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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오당기 晩悟堂記 상지(上智)는 깨달을 것이 없고, 하우(下愚)는 깨닫지 못한다. 깨닫는 자는 오직 중품(中品)의 자질뿐이다. 대체로 미혹한 바가 있지 않으면 어찌 깨달음이 있을 수 있겠으며, 남다른 자질이 있지 않으면 어찌 깨달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깨달음에는 크고 작음이 있다. 목소리에 드러나고 얼굴빛에 징험되어 한 가지 일에서 깨닫는 경우가 있고, 앞에서 징계되고 뒤에 삼가서 한 때에 깨닫는 경우가 있다. 한 가지 일에서 깨달았다고 해서 다른 일에도 반드시 그렇게 되지는 않고, 한 때에 깨달았다고 해서 다른 때에도 반드시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오직 탈연(脫然)히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각성할 수 있고, 황연(惶然)히 봉사가 눈을 뜨듯 볼 수 있어야 안정되고 견고하게 지켜 넓게 펼쳐 나아갈 수 있다. 모르겠지만, 주인이 깨달은 바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듣기에 주인은 54세에 비로소 깨달은 바가 있었다고 하였는데, 반드시 갖은 고생을 두루 맛보고 온갖 풍상을 실컷 겪은 다음에 뜬 생각이 사라지고 참된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 마치 거듭 닦은 거울이 번연(幡然)히 묵은 때가 제거된 것과 같을 것이다. 두텁게 축적한 뒤에 드러나는 것은 그 드러남이 반드시 두텁고, 오랜 막힘 뒤에 통창하는 것은 그 통창함이 반드시 오래가며, 큰소리는 반드시 촉박하지 않고, 큰 걸음은 반드시 좁지 않을 것이니, 나는 주인의 깨달음이 앞으로 여생의 결말이 되어 절대로 한 가지 일이나 한 때의 깨달음에 비견될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아, 나는 주인이 깨달음이 있었던 나이보다 한 살이 더 많음에도 오히려 예전과 같이 흐리멍덩하니, 끝내 깨닫지 못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어찌하면 쇠잔한 힘을 채찍질하고 다스려서 주인의 뒤를 좇아 상유(桑楡)49)에 만분의 일이나마 깨달을 수 있을까? 이것이 바라는 바이다. 上知無悟。下愚不悟。悟之者。其惟中品之資乎。蓋不有所迷。何以有悟。不有所異。何以能悟。然悟有大有小。發於聲。徵於色。而有悟於一事者。懲於前。毖於後。而有悟於一時者。悟於一事者。他事未必然。悟於一時者。他時未必然。惟脫然如熟寐之得惺。怳然如蒙瞽之得視。可以守定得固。展拓將去。未知主人所悟。果何居耶。聞主人以五十有四之歲。而始有所悟。必其備喫辛苦。飽經風霜。而浮念消歇。眞心呈露。如重磨之鑑。幡然而祛塵也。發於厚積之餘者。其發必厚。暢於久鬱之後者。其暢必久。大音必不促迫。闊步必不窄挾。吾知主人之悟。將爲餘日之究竟。切非一事一時之比。嗚乎。余於主人。有悟之年。加有一歲。而尙懵然如故。其終不悟。可知也已。安得策理殘力。追從主人之後。庶幾乎桑楡萬一之悟也耶。是所望也。 상유(桑楡) 뽕나무와 느릅나무라는 뜻으로, 해가 떨어질 때 빛이 뽕나무와 느릅나무의 가지 끝에 걸린다고 하여 인생의 만년을 비유한다. 《회남자(淮南子)》에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져 그림자가 나무 끝에 있는 것을 상유라 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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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은에 사례하다 謝李晦隱 몽매한 두 눈에 동쪽 서쪽 혼란스럽고 眛塵雙眼眩西東가슴 속은 다시 근심으로 홀연 풍파 일어나네 胸海還愁忽起風학문 쌓는데 능히 누에처럼 세밀히 맺지 못하고 績學未能蠶結細인을 쏘는데 감히 붉은 정곡 뚫었다고 말하랴 射仁敢道鵠穿紅과한 칭찬이 실정보다 지나쳐 몹시 부끄러우니 深慙過獎浮情外다만 경계하는 가르침이 실지에 맞기를 원한다네 但願規箴實地中감추고 숨어도 날로 드러나 끝내 속되지 않으리니 晦隱日章終不俗참된 사업이 그 무리에서 빼어남을 응당 보리라 應看眞業拔其叢 眛塵雙眼眩西東, 胸海還愁忽起風.績學未能蠶結細, 射仁敢道鵠穿紅.深慙過獎浮情外, 但願規箴實地中.晦隱日章終不俗, 應看眞業拔其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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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日對菊 菊爲霜下傑。晩節容顔好。我作書中蠹。枯腸亦足保。淵明一愛菊。天下莫能爭。我雖百番愛。家人不識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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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春雨 부슬부슬 봄비가 산 집에 내리고 紛紛細細下山家뻐꾸기309) 처음 우는데 해는 지려하네 布穀初啼日欲斜한 달째 못 돌아간 나그네 근심도 깊은데 愁煞三旬未歸客천 떨기 늦게 핀 꽃은 푹 젖어 소생하네 洽蘇千朶晩開花잠깐 가벼운 깃 젖은 제비는 장막으로 돌아오고 乍沾輕羽燕回幕한가한 잠 자다 놀란 백로는 물가로 달려가네 驚打閒眠鷺走沙비 개인 뒤에 풍광은 더욱 좋을 것이니 晴後風光應更好초연히 별경에 깃들어 남에게 자랑하리 超棲別境向人誇 紛紛細細下山家, 布穀初啼日欲斜.愁煞三旬未歸客, 洽蘇千朶晩開花.乍沾輕羽燕回幕, 驚打間眠鷺走沙.晴後風光應更好, 超棲別境向人誇. 뻐꾸기[布穀] 포곡은 뻐꾸기의 별칭이다. '뻐꾹뻐꾹[布穀布穀]' 하고 울어 마치 '씨 뿌려라, 씨 뿌려라.' 하는 듯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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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가 다시 방문하여 함께 짓다 松坡復訪同賦 봄풀은 우북히 무성하고 시냇길이 트여서 春草芊芊澗路開쑥 지팡이 짚고 멀리 저녁 안개 속에 왔네 蓬笻遠帶夕霏來굳건한 붓 놀라워라 교룡의 춤보다 낫구나 已驚健筆騰蛟舞천한 솜씨 부끄러워라 소라 술잔 기울이네 堪愧淺工傾蠡杯천년의 불겁 거쳐온 골짜기에 구름 자욱하고 佛劫千年雲鎖壑밤새 객이 근심하는 누대엔 달빛이 가득하네 客愁五夜月盈臺명산에서 한 번 만난 것도 옛 일이 되고마니 名山一會成陳跡새로 지은 시를 돌 이끼에 써서 남겨둔다오 留與新詩寫石苔 春草芊芊澗路開, 蓬笻遠帶夕霏來.已驚健筆騰蛟舞, 堪愧淺工傾蠡杯.佛劫千年雲鎖壑, 客愁五夜月盈臺.名山一會成陳跡, 留與新詩寫石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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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견에게 주다 贈士狷 옥을 다듬는데 타산의 돌도 필요하고439) 攻玊須山石구슬을 던져 주었는데 목도로 보답했네440) 投瓊報木桃졸렬한 나의 법도가 부끄럽고 尺繩慙我拙높은 그대의 의표에 못 미치네 標槩讓君高이상한 학설이 우는 때까치와 다투니441) 異舌爭啼鵙예리한 눈으로 털끝까지 모두 분석하리 利眸盡析毫한 잔 술에 봄이 저물려 하는데 一樽春欲暮서로 보매 하얀 머리 괴이하네 相看怪霜毛 攻玊須山石, 投瑗報木桃.尺繩慙我拙, 標槩讓君高.異舌爭啼鵙, 利眸盡析毫.一樽春欲暮, 相看怪霜毛. 옥을 …… 필요하고 《시경》 〈학명(鶴鳴)〉에 "다른 산의 돌을 가지고도 옥을 갈 수 있다네.[他山之石 可以攻玉]"라고 한 것을 원용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일지라도 자기의 지식이나 인격을 닦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쓰인다. 여기에서는 사견을 옥으로, 후창 자신을 돌로 비유한 것이다. 구슬을 …… 보답했네 자신이 하찮은 시를 보냈는데 사견이 좋은 시로 보답하였다는 뜻이다. 《시경》 〈목과(木瓜)〉에 "나에게 목도를 보내 주었는데 내가 아름다운 구슬로 보답하고도 보답하였다고 여기지 않는 것은 길이 우호하고자 해서이다.[投我以木桃, 報之以瓊瑤. 匪報也, 永以爲好也.]"라는 구절이 있다. 이상한 …… 다투니 이단의 학설이 난무한다는 뜻이다. 원문의 '이설(異舌)'과 '제격(啼鵙)'은 이단의 학설을 말한다. 《맹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지금 남만의 때까치 소리를 하는 사람의 말이 선왕의 도가 아니다.[今也南蠻鴃舌之人, 非先王之道.]"라고 한 것을 원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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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행에게 답함 答白子行 헤어진 지 오래지 않아 또 편지를 받았고 인하여 어버이를 모시는 체후가 더욱 복된 줄 알았으니, 실로 듣고 싶은 마음에 흡족하였네. 의림(義林)은 설사 증세로 몇 개월 고생하여 원기를 빼앗겨 기식(氣息)이 곧 끊어질 지경이니, 오직 곧장 죽기만을 기다릴 뿐이네. 보여준 "시인(時人)의 문사(文詞)……"라고 한 것은 문장의 폐단을 다 말하여 남은 것이 없다고 할 만 하네. 나에게 달린 문제는 평소에 확충하고 함양하여 의리가 밝아진 연후에 드러내어 문사의 사이에 나타나는 것이 또한 모두 평직(平直) 통달(通達)하고 위곡(委曲) 조창(條暢)하여 "시유(時儒)……"라고 한 폐단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니, 어떻게 생각하는가?[문] 맹자가 말하기를 "인(仁)은 인심(人心)이다."라고 하였는데, 주자(朱子)가 말하기를 "인이라는 것은 마음의 덕이다.[仁者 心之德]"라고 하였고, 또 말하기를 "바로 사랑의 이치이다.[便是愛之理]"라고 하였습니다. 이미 "마음의 덕이다."라고 하고서 한 번 돌려 "사랑의 이치"라고 하였으니, 체가 되고 용이 됨에 오로지 주가 되는 것이 없는 듯합니다. 또 "인(仁)은 인성(人性)이다."라고 하지 않고 곧장 "인심"이라 하고, 또 "이 몸이 온갖 변화에 수작하는 주인이 됨을 볼 수 있다."라고 하여, 이 마음을 말하지 않고 몸을 말하였으니, 또한 마음이 몸이 되기 때문입니까?[답] 마음의 덕이라는 것은 인을 오로지 말한 것이고, 사랑의 이치라는 것은 인을 한쪽으로 말한 것이네. 심(心)을 이(理)로 말한 것이 있고 기(氣)로 말한 것이 있으니, 맹자가 이른바 "인은 인심이다.[仁人心]"라고 한 것과 정자(程子)가 이른바 "심은 생도이다.[心生道]"라고 한 것은 모두 이로 말한 것이네. 심은 한 몸의 주인이 되는데, 만약 그대 말과 같다면 심이 심의 주인이 되는 것이니 가하겠는가?[문]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그 마음을 다하는 자는 그 성을 안다.[盡其心者 知其性也]"라고 하였는데, 문의로 구해보면 이것은 성을 안 뒤에 마음을 다하는 듯합니다. 하늘을 섬김[事天]에 이르러서는 먼저 마음을 보존한 뒤에 성을 기르니, 또한 운용(運用)으로부터 본원(本源)에 거슬러 올라간 것입니까?[답] 마음을 다하는[盡心] 것은 《대학》의 지지(知至)이고, 성을 아는[知性] 것은 물격(物格)이네. 먼저 마음을 보존한 뒤에 성을 기르는 것은 성현이 성을 논함에 마음으로 인하여 드러내지 않은 것이 없네.[문]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어머니를 위하여 1년 복을 입고 벗으니, 만약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어머니를 위한 면복(緬服)107)의 제도는 바로 3개월을 따라야 합니까?[답] 어찌 이장[緬遷]할 때 3개월의 복을 입는 제도에 압강(壓降)108)의 이치가 있겠는가?[문] 근본이 하나라는 '일본(一本)'의 본 자 가운데 이미 만 가지로 다르다[萬殊]는 뜻이 포함되어 있으니, 만수(萬殊)는 다만 그 하나의 근본 가운데에서 조리가 나온 것입니다. '일'과 '만'은 층절(層節)이 없고, '본'과 '수'는 단지 일치하는 것입니다. 다만 유행하는 쪽에 나아가 말하면 차례대로 조금 차례대로 조금 따르는 것이 있지만 그 실제는 경계와 위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답] 설명한 것이 매우 옳네. 지금 주기(主氣) 폐단은 단지 이런 의(義)를 모르는 것이네.[문] 《주역》 〈건괘(乾卦) 단전(彖傳)〉에 "건도가 변화하여 각각 성명을 바르게 한다.[乾道變化 各正性命]"라고 하였으니, 각각 바르게 한다는 것에서 만물이 한 근원이라는 것을 볼 수 있고, 각각 바르게 하는 밖에 별도로 한 근원이라는 성(性)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각 성명을 바르게 해도 한 근원이라는 것에 해가 되지 않고 한 근원이어도 각각 성명을 바르게 하는 데 해가 되지 않으니, 이것이 이(理)의 묘처(妙處)입니다.[답] 그대가 본 것이 착오일세. 그러나 모름지기 여기에 나아가 이면의 실체를 보아야 바야흐로 참으로 이(理)를 본 것이네. 分離未久。又承華幅。因審侍省增祉。實叶願聞。義林泄痢之證。數朔作苦。元氣見奪。氣息奄奄。惟俟朝夕就盡而已。所示時人文詞云云。可謂說盡文敝無餘蘊。在於我者。充養有素。義理昭明然後。發而見於文詞之間者。亦皆平直通達。委曲條暢。而可免於時儒云云之敝矣。如何如何。孟子曰仁人心也。朱子曰。仁者心之德。又曰便是愛之理。旣曰心之德。而一轉爲愛之理。爲體爲用似無專主且不曰仁人性也。而直曰人心。又曰可見其此身爲酬酢萬變之主。不曰此心而言身。則抑心爲身故歟。心之德。是專言之仁。愛之理。是偏言之仁。心有以理言者。有以氣言者。孟子所謂仁人心。程子所謂心生道。皆以理言者也。心爲一身之主。若如賢言。則心爲心之主。其可乎。盡其心者。知其性也。以文義求之。則似是知性而後盡心也。至於事天。先存而後養性。抑自運用而沂本源乎。盡心是大學之知至也。知性是物格也。先存心後養性者。夫聖賢論性。無不因心而發。父在爲母。期年而除。若父在爲母緬。服制直依三月乎。豈於緬遷三月之制。而有壓降之理乎。一本本字中。已含萬殊意。萬殊特其一本中條理出來者也。一與萬無層節。本與殊只一致。但就流行邊說。似有次第逐些。而其實非有界位也。說得甚是。今日主氣之敝。只是不知此個義。乾道變化。各定性命。各正上。見得萬物之一原。非各正之外。別有一原之性也。各正而不害一原。一原而不害各正。此是理之妙處。見得錯。然須就此。見得其裏面實體。方是眞見理。 면복(緬服) 부모의 무덤을 이장하여 다시 장사 지낼 때 입는 상복을 가리킨다. 압강(壓降) 존자(尊者)에게 눌려서 정해진 예법보다 등급을 낮추어 행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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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경【수혁】에게 답함 答李致慶【洙爀】 처음에 건산(巾山)이 방재(傍材)보다 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접때 두 소년이 떠날 때 운여(雲汝)에게는 편지를 쓰고 치경(致慶)에게는 쓰지 않았네. 소년이 돌아와서야 비로소 멀다고 여겼던 곳이 가깝고 가깝다고 여겼던 곳이 먼 줄을 알았고, 심지어 전인(專人)109)이 있었는데도 한 글자의 안부도 묻지 못했으니, 저버린 마음 매우 부끄러워 사례할 길이 없네. 다만 그대는 이런 것들을 따지지도 않고 이렇게 손수 편지를 보내 정성스러운 뜻이 편지에 넘쳐나니, 넓게 포용하는 마음을 알겠기에 더욱 감탄하네. 모르겠다만 편지를 받은 지 여러 날이 되었으니 어버이를 모시며 경서를 공부하는 체후는 절서에 따라 더욱 진중한가? 그리운 마음 감당할 수 없네. 의림(義林)은 비루하고 용렬함이 어제와 같아 말할 것이 없네. 미발(未發)과 이발(已發)의 설은 매우 상세하니, 조예가 정밀하여 참으로 헛되지 않은 줄 알겠네. 중인(衆人)들이 비록 미발이라고 하더라도 마치 바람이 안정 된 뒤에도 오히려 여파가 있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은 더욱 온전히 형용해 낸 곳이네. 대개 일이 이르지 않았는데 미리 맞이하고 일이 이미 지나갔는데 그것을 잡으면, 잠깐 일어났다가 사라지고 혹 어두웠다가 어지러워져 평온한 경계가 없을 것이네. 그러나 또한 전적으로 미발한 시절이 없다고 해서는 불가하니, 마치 야기(夜氣)가 아침에 갑자기 휴식하여 우연히 순수한데로 돌아가는 곳 같은 것이 이런 경우이네. 공부의 요체는 바로 이런 곳에 있으니, 다만 뜻을 붙여 잡으려고 하다가 병폐를 생기게 해서는 불가할 것이네. 주자가 이른바 "일용의 사이에 장경(莊敬)과 함양(涵養)의 공부가 지극하여 인욕의 사사로움이 어지럽게 하는 것이 없으면 발하기 전에는 맑은 거울 잔잔한 물과 같으며, 발한 뒤에는 절도에 맞지 않음이 없다."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만고의 지극한 말씀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初謂巾山遠於傍材。故向日兩少年之去。修書於雲汝。而未及於致慶矣。其迴也始知遠者近而近者遠。至有專人而無一字相問。愧愧負負。無以謝爲。但賢者不較不猶。致此手訊。繾綣之意溢於幅面。仰認包洪。尤可感歎。未審信後有日。侍旁經履。連序增重。慰溯無任。義林陋劣如昨。無足奉提。未發已發之說。極其詳悉。可認造詣精密。儘不虛矣。衆人雖曰未發。而如風定之後猶有餘波者尤形容十分處。蓋事未至而迎之。事已過而將之。乍起乍滅。或昏或亂。無有妥帖境界。然亦不可謂專無未發時節。如夜氣平朝。霎爾休息。偶然回淳處。是也。工夫要處。正在此處。但不可着意把捉。以生病敗也。朱子所謂日用之間。莊敬涵養之功至。而無人欲之私而亂之。則其未發也。鏡明水止。其發也。無不中節。眞萬古至言也。如何如何。 전인(專人) 어떤 소식이나 물건을 전하기 위해 특별히 사람을 보내는 것 또는 그 사람을 말하며, 전족(專足), 전팽(專伻)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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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영국】에게 답함 答金箕洪【榮國】 푸른 갈대에 흰 이슬 내리니 치달려 가는 마음 얼마였던가? 뜻밖에 영랑(令郞)110)이 나의 집에 찾아왔고 고마운 편지가 나의 책상을 빛나게 하였으니, 오랜 병으로 겨우 숨이 붙어있어 아직 죽기 전에 벗의 자제와 벗의 편지를 보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위로와 감사함의 지극함은 말로 형언하지 못할 것이 있네. 몇 년 전부터 체후의 절도가 줄곧 보호되어 정길(貞吉)하고, 큰 절도의 모든 것이 한결같이 여전한 줄 알았으니, 화락한 군자를 신명이 돕는 것은 이치가 응당 이와 같네. 어려움이 많았던 끝에 친구의 좋은 소식은 무엇이 이것보다 좋겠는가? 진실로 지극히 듣고 싶은 마음에 흡족하였네. 의림(義林)은 노쇠한 몰골이 끝내 심하여 문을 닫고 칩거한 지 이미 지금 몇 년이 되었네. 황천으로 갈 기일이 조석 사이에 있을 것이니, 어찌 제기하여 말할 것이 있겠는가? 아드님은 사람이 많고 소란스러워 비록 능히 마음속에 온축한 것을 평온하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기골이 준수하며 의용(儀容)이 단정하고 진중한 것을 보았으니, 덕 있는 그대 집안의 가르치는 법도를 볼 수 있었네. 석과(碩果)111)의 소식은 앞길이 만 리이니, 부디 더욱 의로운 방도로 가리켜 기다리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보내준 물품은 진심으로 준 것이니 감사하네. 蒼葮白露。馳懷幾時。謂外令郞臨門。惠幅賁案。誰知積病餘喘。及其未死。而得見故人子弟故人心畫哉。慰感之至。有不可以言諭。承審年歲以來。體候節宣。連護貞吉。大節凡百。一視平昔。神相愷悌。理應如此。多艱之餘。知舊好消息。何踰於此。允叶願聞之至。義林衰相卒甚。杜門貞蟄。已有年于玆矣。黃壤行期。非朝則夕。夫何提喩之有哉。令郞稠撓之中。雖未能穩叩所蘊。而見其氣骨峻茂。儀容端詳。可以見德門敎法矣。碩果消息。前程萬里。幸加義方之敎以待之如何。惠饋心貺。可感。 영랑(令郞) 남의 자식을 높여 부르는 말로 영식(令息), 영윤(令胤)이라고도 한다. 이하는 아드님으로 풀이하였다. 석과(碩果) 자손이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주역》 〈박괘(剝卦) 상구(上九)〉에서 "하나 남은 큰 과일은 먹히지 않는다.[碩果不食.]"라고 하였는데, 그 주석에 "큰 과일은 먹히지 않아 장차 다시 생겨나게 되는 이치를 볼 수 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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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송 장우 이 찾아오다 3수 林砥松【章佑】來訪【三首】 고상한 자취가 영광스레 멀리서 재차 찾아오니 再荷高蹤遠賁然백발 나이에 쉽지 않은 일이라 새삼 감탄했네 更歎未易白頭年한 가닥 명맥을 산이 무너진 뒤에 애통하게 잃고 痛亡一脈頹山後읽다 둔 책을 흙에 묻기 전에 힘써 정리했네 勉理殘書瘞土前나무와 돌은 산중의 좁은 땅에 남아 있고 木石山中餘尺地바람 탄 조수는 문 밖의 푸른 하늘에 닿았네 風潮門外接蒼天다만 소리와 기운이 상응하길 구할 수 있다면 但能聲氣相求應천릿길에 채찍을 주면서 작별해도 무방하리라 千里何妨贈別鞭뜻이 있어도 호연지기를 기르지 못했으니 有志難能養浩然지금까지 육십 년을 헛되이 보내고 말았네 至今虛度六旬年모여 사는 밖에서 산수를 즐긴 게 아니라 非耽泉石群居外죽기 전에 몸과 마음 단련하기 위함이었네 爲鍊身心未死前의리는 지금 실지에서 보아야 하고 義理如今看實地빈궁과 영달은 절로 하늘에 맡겨야 하네 窮通自合任蒼天게으른 소도 조심히 걷지 않을까 걱정한다니 懶牛猶患無輕步곧장 어진 말에 의지하여 회초리를 만들었네 卽賴仁言作箠鞭지송이란 호를 받아 이미 초연했으니 砥松錫號已超然홀로 사문을 지킨 지 칠십 년 되었네 獨守斯文七十年울창하여 찬 겨울이 와도 길이 푸르고 鬱鬱長靑寒歲後정정하여 성난 파도에 흔들리지 않네 亭亭不動怒濤前또 순숙하여 진경에 돌아가길 바랐으니 更要純熟歸眞境어찌 조금 어긋나 별천지에 왔겠는가 詎有毫差到別天어진 분이 준 말씀에 보답할 길 없는데 仁者贈言無以報감히 매진하는 데에 길손 채찍을 도우랴 敢於邁往助征鞭 再荷高蹤遠賁然, 更歎未易白頭年.痛亡一脈頹山後, 勉理殘書瘞土前.木石山中餘尺地, 風潮門外接蒼天.但能聲氣相求應, 千里何妨贈別鞭?有志難能養浩然, 至今虛度六旬年.非耽泉石群居外, 爲鍊身心未死前.義理如今看實地, 窮通自合任蒼天.懶牛猶患無輕步, 卽賴仁言作箠鞭.砥松錫號已超然, 獨守斯文七十年.鬱鬱長靑寒歲後, 亭亭不動怒濤前.更要純熟歸眞境, 詎有毫差到別天?仁者贈言無以報, 敢於邁往助征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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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기 五峯記 오봉산(五峰山)도 능주(綾州) 남쪽의 여러 산처럼 명망이 있는 산으로, 차례대로 나란하게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줄지어 나는 기러기 같고, 뾰족하게 솟구쳐 있는 삼엄한 모습은 적을 상대하는 창 같으며, 동글고 두터우며 한데 뭉쳐있는 모습은 마치 봄기운을 머금은 연꽃 같았으니, 하늘에 배치하고 땅에 펼쳐 놓은 것이 귀신이 그려놓은 그림처럼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아, 천지가 개벽한 이래로 곧 이 산이 있었으니, 정령(精靈)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 몇 사람이 배출되었겠으며, 수석(水石)을 완상하는 이곳에서 몇 사람이 소요했겠는가? 돌이켜 아스라이 생각하자니 아득하게 연기와 구름처럼 흩어져 사라진다.나의 벗 오군 기서(吳君基瑞)는 산 아래 사람이다. 일찍부터 과거 공부를 하여 여러 차례 응시하였으나 합격하지 못하게 되자 얽매임에서 벗어나 산수에 뜻을 부치고서 지팡이 짚고 거니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유람의 즐거움을 다하면서 문을 닫아건 옛집에서 병든 몸을 돌보고 늙음을 기다리는 계책으로 삼았으니, 대체로 그 풍취와 기상은 사람과 땅이 서로 부합하고, 비경과 마음이 서로 맞았다고 이를 만하다.나는 풍파에 시달리는 일개 백성일 뿐으로, 병진년(1856)에 덕동(德洞)에서 산 아래로 옮겨가서 우거하다가 정묘년(1867)에 가족을 데리고 구봉산(九峯)으로 들어갔고, 정해년(1875)에 구봉산에서 산 아래 옛적에 거처했던 곳으로 돌아왔으며, 경인년(1890)에 천태산(天台山)53) 산중으로 들어왔으니, 전후로 30여 년 동안 동서남북으로 무상(無常)하게 옮겨 다녔지만, 산은 진실로 그대로 변함이 없었다.아, 기구하고 험난한 여생 동안 티끌 같은 세상의 인연을 떨쳐버리지 못하여 명산의 물과 바위 사이에서 평생의 좋은 벗과 함께 늙어가지 못했다. 산은 사람을 저버리지 않는데 사람이 산을 저버린 적이 많았으니, 그러한즉, 시종 산을 저버리지 않은 사람으로 또 누가 군만 하겠는가. 오봉산이 훌륭한 주인을 만난 것을 축하하며 인하여 기문(記文)으로 삼기 바란다. 五峰亦綾南群山之望也。列立比次。如鴻雁之聯翩。尖秀森嚴。如戈戟之待敵。圓厚融結。如芰荷之含春。天排地鋪。鬼繪神畵。有不可名狀。噫。自開闢以來。便有此山。精靈所會。鍾得幾人出來。水石所賞。住得幾人盤旋。緬思追想。茫茫然烟銷雲空。余友吳君基瑞。山下人也。早業功令。累試不中。擺脫絆累寓意山水。一笻一屨。極其游歷。杜門舊庄。爲養病待老計。蓋其風韻氣趣。可謂人地相符。境情相得也。余一風波氓耳。歲丙辰。自德洞搬寓山下。丁卯挈家入九峯。丁亥自九峯返山下舊居。庚寅入天台山中。前後三十餘年。東西南北遷徙無常。而山固自如矣。嗚乎。崎險餘生。塵緣未袪。不得與平生好友共老於名山水石之間。山不負人。而人之負山多矣。然則終始不負山。又孰若君。願爲五峯山賀得好主人。因爲之記。 천태산(天台山) 화순군 도암면 천태리에 자리한 산(482m)으로 능주의 서남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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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신재기 德新齋記 장동(長東)의 덕산(德山) 기슭에 새로 지은 집이 있는데, 바로 난정옹(蘭亭翁)이 만년에 공부하며 노니는 장소로, '덕신(德新)'이라 편액하였다.옹은 일찍이 사방을 경영할 뜻을 가져 세상일을 자세히 살펴보고 시속의 사정을 익숙하게 깨닫고서 자나 깨나 경세제민(經世濟民)할 것을 생각하며 세상의 흐름에 맞추어 행하고 멈추었으니, 대저 험난하고 평탄한 온갖 풍상들을 천 가지 만 가지 생겨나는 대로 다 받아들이며 낱낱이 겪어보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러나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을 견디기 어려워 이제 70을 바라보게 되자, 벼슬길에서 물러나 은거지[莵裘]에 별장을 짓고 수레를 걸어 놓은 채41) 두문불출하며 뜬 생각과 외물에 대한 근심이 연기와 구름이 사라지듯 활짝 개어 마음에 티끌만큼도 걸리는 것이 없었다. 오직 덕에 나아가는 한 가지 일만이 연연하게 마음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에 높은 집의 커다란 벽에 대단히 상서로운 요결을 큰 글씨로 특별하게 써 놓고 아침저녁으로 항상 눈여겨보았으니, 쇠잔하고 늙었다는 이유로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로잡고 경계한 뜻이 어찌 위(衛)나라 무공(衛武公)42)과 거백옥(遽伯玉)43)만이 전적으로 아름다울 수 있겠는가.장소는 외지고, 인적은 드문데다 산은 고요하고, 햇빛은 오래도록 비치는 이곳에서 한가로이 노닐며 공부하고 휴식을 취함으로써 생강이나 계피처럼 머금은 향기가 늙을수록 더욱 매워지고, 시초(蓍草)나 거북처럼 축적한 정기(精氣)가 오래될수록 더욱 신묘해진다면 극진(棘津)의 호변(虎變)44)과 완성(完城)의 우여(牛轝)가 또 70, 80의 나이에 있지 않을 줄 어찌 알겠는가.아, 덕이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 늙어서도 오히려 이와 같은데, 하물며 소년이나 청년처럼 나이가 젊고 기력이 왕성한 사람임에랴. 옹을 모시고 가르침을 따르며 이 덕신재에서 학업을 닦는 자들이 보고서 법으로 삼을 것이니, 어찌 서로 힘쓰지 않겠는가. 長東德山之趾。有新構。卽蘭亭翁晩年藏修之所。而額以德新者也。翁早有四方之志。備閱世故。練解時情。寤寐經濟。酬酢流坎。凡風霜夷險。千生萬受。無不這這嘗試。而叵耐歲月駸駸。已望七于玆矣。退營莵裘。懸車杜門。浮想外慮。曠然休歇。如烟消雲空。無有芥滯於中。而惟進德一着。變變在念耳。是於高堂巨牓。大書特筆。元符要訣。昕夕常目。其不以衰老自恕。而勉勉規儆之意。豈惟衛武邃玉爲專美哉。境僻人稀。山靜日長。優哉游哉。修焉息焉。如薑桂之含薰。老而愈辣。蓍龜之畜精。久而益神。則安知棘津虎變。完城牛轝。又不在於七十八之年乎。嗚乎。德之日新。老猶如此。況丱角衿佩年富力强之人乎。陪從下風而遊業此齋者。視爲柯則。盍相勉焉。 수레를……채 원문의 '현거(懸車)'을 국역한 것으로, 늙어서 벼슬을 그만두고 물러나는 일을 가리킨다. 한(漢)나라 때 설광덕(薛廣德)이 관직을 사퇴하고 은거할 때 임금이 하사한 안거(安車)를 매달아 놓고 자손에게 전하여 광영(光榮)을 보인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위(衛)나라 무공(武公) 춘추 시대에 위(衛)나라의 제후로, 95세가 되었음에도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경계하기 위해서 〈대아(大雅) 억(抑)〉을 지어 시종(侍從)으로 하여금 날마다 곁에서 외우게 했다고 한다. 《詩經》 거백옥(遽伯玉) 춘추 시대 위(衛)나라의 현대부(賢大夫)였던 거원(蘧瑗)을 말한다. "나이 50에 49년의 잘못됨을 알았다.[年五十而知四十九年非]"는 고사가 전해진다. 《淮南子 原道》 극진(棘津)의 호변(虎變)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이 90의 나이에 문왕(文王)을 처음 만나 사부(師傅)로 추대되고, 뒤에 문왕의 아들인 무왕(武王)을 도와서 은(殷)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평정한 일을 말하는 듯하다. 《史記 齊太公世家》 참고로 '극진'은 황하에 있는 나루터로,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이 50세 때에 이곳에서 음식을 팔았다고 한다. 《한시외전(韓詩外傳)》 권7에 "그가 나이 50에 극진에서 음식을 팔고, 70에 조가에서 백정의 일을 하고, 90이 되어서야 천자의 스승이 되었으니, 이것은 바로 문왕을 만난 것이다.[行年五十, 賣食棘津, 年七十屠于朝歌, 九十乃爲天子師, 則遇文王也.]"라는 말이 나온다. '호변(虎變)'은 호랑이 등의 무늬가 다채롭게 변하듯이 큰 공훈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주역》 〈혁괘(革卦) 구오(九五)〉에 "대인이 범이 변하듯 함이니, 점치지 않고도 믿음이 있다.[大人虎變, 未占有孚.]" 하였고, 〈구오 상(象)〉에 "'대인호변'은 그 문채가 빛나는 것이다.[大人虎變, 其文炳也.]" 하였는데, 정이(程頤)의 전(傳)에 "대인의 도로써 천하의 일을 변혁하면 마땅하지 않음이 없고, 때에 맞지 않음이 없으니, 지나는 곳이 신묘하게 변화되고 사리가 밝게 드러나서 범의 문채와 같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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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헌기 悔軒記 어떤 객이 회헌(悔軒)의 주인을 힐난하며 말하기를, "무릇 천하의 후회는 움직이는 데서 생겨나니,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슨 후회가 있겠습니까. 주인께서는 타고난 자질이 질박하고, 행실이 이미 뒤로 물러나는 것을 편안하게 여겨서 젊어서부터 말을 적게 하고 화려한 꾸밈을 생략하였으며, 출입을 간소하게 하고 교유를 끊으면서 문을 닫고 조용히 거처한 지 50년 동안 족적이 일찍이 한 번도 명성과 이욕이 어지럽게 날리는 티끌 사이에 미친 적이 없었으니, 어수선한 세상 사람과 비교하면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았다고 이를 만합니다. 움직이지도 않고 후회한다고 말하는 것은 음식을 먹지도 않고 목이 메었다고 말하거나 술을 마시지도 않고 취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으니,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하니, 주인이 말하기를, "사람이 상등의 지혜가 아니라면 누구인들 후회가 없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평생 졸렬함을 지키면서 요행히 면한 것은 단지 뚜렷한 과실과 후회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만족스럽게 여기며 태만한 채 더 살피지 않고서 만약 어느 날 만나는 바가 오늘날과 달리 조금씩 발을 내디뎌 다소의 자가당착이 있게 된다면 어찌 지금껏 해오던 습관대로 그럭저럭 넘어가면서 뜻밖의 후회가 없기를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른바 오늘날 후회가 없다는 것이 바로 훗날 후회가 있게 되는 뿌리가 될 것입니다.병은 발작한 날에 일어나지 않고, 재앙은 발생한 때에 생겨나지 않으니, 병이 없을 때에 병을 다스리고 재앙이 없을 때에 재앙을 사라지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내가 '회헌(悔軒)'이라 명명한 뜻입니다. 다만 세월이 기다려주지 않아 나이와 근력이 이미 늙고 쇠약해졌는데, 어스름 날이 저물어 갈 때에 먼 나루터를 묻고, 갈증이 일어날 때에 깊은 우물을 팔 이치가 있겠습니까." 하였다. 객이 말하기를, "시작이 있고 끝맺음이 있는 사람은 오직 성인과 대현(大賢)뿐이고, 그 다음가는 사람들은 두 가지를 모두 온전히 할 수 없습니다. 정원의 꽃을 경계하는 것은 일찍 시들기 때문이고, 뜰의 국화를 아끼는 것은 늦은 계절에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저언회(禇彦回)는 젊었을 때에 아름다운 명망이 없지 않았으나 끝내 의리를 저버린 사람이 되었고,47) 풍절후(馮節候)는 동우(東隅)에서 약간의 실수가 없지 않았으나 마침내 개국(開國)의 공훈을 세웠습니다.48) 이것으로 보건대, 시작은 있되 끝맺음이 없는 것이 어찌 시작은 없되 끝맺음이 있는 것만 하겠습니까. 더욱이 주인께서는 한창 장년과 노년이 교차되는 시기에 있으니,  훗날을 위해 뿌리를 심고 가꾸는 것이 어찌 늦었다고 하겠습니까." 하니, 주인이 빙그레 웃으면서 객에게 그 말을 적어 회헌의 기문(記文)으로 삼을 것을 부탁하였다. 客有難於悔軒主人曰。凡天下之悔。生於動。不動。何悔之有。主人天姿質樸。行已恬退。自少寡言語。略文華。簡出入。息交遊。杜門潛處五十年。足跡未嘗一及於聲利紛塵之間。視諸世之撓撓者。可謂靜而不動矣。不動而言悔。猶不食而言噎。不飮而言酲。其可乎。主人曰。人非上智。孰能無悔。顧平生守拙所以倖免。只是顯然過悔而已。視以爲足。漫不加省。若一日所遇。異於今日。而有小小出脚。多少撞着。則安得因仍捱過。而保無不虞之悔哉。然則所謂今日之無悔者。政爲他日有悔之根柢也。病不作於作之日。禍不生於生之時。治病於無病。銷禍於無禍。此吾所以名軒之意也。但日月不貸。年力已替。問遠津於薄暮。掘深井於臨渴有是理乎。客曰。有始有終。惟聖人與大賢。其次皆不能兩全。園花之戒。以其早萎也。庭菊之愛以其晩秀也。禇彦回非無少年令望。而卒爲負義之人。馮節侯非無東隅小失。而終作開國之勳。以此觀之。有始而無終。曷若無始而有終乎。況主人方在壯衰之交。所以爲栽種後日之根株者。豈云晩乎。主人逌然而笑。屬客書其語。以爲軒記 저언회(禇彦回)는……되었고 남조(南朝) 송(宋)나라와 제(齊)나라 때의 관리 저연(褚淵)으로, 언회는 그의 자이다. 그는 젊었을 때 청렴하다는 명성이 있었으나 훗날 송나라를 배반하고 제나라를 세우는 데 일조하였다. 《南史 卷28 褚裕之列傳》 풍절후(馮節候)는……세웠습니다 풍절후는 후한 광무제(後漢光武帝) 때의 장군인 풍이(馮異)로, 적미(赤眉)의 난을 토벌하는데 처음에는 대패하였다가 군사를 재정비하여 적미의 군대를 격파하자, 황제가 직접 글을 지어 그 노고를 치하하기를 "처음에 회계(會稽)에서는 날개를 접었으나 끝내 민지(澠池)에서 떨쳐 비상하니, 참으로 '동우(東偶)에서 잃었다가 상유(桑楡)에서 수습하였다.'라고 할 만하다."라고 하였다. 《後漢書 馮異列傳》 동우는 해가 뜨는 곳으로 젊은 날을, 상유는 해가 지는 곳으로 만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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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헌기 鶴軒記 죽수(竹樹 능주(綾州)) 남쪽 20리에 화학산(華鶴山)50)이 있는데, 산이 높고 골짝이 깊어 구름 낀 숲이 창연하였기에 예로부터 많은 일인(逸人)과 달사(達士)들이 그 사이에서 소요하며 머물렀다. 그런데 김공 석문(金公錫文)이 이곳에 터를 잡고서 30여 년 동안 발이 산에서 나가지 않은 채 어리석음을 껴안고 졸렬함을 지켰으며, 쟁기와 괭이를 잡고 굶주리면서 목석과 함께 늙어 갔으니, 자신을 감추는 것이 지극하다고 이를 만하였다. 그러나 산 밖 사방의 이웃들이 이미 그의 이름을 알았고, 단지 그의 이름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뒤이어 학헌 거사(鶴軒居士)라 불렀다.《시경》에 이르기를, "학이 구고(九皐)에서 우니, 울음소리가 들녘에 들리도다."51) 하였고, 《주역》에 이르기를, "우는 학이 그늘에 있거늘, 그 새끼가 화답하도다."52) 하였다. 무릇 지성(至誠)이 밖으로 드러나고, 믿음이 만물에 미쳐가는 것이 본래 이와 같은 점이 있으니, 이 이후로 그 소문이 미쳐가는 바가 또 어찌 단지 여기에 그치겠는가.맏아들 기경(箕敬)이 나를 따라 공부하였기에 기문(記文)을 지어 줄 것을 청하였다. 竹樹南二十里。有華鶴山。山高谷邃。雲林蒼然。自古多逸人達士。盤旋其間。金公錫文卜築於此。三十餘年足不出山。抱愚守拙。把犂鋤而餓。同木石而老。其所以輡晦者。可謂至矣。而山外四隣。己知其名。不但知其名。又從以號之曰鶴軒居士。詩曰。鶴鳴九皐。聲聞于野。易曰。嗚鶴在陰。其子和之。夫誠之著外。孚之及物。自有如此者。自玆以往。其所聞所及。又豈但止此哉。允子箕敬從余遊。請爲之記。 화학산(華鶴山 전라남도 화순군 청풍면과 도암면에 걸쳐 있는 산(614m)으로, 산세가 마치 학이 날개를 펼쳐 놓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학이……들리도다 《시경》 〈학명(鶴鳴)〉에 나오는 구절로, 학은 보통 은거하는 현자를 상징하고, 깊은 산중에서 우는 학의 울음소리가 들녘에 들린다는 것은 아무리 깊은 곳에 은둔하더라도 진실한 덕은 감출 수 없어 저절로 알려지게 된다는 말이다. 우는……화답하도다 《주역》 〈중부괘(中孚卦) 구이(九二)〉에 나오는 말로,  지성(至誠)에 감통(感通)하여 동류들이 서로 응함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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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에 선군의 〈무술년 제석〉 시의 운을 써서 여안을 그리워하다 除夕 用先君戊戌除夕韻 懷汝安 바로 섣달 그믐날 되니 그대가 그리워서 懷君正屬歲除時서쪽 바라보며 상체 시39)에 세 번 탄식하네 西望三嘆常棣詩오늘 아침에 달력풀 서른 잎이 떨어지고40) 蓂落今朝三十葉봄 기운은 매화 정남쪽 가지를 재촉하네 梅催春氣正南枝신산한 마음으로 새로운 이웃집을 보겠고 辛酸應見新隣屋조상의 사당에 술잔 올리지 못해 슬퍼하리 怊悵難參祖廟巵다만 원컨대 한 마음으로 세업을 이어서 但願同心承世業여생에 촌음이 지체되는 것도 아껴야 하리 餘生須惜寸陰遲 懷君正屬歲除時, 西望三嘆常棣詩.蓂落今朝三十葉, 梅催春氣正南枝.辛酸應見新隣屋, 怊悵難參祖廟巵.但願同心承世業, 餘生須惜寸陰遲. 상체 시(常棣詩) '상체(常棣)'는 《시경》의 편명으로 형제간의 우애를 읊은 시이다. 오늘……떨어지고 오늘이 섣달의 마지막 날이라는 뜻이다. 원문의 '명(蓂)'은 '명협(蓂莢)'을 말하는데, 전설상의 상서로운 풀 이름이다. 초하루부터 매일 한 잎씩 나서 자라다가 16일부터는 매일 한 잎씩 져서 그믐에는 다 떨어지기 때문에 이것으로 날을 계산하여 달력을 만들었다는 고사가 있다. 《竹書紀年 卷上 帝堯陶唐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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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오년(1930) 정월 초하루 경오년 아래도 같다. 庚午元日【庚午下同】 천도는 돌고 돌아 가면 다시 오나니 天道循環往復來이 해 이 날도 차례 따라 처음 돌아왔네 此年此日第初回수면에 얼음 녹아 물고기 아가미 움직이고 氷消水面魚顋動강둑에 바람 따듯해 기러기 떼 재촉하네 風暖江干鴈陣催노인에게 절하는 의관에서 옛 풍속 보겠고 拜老衣冠看古俗봄에 부응하는 시율 짓기에 영재들 모였네 酬春詩律聚羣才새해부터는 사람의 일도 새롭게 해야하니 却從新歲新人事붉은 마음을 재처럼 식게 하지 말아야지 莫遣丹心死似灰 天道循環往復來, 此年此日第初回.氷消水面魚顋動, 風暖江干鴈陣催.拜老衣冠看古俗, 酬春詩律聚羣才.却從新歲新人事, 莫遣丹心死似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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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 생일아침에 감회가 일어 8수 五十歲生朝有感【八首】 자세히 따져보니 이미 경강61)할 때가 지나 細算已過庚降辰쏜살같이 흐른 세월이 몸속에 가득 찼구나 光陰忽忽滿中身곧바로 죽는다 해도 요절하는 건 아니지만 便令歸去亦非夭알려짐이 없어 부끄럽게 되었으니 어찌할까 柰作無聞可愧人북당62)께서 낳아준 때가 옛날 언제였던가 北堂劬勞昔何辰지금은 어느덧 어버이를 여윈 몸이 되었네 遽作如今孤露身아이들아 이것을 축수의 잔이라 말하지 말라 兒輩且休稱壽酌늙어갈수록 더욱 부모 생각이 간절하구나 老來益切念先人쇠약한 가문에 하늘이 창성할 때를 주지 않아 衰門天不錫昌辰사대 선조63)들이 회갑을 지내지도 못했다네 四代未經回甲身만약 내 나이에 네댓 살을 보태준다면 若將賤年加四五우리 세대에서 가장 장수한 사람 될 텐데 最爲吾世壽祺人기이하기도 해라 아우와 생일64)이 같아 奇哉阿仲同弧辰세 살 차이에 몸도 같이 늙어간다네 三歲相差亦老身평생 무척 노력하여 쉴 겨를이 없었는데 勤苦平生無暇息부끄럽게도 난 도리어 게으른 사람이었네 愧余還是懶散人집안일을 별들이 북극성을 향하듯 하기 어려운 건 家政難能星拱辰모두 이 도리를 몸소 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네 總由此道未行身처자식에게 직접 겪은 말로 판단해 보고서 卜諸妻子親經語선현이 사람을 그르치지 않았음을 다시 깨달았네 更覺前賢不誤人내가 불운한 때에 태어난 건 유감없으나 不恨此生丁不辰실제공부가 심신에 미치지 못해 부끄럽네 實工愧未及心身선비는 궁해진 뒤에 높은 절개가 드러나니 士窮然後見高節예로부터 원래 죽지 않는 사람은 없었네 從古元無無死人가정에서 시례의 교육 받던 때65)를 추억하니 憶承詩禮過庭辰어찌 이런 기량을 지니게 되리라 생각했겠나 豈意成玆伎倆身지금부터라도 지난날의 잘못을 알게 된다면 苟得從今知往錯위나라 현인66)도 특별한 사람이 아니리라 衛賢非是別般人지금보다 음이 성하고 양이 미약한 때가 없어 陰盛陽微莫此辰사도를 지키느라 거의 내 몸을 보전하지 못했네 衛師殆不保吾身하늘이 남은 수명을 몇 해나 빌려줄지 모르지만 未知天假餘年幾부지런히 공부하여 더욱 진보한 사람이 되리라 庶作孜孜更進人 細笑己過庚降辰, 光陰忽忽滿中身.便令歸去亦非夭, 柰作無聞可愧人?北堂劬勞昔何辰? 遽作如今孤露身.兒輩且休稱壽酌, 老來益切念先人.衰門天不錫昌辰, 四代未經回甲身.若將賤年加四五, 最爲吾世壽祺人.奇哉! 阿仲同弧辰, 三歲相差亦老身.勤苦平生無暇息, 愧余還是懶散人.家政難能星拱辰, 總由此道未行身.卜諸妻子親經語, 更覺前賢不誤人.不恨此生丁不辰, 實工愧未及心身.士窮然後見高節, 從古元無無死人.憶承詩禮過庭辰, 豈意成玆伎倆身?苟得從今知往錯, 衛賢非是別船人.陰盛陽微莫此辰, 衛師殆不保吾身.未知天假餘年幾, 庶作孜孜更進人. 경강(庚降) 장경성(長庚星)이 떨어졌다는 말이다. 장경성은 금성(金星)의 별칭으로, 태백성(太白星)이라고도 하는데 저녁 무렵 서쪽 하늘에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다. 이 별이 낮에 나타나는 것을 흉한 조짐으로 여겼다. 북당(北堂) 주부의 거실이라는 점에서 모친의 거처를 뜻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는데, 전하여 어머니를 상진한다. 《시경》 〈위풍(衛風) 백혜(伯兮)〉에 "어떡하면 원추리를 얻어서 북쪽 뒤꼍에 심어 볼까. 떠난 사람 생각에 내 마음만 병드누나.〔焉得萱草, 言樹之背? 願言思伯, 使我心痗.〕"라는 구절이 나온다. 사대(四代) 선조(先祖) 고조(高祖)ㆍ증조(曾祖)ㆍ조(祖)ㆍ고(考)를 말한다. 생일(生日) 원문의 '호신(弧辰)'은 남자의 생일을 가리킨다. 옛 풍습에 아들이 태어나면 세상에 큰 뜻을 펴도록 뽕나무로 활을 만들고 봉초(蓬草)로 화살을 만들어 천지 사방에 쏘았다고 한다. 《禮記 內則》 가정에서……때 가정에서 부친에게 배우는 가학(家學)을 말한다. 공자(孔子)의 아들 이(鯉)가 뜰에서 공자 앞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다가 공자로부터 시(詩)와 예(禮)를 배웠느냐는 말을 듣고 그것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던 일에서 유래한다. 《論語 季氏》 위(衛)나라 현인(賢人) 춘추 시대 위(衛)나라의 어진 대부(大夫) 거백옥(蘧伯玉)을 가리킨다. 거백옥이 나이 육십이 되었을 때 그동안의 잘못을 깨닫고 고쳤다는 고사가 있다. 《장자(莊子)》 〈칙양(則陽)〉에 "거백옥은 나이 60살이 되자 60살에 변화하였다.[蘧伯玉, 行年六十而六十化.]"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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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잔령을 넘으며 踰開棧嶺 여산101)이 높디높고 촉도102)가 험난해도 廬岳高高蜀道難험준함이 이 산보다 더하지는 않으리라 崎嶇未必過此山내려갈 땐 벌써 천 길 함정에 추락할 듯 下來已墜千尋穽오를 때는 만 척의 장대를 타는 듯하네 上去如緣萬尺竿돌에 부딪혀 두 무릎 깨질까 몇 번 걱정하고 觸石幾愁雙膝碎벼랑에 임해서는 온 가슴이 섬뜩함을 느끼네 臨崖還覺一心寒조심조심 내딛어 끝내 험한 곳을 넘고나니 兢兢進步終踰險고생을 겪어야 안락함 맛보게 됨을 알겠네 辛苦方知見樂安 廬岳高高蜀道難, 崎嶇未必過此山.下來已墜千尋穽, 上去如緣萬尺竿.觸石幾愁雙膝碎, 臨崖還覺一心寒.兢兢進步終踰險, 辛苦方知見樂安. 여산(廬山) 중국 강서성(江西省) 구강현(九江縣) 남쪽에 있는 수려한 산이다. 촉도(蜀道) 중국 사천성(泗川省)인 촉 땅으로 가는 길인데, 매우 험준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백(李白)의 〈촉도난(蜀道難)〉에 "아아 험하고도 높구나. 촉도의 험난함은 푸른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워라.[噫吁嚱, 危乎高哉. 蜀道之難, 難於上靑天.]"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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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에 올라서 上昆盧峯 봉래산 가장 높은 봉우리에 한 번 오르니 一陟蓬萊上上峯땅이 동해에 다하여 동쪽 땅이 다시 없네 地窮東海更無東눈 아래에 운하가 희어서 갑자기 놀라고 乍驚眼底雲霞白머리 가에 일월이 붉은 줄 문득 깨닫네 忽覺頭邊日月紅득실과 영고는 모두 헛된 꿈이요 得失榮枯都幻夢존망과 흥폐도 다 헛것이 되었구나 存亡興廢總成空중생들이 언제나 일제히 여기에 올라 衆生安得齊登此흉금을 넓게 열어 큰 공평함을 지을까 恢拓胸衿作大公 一陟蓬萊上上峯, 地窮東海更無東.乍驚眼底雲霞白, 忽覺頭邊日月紅.得失榮枯都幻夢, 存亡興廢總成空.衆生安得齊登此, 恢拓胸衿作大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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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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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삼117) 【규용】에게 답함 答安敬三【圭容】 은미한 양(陽)의 기운이 처음 움직여 맑은 기운이 바야흐로 올라오니, 이는 군자의 도가 자라는 때인지라 그리운 마음 더욱 간절하네. 마침 묵계(墨溪)118)에 갔다가 그대가 보내준 한 통의 편지를 받아 펼쳐 읽어본 뒤에 참으로 서로 그리워하고 감응하는 뜻이 말하지 않아도 백 리 밖에서 묵묵히 계합하는 것이 있음을 알았으니, 더욱 마음이 경도되었네. 편지를 받은 이후로 다시 생각건대 어버이를 모시는 여가에 경서를 공부하는 체후는 한결같이 넉넉하고 좋으신가? 편지에서 말한 "몸소 사무를 집행하고 남는 여가에 글을 배운다."라고 한 것 이것은 집이 가난하고 어버이가 연로한 입장에서는 용이하지 못한 점이 있으니, 매우 좋네. 무릇 이 일은 쉬운 듯하지만 실제로는 어려우니, 오직 정성과 노력이 지극히 독실하여 외면의 일과 함께 따라가지 않아야 바야흐로 가할 것이네. 주자가 말하기를 "매사에 도리를 보고 쉽게 지나치지 않게 하고, 다시 그 속에서 평소의 병통을 간파하여 통렬하게 잘라버리면 학문을 하는 방도가 무엇이 이보다 더하겠습니까? 만약 조금이라도 물리쳐버리고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면, 이치와 일이 도리어 두 가지로 나누어지니 독서 또한 쓸데가 없습니다."라고 하였고,119) 남헌(南軒) 장자(張子)120)가 말하기를 "어버이 곁에서 모시는 잡무는 자식의 직분 상 마땅히 해야 할 것이니, 구차하게 지나쳐 버려서는 불가하다. 다만 경(敬)으로 위주로 삼아 일마다 살피는 것이 학문하는 방도이다."라고 하였으니, 원컨대 그대는 이 몇 마디 말에 깊이 더욱 체득하여 평소 복행하는 요체로 삼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微陽初動。淑氣方升。此是君子道長之時。懷仰尤切。適到墨溪。得高明所惠一度心畫。披繙以還。儘知相懷相感之意。有不言而默契於百里之外者矣。尤用傾倒信後更惟侍旁經履。一直崇裕。示中躬執事務。餘日學文者。此在家貧親老之地。有所不容易者。甚善甚善。大抵此事似易而實難。惟誠力篤至。不與外面事俱往。方可。朱子曰。每事看得道理。不令容易放過。更於其間。看得平日病痛。痛加剪除。爲學之道。何以加此。若起一排遣厭苦之意。則理事却成兩截。讀書亦無用處。南軒張子曰。侍旁雜務。子職所當爲。不可苟且放過。但敬以爲主。而事事必察焉。學之道也。願吾友於此數語。深加體當。以爲平日服用之要。如何。 안경삼(安敬三) 안규용(安圭容, 1873∼1959)을 말한다. 자는 경삼, 호는 회봉(晦峰), 본관은 죽산(竹山)이다. 묵계(墨溪)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의 마을 이름이다. 주자가……하였고 《주자대전》권49 〈진부중에게 답함[答陳膚仲]〉제6서에 나오는데 내용의 출입이 있다. 남헌(南軒) 장자(張子) 남송(南宋)의 성리학자 장식(張栻, 1133~1180)을 말한다. 자는 경부(敬夫)ㆍ흠부(欽夫)ㆍ낙재(樂齋), 호는 남헌이다. 호굉(胡宏)에게 정자(程子)의 학문을 전수받았으며, 주희(朱熹)와 절친한 벗이기도 하다. 학자들이 그를 존경하여 남헌 선생(南軒先生)이라 불렀으며, 주희ㆍ여조겸(呂祖謙)과 더불어 '동남(東南)의 삼현(三賢)'이라 불렸다. 저서로는 《논어해(論語解)》, 《맹자설(孟子說)》, 《남헌역설(南軒易說)》, 《남헌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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