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이 부쳐 준 여러 시에 차운하다 절구 9수 次敬山見寄諸韻【九絶】 사람의 눈이 흐리멍덩하여 공과 사에 어두워 夢夢人眼昧私公다 죽어가는데 어찌 혈기가 가슴에 있겠는가 㱡㱡何曾血在胸양이 스승 문하로 내려가고 음이 성하던 때 陽下門墻陰盛日밝고 강함은 유독 소심옹만이 지니고 있네 明剛獨有小心翁소심옹의 일필휘지는 일천 기병보다 나아 心翁一筆勝千騎강한 적도 멋대로 충돌하기 어려우리라 强賊難能任突衝도맥이 생길 때 백성의 목숨에 생기가 있으니 道脈生時民命活마치 좋은 곡식이 흉년에 있는 것과 같다네 有如嘉穀在年凶상당산 높이 솟고 금마산도 높아서 上黨山高金馬又푸르고 푸르게 홀로 옛 모습을 띠고 있네 蒼蒼獨帶舊時形구로330)의 문하에서 정사가 편성되었을 때 臼門正史編成日임금의 포상이 응당 두 사람에게 행해지리 袞褒當從二子行상자 속에 남긴 글을 위조한 것이라 말하나 篋中遺書謂僞造살구나무 아래서 오직 단전331)으로 지었다네 杏下獨命作單傳정령은 저 황천 아래서 답답해하는데 精靈壹鬱重泉下죄악은 끝없이 위로 하늘에 통하네 罪惡無窮上通天정밀하고 간결한 간재의 문장 고금에 드물건만 精簡艮文今古罕개찬332)을 감행하여 하찮은 재주를 바쳤네 敢行改竄呈微才아 저자가 학문 하느라 백발이 되었으나 唉渠爲學頭如雪《대학》의 '친신'333)에 대해 아직 읽지 못했구나 大學親新未讀來을축년 겨울에 하늘의 재앙을 차마 말하랴 忍言乙丑冬天禍품에는 아편이 있고 허리띠에는 글이 있었네 懷有鴉扁帶有書동문을 모함해 죽여 원수의 국면이 되었으니 構殺同門讎局下전고에 없는 흉악한 짓 또한 없었겠는가 行兇前古亦無諸양이 모였으나 잘못 음에게 희롱을 당하였으니 陽集枉被陰手弄탄식하며 우리 당 사람들이 속마음 토로하였네 嘆傷吾黨瀝心肝고생하여 고증하고 변론했어도 말하지 말고 賢勞考辨且休說후손에게 남겨 주어 진본을 보게 해야 하네 留與來齡眞本看같은 말을 무덤에 고함이 어찌 그리도 어긋났는가 齋言阡告一何悖모든 것은 지나친 교만이 병의 뿌리가 되어서라네 總是亢驕爲病根애석하게도 전통 있는 집안의 이름난 선비334)는 可惜故家名下士저의 큰 절개가 부족해 스승의 은혜를 배반했네 虧渠大節背師恩간재가 우암이 되었을 때 김은 윤증이 되었으니335) 艮作尤時金作尹공사336)가 먼저 《기언》 속에 있었네 供辭先在記言中층층이 호법이 생긴 것은 무슨 일 때문인가 層生護法緣何事지금처럼 우리의 도가 궁함을 크게 탄식하네 太息如今吾道窮 夢夢人眼昧私公, 㱡㱡何曾血在胸?陽下門墻陰盛日, 明剛獨有小心翁.心翁一筆勝千騎, 强賊難能任突衝.道脈生時民命活, 有如嘉穀在年凶.上黨山高金馬又, 蒼蒼獨帶舊時形.臼門正史編成日, 袞褒當從二子行.篋中遺書謂僞造, 杏下獨命作單傳.精靈壹鬱重泉下, 罪惡無窮上通天.精簡艮文今古罕, 敢行改竄呈微才.唉渠爲學頭如雪, 《大學》親新未讀來.忍言乙丑冬天禍? 懷有鴉扁帶有書.構殺同門讎局下, 行兇前古亦無諸?陽集枉被陰手弄, 嘆傷吾黨瀝心肝.賢勞考辨且休說, 留與來齡眞本看.齋言阡告一何悖? 總是亢驕爲病根.可惜故家名下士, 虧渠大節背師恩.艮作尤時金作尹, 供辭先在《記言》中.層生護法緣何事? 太息如今吾道窮. 구로(臼老) 간재(艮齋) 전우(田愚)를 가리키는데, 간재의 별호가 구산(丘山)이다. 단전(單傳) 불교 선종(禪宗)의 교리 전수 방식으로, 문자에 의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하여 전수하는 것을 가리킨다. 개찬(改竄) 문장의 자구(字句)를 고치는 것을 말한다. 대학(大學)의 친신(親新) 《대학장구》 경(經) 제1장 제1절에 "대인(大人)의 학문하는 방법은 밝은 덕을 밝힘에 있으며, 백성을 새롭게 함에 있으며, 지극한 선에 그침에 있다.[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新民, 在止於至善.]"라는 내용이 보인다. 이름난 선비 원문의 '명하사(名下士)'는 큰 이름을 누리는 선비라는 뜻이다. 당대(唐代) 한굉(韓翃)이 〈송정원외(送鄭員外)〉에서 "아이도 이름난 선비를 알고, 악공은 책 속의 시 다투어 노래하네.〔孺子亦知名下士, 樂人爭唱卷中詩.〕"라고 하였다. 김(金)은 윤증(尹拯)이 되었으니 스승인 간재를 배반한 일을 말한다. 김(金)은 김진사(金進士) 김용필(金容弼, 1876~1943)을 가리키는데, 본관은 광산(光山), 호는 우당(尤堂)이다. 1891년(고종28)에 생원시에 합격하였으며,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의 후손이다. 공사(供辭) 조선 시대에 죄인이 범죄 사실을 진술하던 일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