紛紛.〕"라고 하였다. 《釣磯詩集》 상산(常山)의 안씨(顔氏) 당나라 때 사람으로 안녹산(安祿山)의 난리 때 상산군(常山郡)을 지키다가 순절한 안고경(顔杲卿)을 가리킨다. 당나라 현종(玄宗) 때 안녹산이 난을 일으키고는 사사명(史思明)으로 하여금 상산군을 공격하게 하였다. 그때 성을 지키고 있던 위위경(衛尉卿) 안고경이 군사가 적어서 성이 함락되어 사사명에게 포로로 잡혔는데, 동도(東都)로 끌려가서 안녹산을 크게 꾸짖다가 끝내 처형당했다. 《舊唐書 卷187 忠義列傳 顔杲卿》 공자(孔子)는……취했는데 《논어》 〈위령공(衛靈公)〉에 "지사와 인인은 삶을 구하여 인을 해치는 일은 없고, 목숨을 바쳐 인을 이루는 일은 있다.〔志士仁人,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라고 한 것과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삶도 내가 하고자 하고 의도 내가 하고자 하는데, 두 가지를 겸할 수 없으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라고 한 것을 말한다. 문산(文山)의……칼날 지조를 지키려 죽으려다가 실패한 일을 말한다. 문산은 송(宋) 말엽의 충신 문천상(文天祥)의 호인데, 그는 원군(元軍)의 공격을 받아 도망치다가 왕유청(王惟淸)에게 사로잡히자 뇌자(腦子 독약)를 먹었으나 죽지 않았다. 동계(桐溪)는 정온(鄭蘊, 1569~1641)의 호인데, 그는 병자호란 때에 강화도가 함락되고 항복이 결정되자 오랑캐에게 항복하는 수치를 참을 수 없다고 하며 칼로 자결했으나 목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세유(世儒) 속된 유자(儒者)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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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이 보내준 시에 화답하여 그 운을 넓혀 절구 10수를 짓다 和敬山見贈廣其韻, 成十絶 원래 우리 도는 예나 지금이나 같아서 從來此道古猶今전수함에 애당초 두 가지 마음 없었네 傳受初無兩樣心어찌하여 끝내 서로 비슷한 곳 힐난해 爭柰終難相似處사람으로 하여금 도리어 침음하게 하나 令人却復費沈吟나중에 입문한 나는 지금까지 힘쓰나니 後乎滄叟勉而今외람되이 선사의 권장하는 마음 받았네 猥荷先師勸獎心들보 꺾이고483) 학문 황폐해 성취도 없어 樑折學荒無所就세 번 탄식하고 벗의 시 보기도 부끄럽네 三嘆羞見故人吟어제와 오늘 좋은 밤의 밝은 달이 皓月良宵昨復今백 리 떨어진 두 사람의 마음 비추네 照來百里兩人心그 가운데서 생각이 어떠냐고 묻노니 箇中問是如何想강한과 풍천484)을 읊은 것이 있으리라 江漢風泉有所吟천리가 지금처럼 어두운 적이 없으니 晦冥天理莫如今게다가 의관이 본래의 마음을 잃었네 亦復衣冠失本心괴담과 이단의 말을 어찌 차마 들으랴 怪說異言那忍聽흐느끼는 게 귀신이 울부짖는 것 같네 啾啾有似鬼號吟진경485)을 누가 지금은 볼 수 없다 하는가 秦鏡誰言不見今간사한 아첨을 비춰 마음을 피할 수 없네 照得奸佞莫逃心어떤 사람이 다시 영주의 홀기를 잡을까486) 何人更操寧州笏석로가 지은 명487)을 한 번 읊조려 보네 石老之銘爲一吟경산의 시는 지금 세상에 드무니 敬山詩律罕如今《시경》에서 이런 마음을 얻었네 三百篇中得此心벗을 그리워하는488) 진중한 뜻으로 伐木停雲珍重意때때로 나를 위로하는 시를 보내네 時時慰我寄高吟내 반백 남짓인 지금이 부끄러우니 愧吾半百有餘今일마다 이룬 것 없이 본심 저버렸네 事事無成負素心시도 힘을 다하지 않고 공연히 써서 詩亦謾題非致力목에 부딪는 불평한 시만 괜히 짓네 觸喉空作不平吟원컨대 함께 맹세하고 지금부터 결단해 願同立誓斷從今또 번잡함을 줄여 한 마음을 수렴하게 且省紛紜斂一心정미한 뜻은 찾기 어려워 실로 두렵고 精義難尋眞可懼어쩔 수 없는 성병489)에 또 시만 읊네 無聊聲病亦徒吟옛적엔 학문뿐이었으나 지금은 끊어졌으니 古惟是學絶當今어떻게 옆 사람 보내 마음을 깨닫게 할까 怎遣傍人識得心기린이 울었던 일을 당시에 공자가 기록했고 麟泣當年宣聖筆천 길을 날던 봉황이 노나라 광사 탄식했네490) 鳳翔千仞魯狂吟지금 이전을 보듯 훗날 지금을 보리니 今視于前後視今우러러 보며 옛사람의 마음을 알았네 仰觀同認古人心마음이 가을 강의 달처럼 깨끗하니 心如淨似秋江月백세토록 전하여 다투어 칭송하리 百世應傳爭誦吟 從來此道古猶今, 傳受初無兩樣心.爭柰終難相似處, 令人却復費沈吟?後乎滄叟勉而今, 猥荷先師勸獎心.樑折學荒無所就, 三嘆羞見故人吟.皓月良宵昨復今, 照來百里兩人心.箇中問是如何想, 江漢風泉有所吟.晦冥天理莫如今, 亦復衣冠失本心.怪說異言那忍聽? 啾啾有似鬼號吟.秦鏡誰言不見今? 照得奸佞莫逃心.何人更操寧州笏, 石老之銘爲一吟?敬山詩律罕如今, 《三百篇》中得此心.〈伐木〉〈停雲〉珍重意, 時時慰我寄高吟.愧吾半百有餘今, 事事無成負素心.詩亦謾題非致力, 觸喉空作不平吟.願同立誓斷從今, 且省紛紜斂一心.精義難尋眞可懼, 無聊聲病亦徒吟.古惟是學絶當今, 怎遣傍人識得心?麟泣當年宣聖筆, 鳳翔千仞魯狂吟.今視于前後視今, 仰觀同認古人心.心如淨似秋江月, 百世應傳爭誦吟. 들보 꺾이고 스승이나 철인(哲人)의 죽음을 의미한다. 공자(孔子)가 자신이 별세할 꿈을 꾸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뒷짐을 지고 지팡이를 짚고 문 앞에서 한가로이 거닐며 노래하기를 "태산이 무너지겠구나. 들보가 부러지겠구나. 철인이 죽게 되겠구나.〔泰山其頹乎! 樑木其壞乎! 哲人其萎乎!〕" 하였다. 《禮記 檀弓上》 강한(江漢)과 풍천(風泉) '강한'은 돌아간 스승의 크나큰 덕을 칭송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간재 전우를 가리킨다. 공자가 죽은 뒤에 제자들이 유약(有若)의 모습이 공자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공자를 섬기던 예로 그를 섬기려고 하자, 증자(曾子)가 스승의 도덕을 칭송하며 거부하기를 "안 된다. 공자께서는 강한(江漢)으로 씻는 것과 같으며, 가을볕으로 쪼이는 것과 같아서 깨끗하여 더할 나위가 없으시다.〔江漢以濯之, 秋陽以暴之, 皜皜乎不可尙已.〕"라고 하였다. 《孟子 滕文公上》 '풍천'은 《시경》 회풍(檜風)의 〈비풍(匪風)〉과 조풍(曹風)의 〈하천(下泉)〉을 병기한 것인데, 이 두시는 모두 제후국의 대부가 주나라 왕실이 쇠미해진 것을 탄식해 읊은 시이므로 멸망한 왕조를 그리워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진경(秦鏡) 남의 속마음이나 사정을 잘 감식하는 눈을 의미한다. 진 시황에게 신령한 거울이 있어 능히 사람들의 오장(五腸)을 비추어 보는데 여자가 사심이 있으면 곧 쓸개가 부풀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하였다. 《西京雜記》 어떤……잡을까 백성들의 미신을 타파해 줄 관원이 나오길 바란다는 말이다. 송(宋)나라 때 공도보(孔道輔)가 영주(寧州)의 좌막으로 있을 때 천경관(天慶觀)에 요사스러운 뱀이 나타났는데, 군(郡)의 자사(刺史)는 하루에 두 번 뱀을 찾아가 보았고, 온 고을 사람들은 용이라 생각하여 공손하게 뱀을 찾아가 보았다. 그러자 공도보가 요사스러운 뱀이 백성을 속이고 풍속을 어지럽힌다고 하면서 홀로 뱀을 때려 죽여 주민들의 미신을 확연히 타파했다. 《宋史 卷297 孔道輔列傳》 석로(石老)가 지은 명(銘) 《청음집(淸陰集)》권15에 실린 〈경갑명(鏡匣銘)〉을 말한다. 석로(石老)는 호가 석실산인(石室山人)인 김상헌(金尙憲, 1570∼1652)을 높여 이른 말이다. 그 명은 다음과 같다. "이미 맑은 데다 또한 이미 밝아서 아름답고 추한 모습 다 드러나네. 부지런히 갈고 또한 깨끗이 털어 티끌이나 때가 끼지 못하게 하라.〔旣淸旣明, 莫遁姸醜. 磨之拂之, 勿受塵垢.〕" 벗을 그리워하는 〈벌목(伐木)〉은 《시경》 소아(小雅)의 편명(篇名)으로 잔치를 베풀고 붕우를 초대하여 즐기는 것을 노래한 것이며, 〈정운(停雲)〉은 도연명(陶淵明)이 친우를 생각하며 지은 사언시인데, 자서(自序)에서 "정운은 친우를 그리워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陶淵明集 卷1》 성병(聲病) 시를 지을 때 평측(平仄)을 조합하여 구성하는데, 그 성조에 치우치는 병폐를 말한다. 그 구성이 일정한 규칙에 들어맞는 것을 성(聲)이라 하고 그렇지 못한 것을 병(病)이라 하기도 하는데, 흔히 성률(聲律)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천……탄식했네 공자가 진(陳)나라에 있으면서 노나라의 문인들이 뜻은 고원하지만 중도를 잃을 위험이 있는 광사(狂士)들이므로 노나라에 돌아가 이들을 바로잡아 이들을 통해 후세에 도(道)를 전하고자 한 일을 말한다. 《論語 公冶長》 원문의 '봉상천린(鳳翔千仞)'은 초야에 묻힌 인재가 세상을 관망한다는 말이다. 《史記 卷84 屈原賈生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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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 오일 희숙과 문경이 방문했기에 함께 짓다 이 날은 선사의 제사 다음날이다. 七月五日 希淑文卿見訪 共賦【是日先師諱辰翼日】 열흘이나 병을 앓아 창동에 누었는데 浹旬吟病臥滄東은근히 늦더위에 꽃다운 걸음 해주었네 芳躅殷勤老熱中실지에 힘써 행하면 끝내 극처에 이르나 實地勉行終致極폭포 같은 문변은 모두 공으로 돌아가네 懸河文辯總歸空근심걱정으로 심화를 생기게 하지 말고 不將戚戚生心火유유한 세상사는 귓전의 바람에 부쳐야지 却把悠悠付耳風창망한 계화도가 멀리 눈에 들어오니 蒼茫華島遙入望자나깨나 그 때의 구산옹이 그립구나 寤寐當年臼山翁 浹旬吟病臥滄東, 芳躅殷勤老熟中.實地勉行終致極, 懸河文辯總歸空.不將戚戚生心火, 却把悠悠付耳風.蒼茫華島遙入望, 寤寐當年臼山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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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재45) 소씨 어른이 더위를 무릅쓰고 왕림하여 悅齋蘇丈冒暑枉臨 미친 물결이 도도하지 않은 곳 없으니 滔滔無處不狂濤한 손 높이 들어 둘러막을 자 누구인가 回障誰歟隻手高청성은 어느 해에 북해에서 살았던가46) 淸聖何年居北海원량은 당시에 동고에서 휘파람을 불었지47) 元亮當日嘯東臯더위 무릅쓰고 찾아오기 참으로 쉽지 않거늘 冒炎委訪誠非易상사48)의 풍모와 정취 늙을수록 호탕하네 上舍風情老益豪앞으로 대사에 서로 권면하고 꾸짖어준다면 大事前頭交勉責어찌 세상의 일로 나의 붓을 움직이겠는가 肯將世故動吾毛 滔滔無處不狂濤, 回障誰歟隻手高?淸聖何年居北海? 元亮當日嘯東臯.冒炎委訪誠非易, 上舍風情老益豪.大事前頭交勉責, 肯將世故動吾毛? 열재(悅齋) 소학규(蘇學奎 1859~1948)의 호인데, 열재(說齋)로 많이 쓴다.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화지(化知)이다. 1891년(고종28) 진사시에 합격하였으며, 간재 문인이다. 청성(淸聖)은……살았던가 청성은 백이(伯夷)를 가리키는데, 절개를 지켜 은둔하였음을 말한다. 《맹자》 〈만장 하(萬章下)〉에 이윤(伊尹)과 백이(伯夷), 유하혜(柳下惠)와 공자(孔子)의 행적을 열거하면서, "이윤은 성인 중에 천하를 구제하기로 자임한 자이고, 백이는 성인 중에 깨끗한 자이고, 유하혜는 성인 중에 조화로운 자이고, 공자는 성인 중에 때에 알맞게 행한 자이다.[伯夷聖之淸者也, 伊尹聖之任者也, 柳下惠聖之和者也, 孔子聖之時者也.]" 하였다. 또 《맹자》 〈이루 상(離婁上)〉에 "백이가 주를 피해 북해의 물가에 거처하였는데,……[伯夷避紂, 居北海之濱,……]"라는 말이 나온다. 원량(元亮)은……불었지 원량은 진(晉)나라 도잠(陶潛)의 자(字)이다. 도잠이 팽택령(彭澤令)을 그만두고 돌아올 때에 지은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동쪽 언덕에 올라 휘파람을 분다.[登東皐以舒嘯]"라는 말이 나온다. 상사(上舍) 소과인 생원시(生員試)와 진사시(進士試)에 합격하여 성균관에 입학한 유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원과 진사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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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연심 어른 희순 이 더위를 무릅쓰고 찾아왔기에 몹시 기뻐 함께 짓다 鍊心田丈【熙舜】冒暑來訪 喜甚 共賦 가뭄 걱정과 더위 병에 흰머리만 느는데 旱憂暑病白添頭적적한 숲 사이에는 한 방이 그윽하구나 寂寂林間一室幽반나절에 세속 벗어난 선비를 기쁘게 만나니 半日喜逢超俗士온갖 인연이 부질없는 시름임을 문득 깨닫네 萬緣方覺付閒愁오이 쪼개니 푸른 구슬 같은 맑은 서리 떨어지고 瓜分翠璧淸霜落술을 따르니 참 진주 같은 푸른 술개미497) 뜨네 酒滴眞珠綠蟻浮흥을 타면 곧바로 자주 들러 만나야지 乘興直須頻過訪지체하여 눈 속에 배 기다리지 마시라498) 差遲莫待雪天舟 旱憂暑病白添頭, 寂寂林間一室幽.半日喜逢超俗士, 萬緣方覺付閒愁.瓜分翠璧淸霜落, 酒滴眞珠綠蟻浮.乘興直須頻過訪, 差遲莫待雪天舟. 푸른 술개미 원문의 '녹의(綠蟻)'는 술 표면에 떠오른 개미 형상의 녹색의 거품으로, 술을 비유한 것이다. 흥을 …… 마시라 생각이 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만나야 한다는 뜻이다. 진(晉)나라 왕휘지(王徽之)가 일찍이 산음(山陰)에 살 때, 폭설이 내렸다가 눈이 개어 달빛이 환한 밤에 홀로 술을 마시며 좌사(左思)의 〈초은(招隱)〉 시를 읽던 중 불현듯 섬계(剡溪)에 있는 벗 대규(戴逵)가 보고 싶어 밤새도록 배를 타고 그 집 앞에까지 갔었는데, 대규를 만나보지 않고 문 앞에서 그냥 돌아오자,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으니, "나는 애초 흥을 타고 갔다가 흥이 다해 돌아왔다. 대규를 만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吾本乘興而行, 興盡而返, 何必見戴?]"라고 한 고사를 원용한 것이다. 《晉書 卷80 王徽之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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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낙서【범환】에게 답함 答文洛瑞【範煥】 병이 쌓여 건강치 못한 몸으로 눈보라를 뚫고 먼 곳까지 이 몸을 찾아오셨으니, 그 뜻은 건강한 사람이 평소에 서로를 따르는 것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이렇게 한번 왕림하신 것만으로도 이미 몹시 마음이 편치 않았건만 올봄에 이르러서는 또 한 번 왕림하셨으나 뵙지를 못하였습니다. 또 서한을 받았건만 답장이 지체되었습니다. 모두 헛수고를 면치 못하셨는데 오늘 또 이렇게 서한으로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대체로 좌우(左右 상대방)는 마음 씀씀이가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자취에 구애받지도 않고 신분을 따지지도 않고 애틋한 정을 버리지 않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지극하였습니다. 보잘것없는 저에게 이러한 정의를 베푼 것이 저를 잘못 보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현자(賢者)를 좋아하고 의(義)를 즐기는 경지와 본령이 남들보다 한 등급만 높을 뿐만이 아닙니다. 고맙기 그지없어 무어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현자께서 관산(冠山)의 객이 되었다는 소식은 애초에 들었습니다. 여행 중의 조양(調養)과 근래의 안부는 어떠하십니까? 자상하고 온화하며 총명하고 준수하여 함께 학문을 익히고 함께 도에 나아갈 만했건만 공연히 뜻하지 않은 일에 괴로움을 겪고 세월만 허비하면서 지금껏 지체하고 있습니다. 뜻과 운수가 서로 미치지 못하는 것이 어찌 이와 같단 말입니까. 그렇지만 아직 나이가 젊고 앞길도 여전히 머니 오늘은 약간 위축되더라도 나중에 크게 뜻을 펼치는 터전이 될 것입니다. 어찌 좌우처럼 현명하건만 오래도록 이수자(二豎子)90)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건강을 잘 살피는 일에 관해서라면 모든 방도를 다하고 힘을 쏟아 점차 조화를 이루고 완전히 회복하여 갑작스럽게 스스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바랍니다. 以積瘁不健之身。訪人於風雪迂遠之地。其意與强健人平常時從逐。大故不同。只此一枉。已極不安。而至於今春又有一枉而見違焉。又有一書而見溯焉。皆不免虛費勤勞。而今日又有此書之存。大抵盛意所包。非夷所思。不拘形迹。不視皮毛。而眷眷不舍。愈久愈至。其旋之於無狀者。雖失照管。而好賢樂義田地本領。不啻加於人一等矣。感仰萬萬。不知爲謝。賢者之客於冠山。初聞消息也。於中調養。近節何狀。慈祥愷弟穎悟秀爽。可與共學。可與適道。而公然爲無妄所惱。曠歲曠年。彌留至此。志與數之不相及。豈若是耶。雖然年齡尙富。前程尙遠。安知今日小縮。不爲他日大伸之張本耶。其有賢如左右而久於二竪。子場中也。節宣攝理。隨方加力。以至浸和漸完。而勿遽自頹塌也。 이수자(二豎子) 병마(病魔)를 뜻한다. 춘추 시대 진 경공(晉景公)이 병들었을 때, 이수자가 고황(膏肓 심장과 격막 사이)으로 들어가는 꿈을 꾸었는데, 그 후 의원을 데려왔으나 의원은 고황에 병이 들어 고칠 수 없다고 하였다. 《春秋左氏傳 成公 10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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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청일【재덕】에게 답함 答梁淸一【在德】 인편으로 매번 죽었는지 살았는지 안부를 물으시는데 거리가 멀수록 편지는 더욱 정성스럽고 교제가 오랠수록 정의(情誼)는 더욱 독실하였습니다. 다만 이렇게 어리석고 국량이 좁은 사람은 1전(錢)의 가치도 없는 처지이니 어떻게 고명(高明 상대방)에게 이와 같은 대우를 받겠습니까. 고마운 마음은 크지만 조금이라도 고명의 뜻에 부응할 방도가 없으니 죄송스럽습니다. 학문에 관해 하문하신 뜻이 간절하고 지극히 정성스러웠지만 이처럼 분별없는 사람이 어찌하겠습니까. 그러나 벗 사이에 강습(講習)하는 도리는 절대로 의심을 쌓아두고 단점을 비호하여 지극히 합당한 곳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면 안 됩니다. 다시 회답해 주시기 바랍니다.대체로 마음은 한 몸의 주재(主宰)이고 만사(萬事)의 본령(本領)입니다. 마음이 존재하지 않으면 몸에 주재가 없고 만사에 근본이 없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성현이 사람을 가르치는 법도는 풀어진 마음을 수습하는 것【收放心】을 우선하지 않은 적이 없고 풀어진 마음을 수습하는 도리는 반드시 경(敬)을 첫 번째로 삼았습니다. '경(敬)' 자의 뜻을 정자(程子)는 일찍이 정제 엄숙(整齊嚴肅)84)이라고 하였고 또 주일 무적(主一無適)85)이라고 하였습니다. 반드시 의관을 정제하고 시선을 존엄하게 하여 엄숙한 태도로 항상 상제(上帝)의 뜻을 받들어 섬기듯이 해야 합니다. 책을 읽을 때는 책을 읽기만 하고 옷을 입을 때는 옷을 입기만 하여 두 가지 일을 하지도 않고 세 가지 일을 하지도 않으며 동쪽으로 가지도 않고 서쪽으로 가지도 않는다면 정신은 자연스럽게 안정되고 도리는 자연스럽게 모여듭니다. 또 모름지기 오늘 하나의 이치를 바로잡고 내일 하나의 이치를 바로잡으며, 오늘 한 가지 일을 하고 내일 한 가지 일을 하여 과정(課程)을 엄정하게 세우고 목숨을 바쳐 앞으로 나아간다면 쌓인 것이 많아진 뒤에는 저절로 초탈하여 구속이 없게 될 것입니다. 가장 두려운 점은 입지(立志)가 단단하지 못하고 입심(立心)이 미덥지 못하여 꼼꼼하지 못하고 조심성이 없이 늑장을 부리다가 일정함이 없이 중간에 그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 해가 다 지나가도 어찌 성취하는 바가 있겠습니까. 의림(義林)은 일찍이 사우(師友)를 따랐기 때문에 대략 이와 같은 것을 알았지만 지금도 오하아몽(吳下阿蒙)86)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때를 놓치고 안타까워하는 탄식은 죽더라도 어찌하지 못할 것입니다. 좌하(座下)의 총명함과 독실함으로 반드시 이 점에 대해서 소릉(昭陵)을 보듯 했으리라고87) 생각되니 달빛 아래 촛불을 밝히고 시주(詩酒)를 즐기는 것이 어찌 제가 하고자 하는 바이겠습니까. 단지 고루한 견해를 바로잡지 않을 수 없고 또 저를 비루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합니다. 便頭每得死生之問。地愈遠而書愈勤。交愈久而誼愈篤。顧此愚劣褊淺。不直一錢漢。何以得於高明如此。爲感則厚。而無以副其萬一之意爲可罪也。下問爲學之意。非不懇惻。而奈此倥倥何。然朋友講習之道。切不可蓄疑護短。以昧至當之歸。幸復回敎也。夫心者一身之主宰。萬事之本領也。心有不存。則一身無主。萬事無本。是以從古聖賢敎人之法。無不以收放心爲先。收放心之道。必以敬爲第一義。敬字之義。程子嘗以整齊嚴肅言之。又以主一無適言之。必須整衣冠。尊瞻視。儼然肅然。常若對越上帝。而讀書時只讀書。着衣時只着衣。不二不三不東不西。則精神自然凝定。道里自然湊泊。又須今日格一理。明日格一理。今日行一事。明日行一事嚴立課程。舍死向前。則積累多後。自當有脫然處。最怕立志不牢。立心不實。而悠悠泛泛。間斷無常。則卒歲窮年。豈有所成就也。義林早從師友之後。粗知如此。而尙今吳下阿蒙者。亦爲是故也。無念失時之歎。有死莫追。以座下明睿篤實。想必於此有昭陵之見。則月下擧燭。愚豈所欲也。但固陋之見。不可不正。又以塞不鄙萬一之意。 정제 엄숙(整齊嚴肅) 《이정유서(二程遺書)》 권15 〈입관어록(入關語錄)〉에 "다만 외면을 정제하고 엄숙히 하면 마음이 곧 전일해지니, 전일해지면 저절로 사악함이 침범하는 일이 없게 된다.【只整齊嚴肅 則心便一, 一則自無非辟之干.】"라는 내용이 보인다. 주일 무적(主一無適) 《심경부주(心經附註)》 권1 〈경이직내장(敬以直內章)〉에 "주일을 경이라 이르니, 안을 곧게 한다는 것은 바로 주일의 뜻이다.【主一之謂敬, 直內乃是主一之義.】"라고 하고, 또 "마음은 지키면 보존되고 놓으면 잃어서 출입하는 것이 일정한 때가 없어 그 방향을 알 수 없으니, 다시 어떻게 마음을 붙여 둘 곳을 찾겠는가. 그저 마음을 지킬 뿐이니, 마음을 지키는 방도는 경을 하여 안을 곧게 하는 것이다.【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更怎生尋與寓? 只是操而已. 操之之道, 敬以直內也.】"라는 내용이 보인다. 오하아몽(吳下阿蒙) 학식이 없는 사람을 기롱하는 말이다. 오하아몽은 삼국(三國) 시대 오(吳)나라 장수 여몽(呂蒙)을 가리키는데, 손권(孫權)이 여몽과 장흠(蔣欽)에게 학문을 하여 깨우치라고 하자 여몽이 독실하게 공부를 하였다. 그 뒤 노숙(魯肅)이 주유(周瑜)를 대신하여 도독(都督)이 되어 여몽에게 들렀는데 그가 괄목상대할 만큼 학문의 진전을 이룬 것을 보고 여몽의 등을 치면서 말하기를, "그대가 무략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박학하고 영준한 것을 보니 더이상 오하아몽이 아니다."라고 한 데서 유래된 말이다. 《三國志 卷54 吳書 呂蒙傳 注》 소릉(昭陵)을……했으리라고 수많은 학설을 모두 독파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소릉은 당 태종(唐太宗)의 황후인 문덕황후(文德皇后)의 능이다. 태종이 황후를 장사 지낸 뒤 후원(後苑)에 망대(望臺)를 만들어 놓고 늘 올라가 바라보다가 한번은 위징과 함께 올라갔었는데, 위징은 당 태종이 소릉을 가리키는데도 눈이 어두워 보이지 않는다고 시치미를 뗐다. 위징의 본의도 모르고 당 태종이 저것이 아니냐고 답답한 듯이 말하자 위징이 비로소 "신은 폐하께서 헌릉(獻陵)을 말씀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소릉은 신이 진작부터 보았습니다."라고 하였다. 헌릉은 태종 어머니의 능이니, 이것은 태종이 어머니는 생각하지 않고, 부인만 생각한다고 꼬집은 것이다. 이리하여 태종은 울면서 그 망대를 헐어 버린 고사가 전한다. 《唐書 魏徵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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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청일에게 답함 答梁淸一 뜻밖의 인편으로 또 이렇게 서신을 주고받아 잇달아 위로를 받으니 고마움을 말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성성설(惺惺說)88)을 다시 이렇게 언급하시니 간절히 묻고 가까운 일부터 생각하며 날마다 나아가고 멈추지 않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경(敬)'은 윤익법(輪翼法)89)이니 본래 판연하게 앞뒤를 구분하여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소학(小學)》의 서문으로 말하자면 '경(敬)'이 우선이고 《대학(大學)》의 서문으로 말하자면 '지(知)'가 우선입니다. 대체로 초학자가 공부를 시작할 때는 정제엄숙(整齊嚴肅)에 의거하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또 정제엄숙만 할 뿐이고 격물치지(格物致知)의 단서를 구하지 않는다면 이른바 정제엄숙이라는 것은 단지 사람을 어리벙벙하게 헤매어 목석처럼 우매하게 만들뿐이니 어찌 천하의 으뜸가는 근본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주자(朱子)는 "각자 그 사람의 상황에 따라 경(敬)의 천심(淺深)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청일(淸一)의 공부도 모름지기 존양(存養 존심양성(存心養性))과 사색(思索)에 번갈아 힘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예전에 익힌 《소학》의 공을 뒤미쳐 보완할 수 있고 지금 《대학》을 공부하는 터전도 아울러 누실이 없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謂外便頭。又有此往復。續續披慰。感不容喩。惺惺說復此提起。其切問近思日就不己之意。可以領略。夫敬是輪翼法。固不可以判然先後言之。然以小學之序言。則敬爲先。以大學之序言。則知爲先。夫初學下手。莫若整齊嚴肅之爲可據。而又只整齊嚴肅而已。而不求其格物致知之端。則所謂整齊嚴肅者。只是黑窣窣地。如木石冥頑曷足爲天下之大本哉。然則朱子所言各隨其人之地分。而敬有淺深故也。惟吾淸一今日之功。正須存養思索。交致其力然後。可以追補前日小學之功。而爲今日大學之地。可以兼擧而無漏矣。如何。 성성설(惺惺說) 《심경부주(心經附註)》에 있는 상채 사씨(上蔡謝氏), 즉 사양좌(謝良佐)의 "경은 항상 마음이 깨어 있게 하는 법이다.【敬是常惺惺法.】"라는 말을 가리킨다. 윤익법(輪翼法) 《주자어류(朱子語類)》 권9에서 "모름지기 이치를 궁구하되 함양과 궁색 두 가지는 하나라도 폐할 수 없으니, 마치 수레의 두 바퀴나 새의 두 날개와 같은 것이다.【亦須窮理, 涵養窮索二者, 不可廢一, 如車兩輪, 如鳥兩翼.】"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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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으로 읊다 卽事 초겨울 객을 맞아 누대도 오르지 못하고 迎客初冬不上臺하늘에 가득 비바람 치니 또 근심하누나 也愁風雨滿天來고요한 밤에 타는 등불의 심지 돋우고236) 且挑靜夜燃藜燭중양절에 국화 띠웠던 술잔을 회상하네 回憶重陽泛菊杯살아선 세태에 어두워 빈 손만 가졌다가 生昧炎涼持赤手죽어선 구렁에 돌아가 푸른 이끼에 묻히리 死歸溝壑瘞蒼苔봉산에서의 학업은 얼마나 근실한가 蓬山學業何勤實수재들을 얻었으니 초옥에 빛이 나구나 草屋生光得秀才 迎客初冬不上臺, 也愁風雨滿天來.且挑靜夜燃藜燭, 回憶重陽泛菊杯.生昧炎涼持赤手, 死歸溝壑瘞蒼苔.蓬山學業何勤實, 草屋生光得秀才. 등불의 심지 돋우고 원문의 '여촉(藜燭)'은 본래 청려장(靑藜杖) 끝을 태운 등불인데, 불을 밝히고 독서하는 것을 비유한다. 한 성제(漢成帝) 때 유향(劉向)이 천록각(天祿閣)의 교서(校書)로 있으면서 매일 연구에 몰두하였는데, 어느 날 밤 태을지정(太乙之精)을 자처하는 황의 노인이 나타나 청려장(靑藜杖) 지팡이 끝에 불을 붙여 방 안을 환히 밝힌 다음 《홍범오행(洪範五行)》 등 고대의 글을 전수해 주고 사라졌다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拾遺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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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감회 회문체351)를 쓰다 感秋用回文體 푸르른 나무 보니 이른 가을이라 碧樹看秋早차가운 창에 나그네는 꿈을 깨네 寒牕客夢驚온갖 벌레는 이슬 젖은 풀에서 울고 百蟲吟草露외로운 새는 맑은 하늘에서 내려오네 孤鳥下天晴흰 해는 새로운 색을 더하고 白日新添色푸른 산은 옛 모습을 바꾸네 靑山變舊形시구 찾아 맑은 경치 대하며 覓詩淸景對일평생을 탄식한다네 感歎一平生 碧樹看秋早, 寒牕客夢驚.百蟲吟草露, 孤鳥下天晴.白日新添色, 靑山變舊形.覓詩淸景對, 感歎一平生. 회문체(回文體) 한시체(漢詩體)의 한 종류로, 거꾸로 읽어도 뜻이 통하게 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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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달을 보며 秋夕看月 어느 밤인들 이런 달 없으리오만 何宵無此月오늘 밤의 달을 가장 사랑한다네 最愛今宵月묻노니 너는 어찌 그리 교교한가 問渠何皎皎이는 중추의 달이기 때문이라네 爲是仲秋月공경히 생각하니 옛 성인 마음은 恭惟古聖心찬 물에 비친 가을 달이로다 寒水照秋月나의 마음은 어떠한고 如何我方寸침침한 구름 속의 달이네 沈沈雲裏月탄식하며 잠 못 이루니 歎息不能寐누대에 올라 공연히 달을 대하네 登樓空對月 何宵無此月, 最愛今宵月.問渠何皎皎, 爲是仲秋月.恭惟古聖心, 寒水照秋月.如何我方寸, 沈沈雲裏月.歎息不能寐, 登樓空對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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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전별하며 餞春 봄이 왔다 감은 절로 하늘에 달렸는데 春到春歸自在天나는 무슨 일로 강변에서 전별하는가 問余何事餞江邊평생토록 끊임없이 물과 함께 흘러가는데 百年滾滾同流水몇몇 곳에서 어지러이 신선 되길 원했나 幾處紛紛願作仙좋은 경치는 온화한 절기에 다시 얻기 어렵고 佳景難再和煦節늙은이 회포는 흔들리는 배와 흡사하다네 老懷定似蕩颺船일을 이루고 떠나는 것이 원래 이와 같으니 成功者去元如此온갖 법은 예로부터 하나의 이치로 전했지 萬法從來一理傳 春到春歸自在天, 問余何事餞江邊?百年滾滾同流水, 幾處紛紛願作仙?佳景難再和煦節, 老懷定似蕩颺船.成功者去元如此, 萬法從來一理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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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 회부 중기 에게 써서 주다 書贈李君晦夫【中基】 내가 일찍이 서울에 갔을 때 길에서 한 노인을 만나 수천 리 쯤를 동행하면서 보니, 그의 몸은 매우 구부정하고, 그의 발은 매우 둔해서 다른 사람에 비해 짧은 걸음을 여러 번 내딛어야 겨우 한 걸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길가는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비웃으며 그 사람처럼 느리게 함께 걷다가 앞서 가버렸다. 이 때문에 항상 홀로 걸었고 함께 가는 사람이 없었다. 십 여일 뒤 서울에 들어가서 그 노인을 만났는데, 이미 먼저 남대문 아래에 와 있었다. 이는 대체로 그의 걸음걸이가 비록 느릴지언정 종일 길을 걸으면서 잠시 잠깐도 멈추거나 쉬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에서 학문하는 방법을 알고서 몰래 스스로 힘쓰면서도 오히려 잘할 수 없을까 근심하였는데, 끝내 '간단(間斷)' 두 글자로 일생을 헛되이 보내었다. 아, 어찌 나만 그렇겠는가. 세상의 학자들이 끝내 성취를 이룰 수 없었던 것은 오직 이 때문이다.보건대, 회부(晦夫)는 지금 한창 나이가 젊고, 힘이 강하며, 앞길이 만리이니, 모름지기 안장과 고삐를 다스리고 정돈하여 혹시라도 그치거나 멈추지 말고 끝내 한만(汗漫)과 서로 기약한 곳62)에 이르러서 나처럼 이 노인에게 비웃음을 받지 말아야 할 것이다. 평소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생각을 지금 회부를 위해 말하니, 회부는 힘쓰기 바란다. 余嘗之京師。道遇一老人。同行數里許。見其體甚傴。其足甚鈍。視他人數步頃。僅運一步。路人莫不笑之。同行若其遲而先去之。是以常獨行而無伴。後十數日。入京見老人。已先來在南門下矣。蓋其運步雖遲。而終日在道。無霎刻停息故也。余於此知爲學方法。竊自勉之而猶患不能。竟以間斷二字。枉過一生矣。嗚呼。豈獨余也。世之學者。不能終有所爲者。職此之由也。見晦夫方年富力强。前程萬里。須理鞍正轡。母或間斷停輟。終至於汗漫相期之地。勿爲此老人所笑如義林也。平日所蘊蓄。今爲晦夫發之。願晦夫勉之。 한만(汗漫)과……곳 한만(汗漫)은 세상 밖에서 노니는 신선, 즉 세상 밖을 가리키는데, 여기에서 광대무변한 학문의 경지를 말한다. 옛날에 도인(道人) 노오(盧敖)가 일찍이 북해(北海)에서 노닐다가 몽곡(蒙穀) 위에 이르러 약사(若士)라는 선인(仙人)을 만나서 그에게 말하기를 "당신이 나와 서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겠는가.[子殆可與敖爲友乎?]"라고 하자, 약사가 웃으며 이르기를 "나는 저 한만과 더불어 구해의 밖에서 노닐기로 기약했으니, 내 여기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다.[吾與汗漫期于九垓之外, 吾不可以久駐.]"라고 하고 바로 떠나 버렸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淮南子 道應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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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중의 자설 洪希中字說 권도(權道)가 중도가 되는 것은 중도가 사리에 지극히 합당하고 학문의 지극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학(共學) 네 조목에서 권도가 가장 중요하고, 〈이괘(履卦)〉와 〈겸괘(謙卦)〉 등 아홉 괘에서 권도가 마지막에 처한 것이다.59)홍생(洪生) 권희(權憙)가 희중(希中)을 표덕(表德 자(字))으로 삼았는데, 이는 그가 반드시 제1등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지 않는 데에 뜻을 둔 것이니, 젊은 나이의 진취를 어찌 높이 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반드시 먼저 택중(擇中)과 치중(致中)의 공부가 있는 다음에 그 영역에 이를 수 있으니, 택중은 《대학》에서 이른바 치지격물(致知格物)60)이고, 치중은 《中庸》에서 이른바 계신공구(戒愼恐懼)61)이다. 이는 바퀴와 날개처럼 서로 나아가는 법이니, 바라건대 군은 더욱 체득하여 아름다운 자를 지어준 뜻을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權所以爲中。中者事理之至當。學問之極功。是以共學四條。權最爲重。履謙九卦。權居其終。洪生權憙。表德希中。此其志必不以第一等讓與別人。妙年步趨。豈不可䙡。然必先有擇中致中之功。然後可造其域。擇中卽大學所謂致知格物。致中卽中庸所謂戒愼恐懼。此是輪翼交進法。顧君克加體認。勿負所以錫嘉之意。 공학(共學)……것이다 《논어》 〈자한(子罕)〉에 공자가 말하기를 "함께 배우는 것은 가하더라도 함께 도에 나가는 것은 불가하며 함께 도에 나가는 것은 가하더라도 함께 서는 것은 불가하며 함께 서는 것은 가하더라도 함께 권도를 행하는 것은 불가하다.[可與共學, 未可與適道;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고 했는데, 주자가 《논어집주》에서 이 대목에 대한 홍씨(洪氏)의 말을 인용하기를, "《주역》의 아홉 괘가  '손괘(巽卦)의 덕으로 권도를 행한다.'에서 끝났으니, 권도는 성인의 큰 작용이다. 능히 서지도 못하면서 권도를 말하는 것은 마치 사람이 능히 서지도 못하면서 걸어가고자 하는 것과 같으니 쓰러지지 않을 이가 드물다.[易九卦, 終於巽以行權, 權者聖人之大用. 未能立而言權, 猶人未能立而欲行, 鮮不仆矣.]"라고 한 데에서 인용한 말이다. 참고로 아홉 괘는 이괘(履卦), 겸(謙卦), 복(復卦), 항(恒卦), 손(損卦), 익(益卦), 곤(困卦), 정(井卦), 손(巽卦)를 말한다. 《周易 繫辭傳下》 치지격물(致知格物) 앎에 이르고 사물의 이치를 연구한다는 뜻으로, 《대학장구》 경(經) 1장에 나오는 팔조목(八條目) 가운데 가장 앞에 있는 조목이다. 계신공구(戒愼恐懼) 경계하고 근신하며 걱정하고 두려워한다는 뜻으로, 《중용장구》 제1장의 "도라는 것은 잠시도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 떠날 수가 있다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그런 까닭에 군자는 보이지 않을 때도 경계하고 근신하는 것이며, 들리지 않을 때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 非道也. 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라고 한데서 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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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팔이하는 아이 賣暑兒 대보름에 아이들이 다투어 더위를 파는데 上元小兒爭賣暑기어코 더위를 팔려 하니 무엇 때문인가 期欲賣暑問何居내 더위 팔아버리면 비록 시원하더라도 賣去我暑雖則快다른 사람이 더워 죽으면 이를 어찌하나 他人爛死柰如之각자가 그 더위를 더위로 감당할지언정 寧可各自暑其暑차마 어찌 내 재액을 남에게 가하겠는가 忍將吾厄加彼爲여름 날 무더위는 본래 당연한 이치이니 夏天苦熱自常理이 물건은 원래 팔아 넘길 것이 아니라네 此物元非可賣移팔래야 팔 수 없어 더위는 도로 그대로라 賣之不得還自在우습네 아이들 마음 어찌 그리 어리석나 嗤渠童心一何癡저 허덕허덕 이익 좇는 무리를 돌아보라 睠彼逐逐營利輩세상에 더위 팔이 아이가 얼마나 많더냐 幾多世間賣暑兒남을 야위게 해 자기를 살지게 하니 참 통탄스럽고 瘠人肥己眞可痛천리를 어겨 분수를 범하니 한탄스럽구나 昧天犯分可嗟咨설령 지식이 없다 해도 이미 늙기도 했거늘 借曰未知亦已老도리어 어린 아이들 보다 낯가죽 두껍구나 還視小兒厚面皮 上元小兒爭賣暑, 期欲賣暑問何居.賣去我暑雖則快, 他人爛死柰如之.寧可各自暑其暑, 忍將吾厄加彼爲.夏天苦熱自常理, 此物元非可賣移.賣之不得還自在, 嗤渠童心一何癡.睠彼逐逐營利輩, 幾多世間賣暑兒.瘠人肥己眞可痛, 昧天犯分可嗟咨.借曰未知亦已老, 還視小兒厚面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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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램 願言 원하건대 날마다 많은228) 술을 마셔서 願言日飮酒千鍾취한 꿈속 깊이 몇 겹을 들어가리라 醉夢深深入幾重황하가 처음 발원한 곳까지 올라가고 窮遡黃河初發地홀로 태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 올랐네 獨登泰岳最高峯창힐229)이 만든 문자를 가서 찾아보고 行尋蒼頡造文字염황230)이 가르친 약농을 절하고 물었네 拜問炎皇敎藥農창밖에서 맑은 바람이 끝없이 불어와 牕外淸風噓不盡깨어나니 한바탕 시원히 흉금이 씻겼네 覺來一快滌衿胸 願言日飮酒千鍾, 醉夢深深入幾重.窮遡黃河初發地, 獨登泰岳最高峯.行尋蒼頡造文字, 拜問炎皇敎藥農.牕外淸風噓不盡, 覺來一快滌衿胸. 많은[千鍾] '종(鍾)'은 옛날 양기(量器)의 이름으로 곡(斛) 4두(斗)에 해당하는데 '천종(千鍾)'은 많은 양을 말한다. 창힐(蒼頡) '창힐(倉頡)'을 말한다. 중국 고대의 전설적인 제왕인 황제(黃帝)의 사관(史官)으로 새와 짐승의 발자국을 보고 문자를 창안하여 그때까지 새끼의 매듭으로 기호를 만들어 문자 대신 쓰던 것을 문자로 고쳤다고 한다. 《說文解字序》 염황(炎皇) 염제(炎帝) 신농씨(神農氏)로, 중국의 삼황(三皇)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가 백 가지 초목(草木)을 맛본 후에 비로소 의약(醫藥)이 있게 되었다. 《史記 三皇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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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내린 눈 秋雪 늦가을에 서리가 아닌 눈이 먼저 내리니 未霜先雪暮秋時절후가 근래 괴이쩍게 어긋나고 변했네 節侯伊來怪錯移밭 늙은이 일 바빠져 근심 가라앉지 않고 田老事忙憂不定산 노인은 옷이 얇아 추위 견디기 어렵네 山翁衣薄冷難持푸른 등불 오래 비추며 어른 아이 안온하고 靑燈久照冠童穩백주 깊이 기울이며 주인 손님 기뻐하네 白酒深傾主客怡문득 보니 뜰 앞에 늦은 국화 남아있어 却看庭前餘晩菊굳이 다리 가에 매화가지 찾을 것 없다오 橋頭莫遣訪梅枝 未霜先雪暮秋時, 節侯伊來怪錯移.田老事忙憂不定, 山翁衣薄冷難持.靑燈久照冠童穩, 白酒深傾主客怡.却看庭前餘晩菊, 橋頭莫遣訪梅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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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일의 자에 대한 설 文子一字說 문군 익호(文君翼浩)는 자(字)가 자일(子一)이다. 날개[翼]가 둘이건만 하나라고 한 뜻은 무엇인가? 새가 날 때 하늘로 높이 오르기도 하고 만 리(里) 멀리 가기도 하며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오르락내리락하며 모두 마음대로 하는 것은 두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날개가 각각 몸이 있는 것이 아니고 또 운용을 달리하는 것이 아니니 두 날개를 갖추고 이를 움직이게 하는 원인이 하나이기 때문일 뿐이다.치지(致知)와 거경(居敬) 또한 학문의 두 날개이다. 치지가 아니면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워 이치에 통하지 못하는 것이 있고, 거경이 아니면 거리낌이 없고 게을러져서 마음에 보존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반드시 곁에 함께 지니고 있으면서 번갈아 의지하고 아울러 닦은 다음에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치지는 일(一)을 밝히는 방법이고 거경은 일(一)을 이루는 방법이다. 따라서 치지와 거경은 실제로 일(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둘이라는 것만 알고 하나임을 모른다면 계통에 근원이 없고 회동(會同)에 우두머리가 없는 것과 같으니, 번잡하기만 하고 보잘것없으며 느슨해져서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겠는가. 이름과 자(字)를 지은 뜻에는 우연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애초에 알고 있었다. 선덕(先德)이 이르기를, "하나이기 때문에 신묘하고 둘이기 때문에 변화한다."135)라고 하였다. 군(君)은 이름을 돌아보고 뜻을 생각하여 날마다 원대함을 궁구하기 바란다. 장차 구름 사이로 광활한 하늘을 마음껏 높이 날아오르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文君翼浩表德子一。翼者兩也而曰一。其義何居。天禽鳥之飛。或騰搏九霄。或羾擧萬里。盤旋上下。無不如意者。以其有兩翼也。然兩翼非各體。又非異用。所以具兩翼而使之運兩翼者。一而已。致知居敬。亦學問之兩翼也。非致知。昏昧固蔽而理有所不通。非居敬。放逸怠惰而心有所不存。必須夾持兼擧。交資倂修。而後可以有進。然致知所以明其一也。居敬所以致其一也。則致知居敬。實不外於一。徒知其爲兩。而不知其爲一。則如統之無宗。會之無元。而不其歸於支離零碎委靡渙散之地乎。始知命名表德之義。有不偶爾者耳。先德曰。一故神。兩故化。願君顧名思義。日究遠大也。雲路天衢。必將有高翔稅駕之日。 하나이기……변화한다 장재(張載)의 《정몽(正蒙)》 〈태화편(太和篇)〉에 "하나의 물(物)에 두 개의 체(體)가 있는 것이 기(氣)이다. 하나이기 때문에 신묘하고, 둘이기 때문에 변화한다. 이것이 천(天)이 삼(三)이 되는 이유이다.[一物兩體, 氣也. 一故神, 兩故化, 此天之所以參也.]"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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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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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중【기환】에게 답함 答文仁仲【麒煥】 천태산(天台山)의 가장 깊은 곳으로 옮겨와 벗들과 아득히 사방으로 멀어졌는데 옛 벗의 서신 한 통이 나를 찾아올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마음이 서로 맞는다면 깊고 험한 산골짜기도 멀어지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겠습니다. 편지에 가득히 적힌 자세한 내용에 성실함과 분발심이 넘쳐나니 존경스럽습니다. 또한 '변득실심(辨得實心 실심을 식별하는 것)' 4자는 학자가 근거로 삼는 첫 번째 맥락입니다. "도는 넓고 넓은데 어디에서 시작하리오? 오직 진실한 뜻을 세워야만 의거할 곳이 있다."와 "종일토록 부지런히 힘쓰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오직 충신(忠信)뿐이다."91)라는 정자(程子)의 말이 모두 이것을 이릅니다. 그렇다면 보내신 서신에서 말씀하신 "지극한 요체를 보여주었다."라는 것은 아마도 이 4자를 벗어나지 않고 또한 반드시 좌우(左右)께서 이미 본 소릉(昭陵)92)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초학자는 실(實)과 부실(不實)을 쉽사리 변별하지 못합니다. 학문으로 밝히고 공경으로 부지(扶持)하여 잠깐 사이의 틈조차도 없도록 한 다음에야 차츰차츰 이어나가 활연관통(豁然貫通)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음의 몇 가지 조항은 답을 하지 않을 수 없기에 감히 이렇게 추함을 드러냅니다.〇 주경(主敬)이라는 것이 어찌 한 번의 발걸음으로 쫓아가서 다다를 수 있겠습니까. 다만 일부러 조장해서 병폐가 생기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또 마음이 안정되면 몸이 바르게 된다는 것은 그렇지 않을 듯합니다. 마음은 본래 비어 있어 착수할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고인들은 형적이 있는 외면부터 공부하였습니다.〇 발을 세워 발꿈치를 엉덩이에 붙이는 것을 위좌(危坐)라고 하고 무릎을 모아 바닥에 붙이는 것을 단좌(端坐)라고 하고 넓적다리를 교차하여 가로로 굽히는 것을 평좌(平坐)라고 합니다. 평좌도 법도에 맞는다고 할 수 있지만 존자(尊者) 앞에서는 과연 공경스러움이 부족하게 됩니다.〇 기질은 생명을 부여받는 초기에 얻고 물욕은 외물을 접한 뒤에 생깁니다. 이른바 기질을 교정하고 바로잡으면 물욕이 얽어매지 못한다는 것은 제대로 살피지 못한 듯합니다.〇 기왕에 물동이를 가지고 비교한다면 물【水】은 성(性)이고 동이는 마음이며 동이에서 흘러나오는 물【水】은 정(情)이라고 해야 합니다. 정자(程子)는 "성에서부터 동(動)하는 것을 마음이라 하고 마음으로부터 동하는 것을 정이라 한다."93)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두 개의 '동(動)'자는 서로 발하는 두 가지 모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상황에 따라서 명칭과 의미가 어떠한지를 찾아낸 것일 뿐입니다.〇 내일 해야 할 일을 오늘 궁구하는 것을 마음이 얽매이는 것【心累】이라고 한다면 심모원려(深謀遠慮)나 장마에 대한 온갖 대비도 모두 심루이겠습니까. 다만 공정한가 사사로운가에 달려있을 뿐입니다.〇 부끄러움이 없다면 선(善)이 어디에서 생겨나겠습니까. 부끄러움은 선의 시작이니 안자(顔子 안회(顔回))가 순(舜) 임금에게 미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 것과 같습니다.〇 마음먹고 보는 것이 '시(視)'이고 사물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견(見)'입니다. 마음먹고 듣는 것이 '청(聽)'이고 소리가 귀로 들어오는 것이 '문(聞)'입니다. 칠정(七情)과 사단(四端)이 모두 정(情)이지만 사단은 선의 한 측면이고 칠정은 선과 악을 아울러 말하는 것입니다. 移入天台山最深處。漠然與朋知四遠。安知故人一書相尋入來也。儘知人情所孚。山豁之深險。不足間之也。滿紙縷縷。其誠實憤悱。溢於辭意。敬服敬服。且辨得實心四字。是學者立脚第一路脈也。程子所謂道之浩浩。何處下手。惟立誠纔有可居之處。又曰終日乾乾。大小大事。却只是忠信者。皆謂是也。然則來喩所謂下示至要者。恐不出此四字。而亦未必不爲左右已見之昭陵也。但實與不實。初學有未易遽辨。惟學以明之。敬以持之勿使少有須更之間然後。可以漸次接續。打成一片矣。如何。下方諸條。不容無答。敢此露醜主敬之云。豈有一蹴可到之理。但不可着意助長以生病敗也。且心定則外體正者。恐不然。心本虛。沒把珿。故古人多從外面有形迹上。做工夫來。立足着尻。謂之危坐。斂膝着地。謂之端坐。交股橫屈。謂之平坐。平坐亦不可謂不中於法度。而但於尊前則果爲欠敬。氣質得於稟生之初。物欲生於接物之後。所謂矯捄氣質。則物欲不累者。似失照管。旣以水盆比之。則當云水是性。盆是心。水之自盆中流出是情。程子云。自性之有動者。謂之心。自心之有動者謂之情。兩動字。非有兩樣互發也。但就其地頭。求其名義之如何耳。若以今日窮究明日可爲之事。謂之心累。則凡深謀遠慮。陰雨綢繆之備。亦皆爲心累耶。只在公私之間。無恥。善安從生。恥者爲善之先路。如顔子以不及舜爲恥也。有心視之爲視。物來現前爲見。有心聽之爲聽聲來入耳爲聞。七情四端。同是情四端善一邊。七情兼善惡說。 정자(程子)가……충신(忠信)뿐이다 《근사록(近思錄)》 권2 〈위학(爲學)〉에 보인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종일토록 힘써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만 '충신은 덕을 진척시키는 것이다'라는 것은 실제로 공부하기 시작하는 곳이며, '말을 닦아 성을 세운다'는 것은 실제로 덕업을 닦는 곳이다.【終日乾乾, 大小大事. 却只是忠信所以進德, 爲實下手處, 修辭立其誠, 爲實修業處.】" 소릉(昭陵) 모든 상황을 꿰뚫어 환히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에서부터……한다 《이정유서(二程遺書)》 권25 〈창잠도본(暢濳道本)〉에 보인다. "성의 선함을 도라고 한다. 도와 성은 하나이다. 성의 선함이 이와 같으므로 성이 선하다고 한다. 성의 근본을 명(命)이라 하고 성이 본디 그러한 것을 천(天)이라 한다. 성으로부터 형태를 갖게 된 것을 심(心)이라 하고 성으로부터 움직인 것을 정(情)이라한다. 무릇 이 몇 가지 것은 모두 동일하다. 성인은 일에 따라 이름을 제정하므로 이처럼 다르다. 후대의 학자들은 문장에 따라 의미를 분석하고 기이한 설을 구하다가 성인의 뜻에서 멀어졌다.【稱性之善謂之道. 道與性一也. 以性之善如此, 故謂之性善. 性之本謂之命, 性之自然者謂之天, 自性之有形者謂之心, 自性之有動者謂之情. 凡此數者, 皆一也. 聖人因事以制名, 故不同若此, 而後之學者, 隨文析義, 求奇異之說, 而去聖人之意遠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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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편저자)
유형 :
고전적
유형분류 :
집부

권5 卷之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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