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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회봉225) 어른 제규 에 대한 만사 挽晦峯高丈【濟奎】 의젓한 관복은 속세의 시끄러움을 끊었고 儼然冠服絶塵喧연치와 덕으로 남쪽 고을에서 존숭받았네 齒德南鄕衆所尊제로226)의 집안에서 옛 문벌 전하였고 霽老家中傳舊閥구산227)의 문하에서 큰 은혜 받았네 臼山脚下受深恩몇 년이나 물 마시며228) 궁항에서 숨어 지냈나 幾年飮水潛窮巷이날 구름 타고 상제 곁으로 올라갔다오 此日乘雲陟帝門삼대가 동갑이어서 친분이 두터웠는데 三世同庚親契厚마점의 언덕에서 상여 끈 못 잡아 부끄럽네 愧違執紼馬粘原 儼然冠服絶塵喧, 齒德南鄕衆所尊.霽老家中傳舊閥, 臼山脚下受深恩.幾年飮水潛窮巷? 此日乘雲陟帝門.三世同庚親契厚, 愧違執紼馬粘原. 고회봉(高晦峯) 고제규(高濟奎)로, 전우(田愚)의 제자인 듯하다. 전우의 《간재집(艮齋集)》에 그와 주고받은 편지가 여럿 보인다. 제로(霽老) 제봉(霽峰) 고경명(高敬命, 1533~1592)을 가리키는 듯하다. 본관은 장흥(長興), 자는 이순(而順), 호는 제봉ㆍ태헌(苔軒)이다. 구산(臼山) 간재(艮齋) 전우(田愚, 1841~1922)의 또 다른 호이다. 물 마시며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생활을 말한다. 《논어》 〈술이(述而)〉에 "나물밥에 물을 마시고 팔을 베고 눕더라도 즐거움이 또한 그 속에 있다.[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라고 한 공자(孔子)의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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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으로 근심하며 公憂 천하 사람이 근심하기에 앞서 근심하니101) 얼마나 심원한가 先憂天下一何深옛날의 범희문이 내 마음을 알았다고 하겠네102) 在昔希文獲我心나라가 빈 집과 같으니 그 누가 주인이 될까 國似空家誰作主사람이 금수로 전락하는데도 막을 수가 없도다 人歸走獸莫能禁이단은 정말로 분분하게 떼를 짓는 것을 좋아하고 異端正好紛成隊사도는 오히려 시원스레 음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네 師道猶難快脫陰억지로 말을 잊는 것도103) 무익한 일이니 强得忘言亦無益굳이 술 찾아 세밀히 나눠 따를 것 없다오 不須覓酒細分斟 先憂天下一何深? 在昔希文獲我心.國似空家誰作主? 人歸走獸莫能禁.異端正好紛成隊, 師道猶難快脫陰.强得忘言亦無益, 不須覓酒細分斟. 천하……근심하니 송(宋)나라의 명재상인 범중엄(范仲淹)의 〈악양루기(岳陽樓記)〉에 "천하 사람이 근심하기에 앞서 근심하고, 천하 사람이 즐거워한 뒤에 즐거워한다.[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범중엄의 자는 희문(希文), 시호는 문정(文正)이다. 내……하겠네 《시경》 〈패풍(邶風) 녹의(綠衣)〉에 "가는 갈포와 굵은 갈포여, 쌀쌀한 바람 불어오도다. 내 고인을 생각하니, 실로 내 마음을 아셨도다.[絺兮綌兮, 凄其以風. 我思古人, 實獲我心.]"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말을 잊는 것도 원문의 망언(忘言)은 뜻을 깨달으면 언어는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장자(莊子)》 〈외물(外物)〉에 "말이란 그 목적이 뜻에 있는 것이니, 뜻을 얻으면 말을 잊는다.[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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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257) 기일 先師諱辰 임술년 대화성이 흐르고 壬戌之年大火流초승달이 나온 뒤의 날이로다258) 日維是月朏餘頭열 아름 대들보가 어찌 부러졌단 말인가259) 十圍樑木胡然折하룻저녁에 유림이 홀연 가을에 놀라구나 一夕儒林忽爾秋천오백 제자 중에 그 누가 전통을 이을꼬 千五百人誰繼緖이십팔 년 지났어도 깊은 시름에 잠겨 있네 二旬八載尙纏愁오늘밤 하늘에서 끊임없이 비 내리는데 今宵天雨無已時이내 눈물도 함께 쏟아져 거두지 못하누나 我淚同傾亦未收 壬戌之年大火流, 日維是月朏餘頭.十圍樑木胡然折, 一夕儒林忽爾秋.千五百人誰繼緖? 二旬八載尙纏愁.今宵天雨無已時, 我淚同傾亦未收. 선사(先師) 선사는 돌아가신 스승을 일컫는 말로, 여기서는 후창의 스승인 간재(艮齋) 전우(田愚)를 가리킨다. 임술년……날이로다 간재가 별세한 임술년 1922년 음력 7월 4일을 말한 것이다. '대화성(大火星)이 흐른다'는 것은 음력 7월이 되었음을 말하는 것으로, 《시경》 〈빈풍(豳風) 칠월(七月)〉에 "7월에 대화성이 서쪽으로 흐르거든, 9월에는 옷을 만들어 준다.[七月流火, 九月授衣.]"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초승달[月朏]이 나오는 것은 초3일이므로, 그 나온 뒤의 날은 초4일이 된다. 열……말인가 '대들보가 부러지다'란 것은 선사(先師)의 죽음에 대한 비유로 쓴 말이다. 공자(孔子)가 어느 날 노래하기를 "태산이 무너지겠구나. 대들보가 부러지겠구나. 철인이 시들겠구나.[泰山其頹乎! 梁木其壞乎! 哲人其萎乎!]"라고 하였는데, 그로부터 병이 나서 7일 만에 작고했던 데서 유래한 말이다. 《禮記 檀弓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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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가 보내준 시에 차운하다 次南坡見贈 맑은 하늘에 우연히 경편389)이 와서 떨어지니 瓊篇來墜適天晴눈과 마음이 계발되어 상쾌한 기운 일어나네 眼豁心醒爽氣生근래 시 짓는 솜씨가 어찌 그리 빼어난가 近日詩工何絶勝노년에 서로 사귀는 정이 더욱 돈독해진다오 老年交誼更分明천태산390)에 속세의 일이 드물다고 말하지 마소 莫言台嶽稀塵事단지 봉산은 세속의 정이 아님을 믿을 뿐이라오 只信蓬山匪世情오는 봄에 있을 기수 가의 모임을 기다려 總俟來春沂上會쟁그랑 소리 내던 증점의 비파를 함께 타보세391) 共彈點瑟鏗然聲 瓊篇來墜適天晴, 眼豁心醒爽氣生.近日詩工何絶勝? 老年交誼更分明.莫言台嶽稀塵事, 只信蓬山匪世情.總俟來春沂上會, 共彈點瑟鏗然聲. 경편(瓊篇) 상대방이 보내준 아름다운 시를 뜻한다. 《시경》 〈위풍(衛風) 목과(木瓜)〉에 "나에게 모과를 던져 주기에, 아름다운 옥으로써 갚는다.[投我以木瓜, 報之以瓊琚.]"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천태산(天台山) 본디 중국 절강성(浙江省)에 명산으로, 신선이 산다고 하며, 도교에서 남악(南嶽)으로 삼은 곳이다. 여기서는 정읍 이평면 창동리에 있는 천태산을 가리킨다. 오는……타보세 공자가 제자들과 있다가 각자의 뜻을 묻자, 증점(曾點)이 쟁그랑 소리와 함께 타던 비파를 자리에 놓고 일어나서[鏗爾舍瑟而作] 대답하기를 "늦은 봄날 봄옷이 이루어지거든 어른 대여섯 사람, 동자 예닐곱 사람과 함께 기수에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고 시를 읊으면서 돌아오겠다.[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라고 한 고사를 원용하였다. 《論語 先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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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창에서 우연히 쓰다 旅窓偶題 풍문이 불렀던 협가188)는 부르지 않겠지만 鋏歌勿用唱馮門우두커니 앉아 열흘 넘게 공밥 먹어 부끄럽네 塊坐兼旬愧素飧영락한 유자도 오히려 업이 있으니 零落儒門猶有業아득한 세상사 말하고 싶지 않구나 蒼茫世事欲無言광음이 뜰의 명협(蓂莢)을 머물러 두지 않아189) 光陰不住庭蓂樹풍년의 즐거움이 들녘 벼 마을에 되려 생기누나 豊樂還生野稻村밤 들어 창가 바람이 맑아 더욱 좋으니 入夜窓風淸更好쓰러져 베개에 기대 희헌190)을 꿈꾼다오 頹然一枕夢羲軒 鋏歌勿用唱馮門, 塊坐兼旬愧素飧.零落儒門猶有業, 蒼茫世事欲無言.光陰不住庭蓂樹, 豊樂還生野稻村.入夜窓風淸更好, 頹然一枕夢羲軒. 풍문(馮門)이 불렀던 협가(鋏歌) 풍문은 전국 시대 제(齊)나라 맹상군(孟嘗君)의 식객인 풍훤(馮諼)이고, 협가는 그가 불렀던 장협가(長鋏歌)를 말한다. 풍훤은 맹상군의 식객 중에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맹상군의 부하들이 그를 천대하였다. 그러자 풍훤이 기둥에 기대어 장검(長劍)을 두드리며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토로하였다고 한다. 《戰國策 齊策4》 광음(光陰)이……않아 세월이 머무르지 않고 흘러간다는 말이다. 명협(蓂莢)은 전설상의 상서로운 풀 이름으로, 초하루부터 매일 한 잎씩 나서 자라다가 16일부터는 매일 한 잎씩 져서 그믐에는 다 떨어지기 때문에 이것으로 날을 계산하여 달력을 만들었다는 고사가 있다. 《竹書紀年 卷上 帝堯陶唐氏》 희헌(羲軒) 상고 시대의 복희씨(伏羲氏)와 헌원씨(軒轅氏)를 가리키는 말로, 태곳적의 순수했던 시대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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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난 물을 바라보다 觀漲 하백이 전날 밤 해약과 모의하여334) 河伯前宵海若謀하해를 옮겨 와서 사람을 놀라게 하네 移來河海愕人眸파도 소리는 땅을 흔들고 뇌정은 다투는 듯 波聲動地雷霆鬪물살은 하늘을 뒤집고 산악은 떠 있는 듯 浪勢飜天山岳浮보는 방법은 비록 맹자가 본 날과 다르지만335) 觀術縱殊鄒聖日유풍은 멀리 광릉의 가을336)에서 왔네 遺風遠自廣陵秋누가 알랴 산중의 비에 발 묶인 나그네 誰知滯客山中雨되려 기이한 인연 맺어 오랜 근심 푼 것을 却作奇緣破積愁 河伯前宵海若謀, 移來河海愕人眸.波聲動地雷霆鬪, 浪勢飜天山岳浮.觀術縱殊鄒聖日, 遺風遠自廣陵秋.誰知滯客山中雨? 却作奇緣破積愁. 하백(河伯)이……모의하여 하백은 황하(黃河)의 신이고, 해약(海若)은 바다의 신인 북해약(北海若)을 말한다. 보는……다르지만 맹자가 "물을 관찰할 때는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여울물을 보아야 한다.[觀水有術, 必觀其瀾.]"라고 한 구절을 차용한 것이다. 《孟子 盡心上》 광릉(廣陵)의 가을 옛날에 한(漢)나라 매승(枚乘)이 〈칠발팔수(七發八首)〉를 지었는데, 그 가운데 제5발에 "팔월 보름날이 되면 여러 공후(公侯) 및 먼 지역에서 사귄 형제들과 함께 광릉의 곡강(曲江)으로 물결치는 것을 구경하러 갈 것이다.[將以八月之望, 與諸侯遠方交遊兄弟, 竝往觀濤于廣陵之曲江.]"라고 하였다. 《文選註 卷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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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두려워하다 怕寒 추위를 두려워해 중문 닫고 거북처럼 움츠리니 怕寒龜縮掩重門마음이 점점 침울해져 자욱한 구름과 같구나 意轉沈沈若鎻雲병이 쌓여 곧 흙에 묻힐 일이 이미 정해졌거니와 已判積疴將瘞土누가 말했던가 힘써 글 읽느라 정원도 못 보았다고336) 誰云勤讀不窺園무리를 이끌 때 감히 도를 전함을 기약하지 않거니와 援徒不敢期傳道시구를 지을 때 어찌 출중하기를 생각할 필요 있으랴 作句何須思出群회포 펴고 근심 푸는 데 끝내 방법이 있나니 開抱排憂終有術도로써 깊이 나아가면 근원을 만날 수 있다오337) 如能造道可逢源 怕寒龜縮掩重門, 意轉沈沈若鎻雲.已判積疴將瘞土, 誰云勤讀不窺園?援徒不敢期傳道, 作句何須思出群?開抱排憂終有術, 如能造道可逢源. 힘써……보았다고 한(漢)나라 문제(文帝) 때 박사(博士)였던 동중서(董仲舒)가 제자들을 가르치며 학문에 전념하느라 3년 동안 정원도 보지 못하였다[三年不窺園]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漢書 卷56 董仲舒列傳》 도로써……있다오 《맹자》 〈이루 하(離婁下)〉에 "군자가 깊이 나아가기를 도로써 함은 자득하고자 해서이니, 자득하면 처하는 것이 편안하고 처하는 것이 편안하면 자뢰함이 깊고 자뢰함이 깊으면 좌우에서 취하여 씀에 그 근원을 만나게 된다. 그러므로 군자는 자득하고자 하는 것이다.[君子深造之以道, 欲其自得之也, 自得之則居之安, 居之安則資之深, 資之深則取之左右逢其原. 故君子欲其自得之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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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七月十五日 건국하는 처음이라 만백성이 기뻐하는데 建國之初萬姓欣바로 중원5)이란 가절을 좋이 만났구나 令辰正好値中元자리에는 풍악과 가무로 어지럽고 鼓鉦歌舞紛紜席마을에는 술잔과 안주가 낭자하네 盃酌庖廚狼藉村학정은 맹렬한 불처럼 고통만 쌓거니와 虐政積傷如烈火혜풍6)이 어찌 따스한 봄을 만날 줄 생각했으랴 惠風豈料遇春溫밤이 되자 흠결 없이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니 夜來月色圓無缺하늘이 저 달처럼 국운을 보전해주기를7) 기원하노라 天保如恒是願言 建國之初萬姓欣, 令辰正好値中元.鼓鉦歌舞紛紜席, 盃酌庖廚狼藉村.虐政積傷如烈火, 惠風豈料遇春溫?夜來月色圓無缺, 天保如恒是願言. 중원(中元) 음력 7월 15일을 말하는데, 백중(百中), 백종(百種), 망혼일(亡魂日) 등의 별칭이 있다. 도가(道家)에서 1월 15일을 상원(上元), 10월 15일을 하원(下元)이라고 하며 중원과 함께 삼원(三元)이라 하여 초제(醮祭)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다. 혜풍(惠風) 온화하게 부는 봄바람으로, 흔히 인정(仁政), 덕정(德政) 따위를 비유한다. 하늘이……보전해주기를 《시경》 〈소아(小雅) 천보(天保)〉는 웃어른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시인데, 그 시에 "둥그렇게 되어가는 초승달 같고, 막 떠오르는 태양 같으며, 장구한 남산과 같아서, 이지러지지도 무너지지도 않으리라.[如月之恒, 如日之升, 如南山之壽, 不騫不崩, 如松柏之茂, 無不爾或承.]"라고 한 것을 원용하여, 우리나라의 국운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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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량이 새해에 보내준 시에 차운하다 경인년(1950) 次李文良新年見贈【庚寅】 냇물이 막 이른 것처럼376) 온갖 복록을 받나니 百祿有如方至川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설날377)이로세 際玆獻發舊新年강건한 육순의 몸은 장수를 점칠 수 있고 六旬康健占遐壽총명한 여러 아들은 옛 현인을 배운다오 諸子聰明學古賢종신토록 의를 행하기를 모두 정도로 하고 行義終身咸以正평소 마음 쓰기를 또한 치우침이 없었네 用心平日亦無偏경사는 그대 집안과 서로 부합하는 바이니 慶福君家相符地천도와 인사는 한 이치라 좋은 인연 있고말고 一理天人好有緣 百祿有如方至川, 際玆獻發舊新年.六旬康健占遐壽, 諸子聰明學古賢.行義終身咸以正, 用心平日亦無偏.慶福君家相符地, 一理天人好有緣. 냇물이……것처럼 냇물이 이르러 모이듯 복록이 불어나는 것을 뜻한다. 《시경》 〈소아(小雅) 천보(天保)〉에 "냇물이 막 이르는 것과 같아, 불어나지 않음이 없도다.[如川之方至, 以莫不增.]"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설날 원문의 헌발(獻發)은 새해가 오고 봄기운이 발양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정월 초하루인 설날을 의미한다. 《초사(楚辭)》 〈초혼(招魂)〉에 "해가 새로이 이르고 봄기운이 발양하건만, 나만 혼자 쫓겨나서 남으로 가네.[獻歲發春兮, 汨吾南征.]"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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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부풍305)을 출발하다. 두공부의 '공안' 시306)에 차운하다 曉發扶風 次杜工部公安韻 사점307)에 종 울리니 닭들이 울어대는데 鍾鳴四點亂鷄唱무슨 일로 행인은 출발을 서두르나 底事行人發不遲그야말로 찌는 더위 삼복날이 두렵고 正畏炎蒸三伏節또한 건장한 소년 시절이 아니어서지 亦非康壯少年時학문은 변고를 겪어야 진보가 있고 學經變故方加進도는 중용에 있어 정해진 법 없다네 道在中庸無定期수미를 향해 가고 가니308) 볼수록 험난한데 去去須彌看愈險이내 몸 어느 곳에 편히 쉴 수 있으랴 此身何處可安之 鍾鳴四點亂鷄唱, 底事行人發不遲.正畏炎蒸三伏節, 亦非康壯少年時.學經變故方加進, 道在中庸無定期.去去須彌看愈險, 此身何處可安之? 부풍(扶風) 전라북도 부안(扶安)의 옛 이름이다. 두공부(杜工部)의 공안(公安) 시 두공부는 두보(杜甫)를 가리킨다. 이 시는 두보의 《두소릉시집(杜少陵詩集)》 권22에 〈새벽에 공안을 출발하다[曉發公安]〉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사점(四點) 새벽 1시부터 3시까지의 시간인 사경(四更)을 말하는 듯하다. 수미(須彌)를……가니 도를 깨우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함을 비유하는 말인 듯하다. 수미는 불교(佛敎)에서 말하는 이른바 세계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다는 수미산(須彌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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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시의 운을 사용하여 스스로 면려하다 用前韻自勉 고려 현인은 당시 문을 열지 않았고195) 麗賢當日不開門도령은 한 달에 아홉 끼만 먹었다네196) 陶令三旬九遇飧만년의 절조는 막다른 길에서 드러난다 들었는데 晩節曾聞窮道見세상 사람들 누가 곤궁한 시절의 말을 믿겠는가 時人孰信困時言선인의 사업을 마치지 못해 한이 깊고 恨深未了先人事처사의 마을이라는 이름 저버릴까 두렵네 恐負曾名處士村-내가 약관(弱冠) 때 선사(先師)께서 내가 살던 창동리(滄洞里)를 바꾸어 창동(滄東)이라고 부르고, 또 '창동처사 후창거사(滄東處士後滄居士)' 8자를 크게 써서 주셨으니, 주자(朱子)를 배우기를 권하는 뜻을 붙이신 것이다.-혹 여생 동안 조금이나마 학문을 수립할 수 있다면 倘得餘年粗樹立천지 사이에 부끄러움 없이 우뚝 설 수 있으리라 兩間無怍立軒軒 麗賢當日不開門, 陶令三旬九遇飧.晩節曾聞窮道見, 時人孰信困時言.恨深未了先人事, 恐負曾名處士村.【澤述弱冠時, 先師爲改所居滄洞里, 號爲滄東.又書滄東處士後滄居士八大字而贈之, 以寓勸學朱子之意.】倘得餘年粗樹立, 兩間無怍立軒軒. 고려(高麗)……않았고 고려가 망하고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고려왕조의 충신들이 벼슬하지 않고 두문동(杜門洞)으로 들어가 외부와 차단하며 살았다. 도령(陶令)은……먹었다네 도령은 진(晉)나라의 은사인 도잠(陶潛)으로, 진(晉)나라가 망하고 유송(劉宋)이 건국되자 정절(靖節)을 지켜 율리(栗里)에 은거하면서 아주 가난하게 살았다. 그의 〈의고(擬古)〉에 "동방의 한 선비, 옷도 제대로 못 입고, 한 달에 아홉 끼니로, 십 년 동안 갓 하나 쓰네.[東方有一士, 被服常不完, 三旬九遇食, 十年著一冠.]"라고 하였다. 《陶淵明集 卷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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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저물려 하다 春將暮 시흥이 요즈음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詩興伊來轉覺微오래지 않아 봄이 돌아감을 어이하리오 其如未久見春歸산음에서 어찌 거듭 수계할 수 있으랴239) 山陰那得重修禊기수에서 재차 옷 털어 입는 게 제격일세240) 沂上端宜再振衣다만 찬 독에 새술이 -원문 1자 결락- 두렵고 但恐甕寒新釀【缺】늦은 절기에 낙화가 드문 것이 다소 좋구나 差强節晩落花稀벗님 불러 이미 산에 오르기로 약속했으니 招朋已定登高約앞뜰을 깨끗이 쓸고 사립문을 닫지 않네 淨掃前庭不掩扉 詩興伊來轉覺微, 其如未久見春歸?山陰那得重修禊? 沂上端宜再振衣.但恐甕寒新釀【缺】, 差强節晩落花稀.招朋己定登高約, 淨掃前庭不掩扉. 산음(山陰)에서……있으랴 수계(修禊)는 옛날에 음력 3월 첫째 사일(巳日)인 상사일(上巳日)에 흐르는 물에 몸을 씻고 상서롭지 못한 것을 불제(祓除)하며 놀았던 일을 이른다. 진 목제(晉穆帝) 영화(永和) 9년(353) 상사일에 왕희지(王羲之), 사안(謝安), 손작(孫綽) 등 당대의 명사 40여 인이 회계(會稽) 산음(山陰)의 난정(蘭亭)에 모여서 수계를 행하고, 이어 곡수(曲水)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으면서 성대한 풍류놀이를 했던 고사가 전한다. 《古文眞寶 後集 卷1 蘭亭記》 기수(沂水)에서……제격일세 《논어》 〈선진(先進)〉에 공자의 제자 증점(曾點)이 자신의 뜻을 말하기를 "늦은 봄날 봄옷이 이루어지거든 어른 대여섯 사람, 동자 예닐곱 사람과 함께 기수에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고 시를 읊으면서 돌아오겠다.〔莫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라고 한 것을 차용한 것으로, 곧 현재 늦봄이므로 기수에서 목욕한 뒤에 옷의 먼지를 털고 입는 것이 제격이라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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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性 사람과 물이 모두 똑같이 혼연히 타고 나고 人物皆同賦渾然성인과 범인도 치우치고 온전한 차이가 없다오 聖凡亦不有偏全통하고 막힌 기의 다름에 따라 형체가 나누어지고 氣殊通塞分形日어둡고 밝은 재질의 다름에 따라 바탕을 품부받도다 才異昏明稟質年삼품으로 간주한 한자353)는 가소롭고 看作三層笑韓子이본으로 인식한 호현354)은 근심스럽네 認爲二本憫湖賢세상에 원래 공정한 논의가 있나니 世間元有公正論잘못된 견해는 속히 고쳐야 한다오 誤見端宜亟改悛 人物皆同賦渾然, 聖凡亦不有偏全.氣殊通塞分形日, 才異昏明稟質年.看作三層笑韓子, 認爲二本憫湖賢.世間元有公正論, 誤見端宜亟改悛. 삼품(三品)으로 간주한 한자(韓子) 한자는 당(唐)나라 학자 한유(韓愈)를 가리키고, 삼품은 그의 성삼품설(性三品說)을 이른다. 한유의 〈원성(原性)〉에 "성의 품등에는 상ㆍ중ㆍ하 세 가지가 있다. 상품은 선할 뿐이고, 중품은 인도하여 위나 아래로 가게 할 수도 있으며, 하품은 악할 뿐이다.[性之品有上中下三, 上焉者善焉而已矣, 中焉者可導而上下也, 下焉者惡焉而已矣.]"라고 하였다. 《昌黎文集 卷11》 이본(二本)으로 인식한 호현(湖賢) 호현은 조선 후기 성리학에서의 인물성동이(人物性同異)에 관한 논쟁 가운데 호론(湖論)을 주장한 한원진(韓元震) 등의 학자를 가리킨다. 이본은 근본을 둘로 여긴다는 뜻으로, 사람과 물의 본성이 다르다는 호론의 설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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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성 도중에 당형을 찾아뵙다 2수 ○을유년(1945) 往拜棠兄 碧城途中【二首○乙酉】 멀고 먼 길 혼자서 가며 遠遠隻行路흉중의 온갖 감정 쏟아내네 胸中百感斜백년하청은 소식이 없으니 淸河無信息늙어 이미 차질을 빚었구나 老將已蹉跎뭇 새는 다투어 벗을 부르고 群鳥爭呼友일천 숲은 다투어 꽃을 피우네 千林競發華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而余何事者육십에도 일가를 이루지 못하였나 六十未成家마저377)는 어찌 그리도 먼가 馬渚何迢遞용산378)은 구름 밖에 비껴있네 龍山雲外斜-마저(馬渚)와 용산(龍山)은 당형이 사는 곳이다.-공연히 준비하느라 얼마나 수고로웠나 幾勞空準擬이제야 차질을 빚지 않았구나 始得不蹉跎경물은 시 지을 재료를 제공하고 物態供詩料봄빛은 샌 귀밑머리를 질투하네 春光妬鬢華나그네 살이 누가 괴롭다 말하나 誰云行旅苦염려 잊어 집에 있는 것보다 낫다오 忘慮勝居家 遠遠隻行路, 胸中百感斜.淸河無信息, 老將已蹉跎.群鳥爭呼友, 千林競發華.而余何事者? 六十未成家.馬渚何迢遞? 龍山雲外斜.【馬渚龍山, 棠兄所居.】幾勞空準擬? 始得不蹉跎.物態供詩料, 春光妬鬢華.誰云行旅苦? 忘慮勝居家. 마저(馬渚) 지금의 전라북도 익산을 말한다. 용산(龍山) 지금의 전라북도 익산시 황등면 용산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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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의 모정에 제하다 題龍沼茅亭 한여름에 별안간 모정을 일으킨 건 炎天倉卒起茅亭창옹을 한번 올라보게 하기 위함이라오 爲是滄翁試一登이백은 어찌 애써 둥근 부채를 잡았는가164) 李白何勞團扇把파선은 마치 허공을 타고 나는 듯하였네165) 坡仙怳若太虛憑강산이 빼어난 곳엔 문장을 고양시키고 江山勝處文章助풍경이 아름다울 때엔 흥취를 돋우구나 風景佳時興趣增용마루가 다른 해에 완전히 갖추어지면 甍棟他年完美日응당 이내 늙은 몸을 전조로 삼으리라 應將老物作前徵 炎天倉卒起茅亭, 爲是滄翁試一登.李白何勞團扇把, 坡仙怳若太虛憑.江山勝處文章助, 風景佳時興趣增.甍棟他年完美日, 應將老物作前徵. 이백(李白)은……잡았는가 당(唐)나라 이백이 지은 〈여름날 산중에서[夏日山中]〉 시에 "흰 깃 부채를 게을리 흔들면서, 푸른 숲속에 맨몸으로 있다오.[嬾搖白羽扇, 躶體靑林中.]"라고 하였는데, 여기서는 이를 원용하여, 모정에 올라와 보니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굳이 부채를 쓸 필요가 없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李太白集 卷22》 파선(坡仙)은……듯하였네 파선은 송(宋)나라의 대문호인 소식(蘇軾)으로, 그의 자는 자첨(子瞻), 호는 동파거사(東坡居士)ㆍ파공(坡公)ㆍ파선이다. 소순(蘇洵)의 아들이며 소철(蘇轍)의 형으로 대소(大蘇)라고 불린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다. 소식이 지은 〈전적벽부(前赤壁賦)〉에 "일엽편주의 가는 바를 따라 아득한 만경창파를 헤쳐 가니, 광대하기는 마치 허공을 타고 바람을 몰아 가서 그칠 줄을 모르는 것 같고, 경쾌하기는 마치 속세를 버리고 우뚝 서서 깃을 달고 신선이 되어 등천하는 것과 같도다.[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如憑虛御風而不知其所止, 飄飄乎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라고 하였는데, 이를 원용하여 이렇게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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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마주하며 對月 좋은 밤 푸른 하늘에 달이 떠오르니 良宵有月上蒼空그대와 삼영302)을 함께함을 몹시 기뻐한다오 剛喜與君三影同온갖 계책으로 맛있는 술 도모할 것 없고 百計且休謀旨酒한 푼 돈으로도 맑은 바람 살 필요 없다네303) 一錢亦不買淸風문장은 그 누가 다시 사후에 전하리오 文章孰復傳身後부귀는 일찍이 꿈도 꾼 적이 없었다오 富貴曾無到夢中태백이 당년에 술잔 멈추고 물은 일을304) 太白當年停問事말을 잊은 이 창주 늙은이에게 넘겨주네 忘言輸與滄洲翁 良宵有月上蒼空, 剛喜與君三影同.百計且休謀旨酒, 一錢亦不買淸風.文章孰復傳身後? 富貴曾無到夢中.太白當年停問事, 忘言輸與滄洲翁. 삼영(三影) 당(唐)나라 이백(李白)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 "잔 들어 밝은 달 맞으니, 그림자를 대하매 세 사람이 되었네.[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잔속에 비치는 모습과 달에 비치는 그림자에 자신을 합하여 셋이 됨을 말한 것이다. 한……없다네 당나라 이백의 〈양양가(襄陽歌)〉 시에 "맑은 바람 밝은 달은 한 푼 돈이라도 들여 살 것 없고, 옥산은 스스로 무너졌지 남이 민 게 아니로다.[淸風明月不用一錢買, 玉山自倒非人推.]"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李太白集 卷6》 태백(太白)이……일을 태백은 이백(李白)의 자이다. 이백의 〈파주문월(把酒問月)〉 시에 "푸른 하늘에 달이 뜬 지 그 몇 해이던고? 내 지금 술잔 멈추고 한번 너에게 묻노라.[靑天有月來幾時? 我今停杯一問之.]"라고 한 구절을 두고 이렇게 말한 것이다. 《李太白集 卷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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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에 立春日 오늘 아침은 입춘이라 今朝立春日집집마다 장수와 부를 축원하네 家家壽富祝아 나는 남들과 달리 嗟余異乎人잠들어 깨지 않기를370) 축원한다오 尙寐無訛祝밝은 하늘 오래 회복되지 않아371) 皓天久不復세도를 축원하는 희망 끊겼네 望絶世道祝되려 가련하네 굴삼려가 却憐屈三閭부질없이 장수를 축원한 일372)이 謾事長年祝 今朝立春日, 家家壽富祝.嗟余異乎人, 尙寐無訛祝.皓天久不復, 望絶世道祝.却憐屈三閭, 謾事長年祝. 잠들어 깨지 않기를 잠이 든 상태에서 영원히 깨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로, 근심 걱정이 많아 차라리 모든 것을 잊고 죽고 싶다는 말이다. 《시경》 〈왕풍(王風) 토원(兔爰)〉에 "온갖 근심 모여드니, 차라리 잠이 들어 깨어나지 말았으면.[逢此百罹, 尙寐無吪.]"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밝은……않아 《순자(荀子)》 〈부(賦)〉에 "밝은 하늘이 회복되지 않아 근심이 끝도 없구나. 천년 이후에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니 이것이 도의 당연함이다. 제자들이여 힘써 공부하라, 하늘이 잊지 않으리라.[皓天不復, 憂無疆也. 千秋必反, 道之常也. 弟子勉學! 天不忘也.]"라고 하였다. 굴삼려(屈三閭)가……일 굴삼려는 삼려대부(三閭大夫)를 지낸 전국 시대 초(楚)나라의 굴원(屈原)으로, 그의 《초사(楚辭)》 〈원유(遠遊)〉에 "헌원을 붙좇지 못함이여, 내 장차 왕교 따라 노닐리라. 육기를 먹고 항해를 마심이여, 정양으로 양치질하고 아침놀을 머금는다.[軒轅不可攀援兮, 吾將從王喬而娛戱. 餐六氣而飮沆瀣兮, 漱正陽而含朝霞.]"라고 하여, 신선을 기리며 장생을 노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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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열 승현 의 선비인 이씨의 효행을 듣고 찬탄하여 쓰다 聞崔道悅【承鉉】先妣李氏孝行, 贊嘆而題 시부모가 오랜 병환에도 장수하고 평안하니 尊嫜積患禱而平최씨 집안에 부도가 이루어졌구나 崔氏家中婦道成원성은 세 단을 만들어 옛 법을 남기고558) 元聖三壇遺古法잔릉은 저녁마다 참된 정성을 쏟았다오559) 孱陵每夕用眞誠정화수 한 그릇에 마음이 천지신명과 통하고 井華一器心通祇콩알을 천 번 세며 절하여 북두성을 감동시켰네 豆粒千番拜感星쇠퇴한 풍속이 이처럼 도도한 날에 頹俗滔滔如許日이 일을 들으니 눈과 마음을 깨게 하누나 令人聞此眼心醒 尊嫜積患禱而平, 崔氏家中婦道成.元聖三壇遺古法, 孱陵每夕用眞誠.井華一器心通祇, 豆粒千番拜感星.頹俗滔滔如許日, 令人聞此眼心醒. 원성(元聖)은……남기고 원성은 대성인(大聖人)이란 뜻으로 주공(周公)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최승현의 선비(先妣)를 주공에 빗대어 말한 것이다. 일찍이 주 무왕(周武王)이 병들었을 때, 주공이 세 단〔三壇〕을 만들고 태왕(太王), 왕계(王季), 문왕(文王)에게 무왕 대신 자기를 죽게 해 달라고 기도한 다음, 세 거북에게 점을 쳐 보니 모두 길조(吉兆)가 나왔고, 서궤(書匱)의 자물쇠를 열고 점서(占書)를 꺼내어 보니 거기에도 길조가 나타났는데 바로 그다음 날에 무왕의 병이 과연 나았다는 고사를 원용에서 온 말이다. 《書經 周書 金縢》 잔릉(孱陵)은……쏟았다오 잔릉은 남제(南齊) 때 잔릉 현령(孱陵縣令)을 지낸 유검루(庾黔婁)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최승현의 선비를 유검루에 빗대어 말한 것이다. 유검루는 잔릉 현령으로 임소에 부임한 지 10일도 못되어 갑자기 놀라 온몸에 땀이 흐르므로 이상하게 여겨 벼슬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가 병에 걸려 위독하였는데, 이에 저녁이 되면 매양 북극성에 머리를 조아리고 자신이 대신 죽기를 기원한 고사가 있다. 《南史 卷50 黔婁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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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파의 〈누실〉 원운에 차운하다 주인은 기노백이다. 次蓮坡陋室原韻【主人奇老栢】 세 산이 정립하여 안양을 호위하는데 三山鼎立護安陽천 권 경서로 가득한 한 초당이 있도다 千卷經書一草堂천석과의 인연 있으니 원래 비속하지 않고 泉石有緣元不俗훌륭한 가업394)을 이으니 또한 광채를 더하누나 箕裘繼業亦增光어찌 진수성찬을 가득 차린 밥상395)을 구하랴 那求案食方成丈늘 향기를 보내주는 뜨락의 꽃을 사랑한다오 自愛庭葩每送香만년에 청복396)을 누리는 건 우연이 아니니 淸福晩年非偶爾참된 공부가 나날이 향상됨을 볼 수 있네 眞工看取日長長 三山鼎立護安陽, 千卷經書一草堂.泉石有緣元不俗, 箕裘繼業亦增光.那求案食方成丈? 自愛庭葩每送香.淸福晩年非偶爾, 眞工看取日長長. 훌륭한 가업(家業) 원문의 '기구(箕裘)'는 키와 가죽옷이라는 뜻으로, 가업(家業)을 비유하는 말이다. 《예기》 〈학기(學記)〉에 "《예기》 〈학기(學記)〉에 "훌륭한 대장장이의 아들은 반드시 갖옷을 만드는 것을 배우고, 훌륭한 궁인의 아들은 반드시 키를 만드는 것을 배운다.[良冶之子, 必學爲裘, 良弓之子, 必學爲箕.]"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진수성찬을……밥상 사방 열 자 가량의 진수성찬을 차려놓은 밥상이라는 뜻의 '식전방장(食前方丈)'에서 온 표현으로, 《맹자》 〈진심 하(盡心下)〉에 "밥상 앞에 음식이 사방 열 자나 차려놓은 것과 시첩이 수백 명이 모시는 것을 나는 뜻을 얻더라도 하지 않는다.[食前方丈, 侍妾數百人, 我得志, 弗爲也.]"라고 하였다. 청복(淸福) 세속의 일에 얽매이지 않은 채 맑고 한가롭게 사는 복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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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 정운봉에게 주다 贈鄭秀才雲鳳 학문에는 예전부터 거짓과 참이 있으니 爲學從來有假眞의당 젊은 시절에 분별해야만 하네 判分宜在少年辰떨어진 꽃은 서리 속 국화로 인정키 어렵고 落英難許霜中菊타지 않아야 끝내 불 속의 구슬을 보리라 不燼終看火裏珍스스로 돌이켜 올곧을 때 대적할 사람 없고40) 自反縮時人莫敵자기의 사욕을 극복하면 세상이 인에 귀의하리41) 己私克處世歸仁밝은 식견은 글에서 얻음을 분명히 알았으니 懸知明見於書得다시 선현의 말로 나룻배42)를 만들어 보리라 更把前言作筏津 爲學從來有假眞, 判分宜在少年辰.落英難許霜中菊, 不燼終看火裏珍.自反縮時人莫敵, 己私克處世歸仁.懸知明見於書得, 更把前言作筏津. 스스로……없고 《맹자》 〈공손추 상〉에 증자가 자양(子襄)에게 용기를 설명하면서 "스스로 돌이켜서 정직하다면 비록 천만 명이 있더라도 내가 가서 대적할 수 있다.〔自反而縮, 雖千萬人, 吾往矣.〕"라고 하였다. 자기의……귀의하리 《논어》 〈안연(顔淵)〉에 보이는 말이다. 안연(顔淵)이 일찍이 인(仁)에 대하여 묻자,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사욕을 이기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하루라도 사욕을 이기고서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그 인을 허여할 것이다. 인을 행하는 것은 자기에게 달려 있다. 어찌 남을 통해서 하는 것이겠는가.[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人乎哉?]"라고 하였다. 나룻배 원문의 '筏津'은 보통 '津筏'로 많이 쓰이는데 여기서는 운자를 맞추기 위해 순서를 바꾼 것이다. 이는 강을 건너는 뗏목이라는 뜻으로 어떤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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