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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에 뜻을 쓰다 秋日書志 선비가 몸을 이룸은 바로 지금이니 士子成身正此時무위와 빈천이 어찌 뜻을 옮길 수 있겠는가 武威貧賤豈能移말세에는 고상하게 행동하기 어렵다 말 말라 莫言末劫難高蹈그저 참된 이치를 분명히 아는 데 달려 있으니 只在眞詮要的知양단과 웅어60)를 일찍 판단하지 못하였으니 兩段熊魚無早判오랑캐 금수 같은 일신은 끝내 어디로 돌아갈까 一身夷獸竟安歸백세 이전과 천년 뒤를 생각하며 百世在前千歲後가을바람에 홀로 서니 마음이 아득하네 西風獨立有悠思 士子成身正此時, 武威貧賤豈能移?莫言末劫難高蹈, 只在眞詮要的知.兩段熊魚無早判, 一身夷獸竟安歸?百世在前千歲後, 西風獨立有悠思. 양단(兩段)과 웅어(熊魚) 양단은 양쪽 끝으로, 중론(衆論)이 같지 않음의 극치(極致)를 이른다. 《중용장구》 제6장에 "순 임금은 큰 지혜이실 것이다. 순 임금은 묻기를 좋아하시고 천근한 말씀을 살피기 좋아하시되, 악을 숨겨 주고 선을 드날리시며, 양쪽 끝을 잡으시어 그 중도를 백성에게 쓰시니, 이 때문에 순 임금이 되신 것이다.[舜其大知也與! 舜好問而好察邇言, 隱惡而揚善, 執其兩端, 用其中於民, 其斯以爲舜乎!]"라고 하였다. 웅어는 곰발바닥[熊掌]과 물고기 음식 중에 택일하라면 물고기보다는 웅장을 택한다는 말로서, 생사(生死)의 선택에 있어 구차히 살기보다 떳떳하게 의리(義理)를 따라 죽는 것을 택하는 비유로 쓰인다. 《孟子 告子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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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에. 두 공부의 시에 차운하다112) 冬至日 次杜工部韻 동짓날이 되었다는 소식이 책상에 이르니 日南至報到芸牀이달 달력에는 제 몇째 줄에 있는가 是月蓂書第幾行여섯 대롱의 가회는 평지에 비동하고113) 六管葭灰平地動일천 집의 팥죽은 부엌 가득 향기롭네 千家豆粥滿廚香시구 짓고서 이윽고 붓을 휘두르고 題句俄然揮筆翰높은 곳에 올라 곧 다시 옷을 터네 登高旋復振衣裳천인이 이제부터 상관있게 되었으니 天人自此相關處군자의 도가 점점 자람을 응당 보리라 君子應看道漸長 日南至報到芸牀, 是月蓂書第幾行?六管葭灰平地動, 千家豆粥滿廚香.題句俄然揮筆翰, 登高旋復振衣裳.天人自此相關處, 君子應看道漸長. 두 공부(杜工部) 시에 차운하다 이 시는 《두시상주(杜詩詳註)》 권6에 〈지일견흥기북성구각로양원고인(至日遣興寄北省舊閣老兩院故人)〉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여섯……비동(飛動)하고 동짓날이 되었다는 말이다. 옛날에는 갈대 속의 엷은 막(膜)을 태운 가회(葭灰)라는 재를 율관(律管)에 넣어 기후를 측정했는데, 동지에 이르면 황종(黃鐘)의 율관에 든 재가 비동하였다고 한다. 《律呂新書 卷1》 두보의 시에 "다섯 무늬의 자수에 가느다란 실이 더 보태지고, 여섯 대롱의 갈대를 부니, 날리는 재가 비동하네.[刺繡五紋添弱線, 吹葭六管動飛灰.]' 하였다."라고 하였다. 《山堂肆考 卷14 時令 添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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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병을 앓다 久病 태어난 뒤로 아직 칠십 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生來未滿七旬年무슨 일로 오랫동안 병 앓아 죽을 지경에 이르렀나 久病㱡㱡底事然젊어서 공부에 힘쓰지 않음은 이제 그만이거니와 少不勤工嗟已矣늙을수록 더욱 강인해져야 함은440) 전혀 능하지 못하네 老當益壯莫能焉집안사람들은 모두 다 적국의 사람 되었고441) 皆爲敵國家人輩옛 친구들은 전부 다 타향사람 되었다오 盡作殊方故舊緣비록 한 가닥 정신은 남아 있다고 해도 縱道神精餘一縷귀관이 지척이라 가련하기 그지없구나 鬼關咫尺却堪憐 生來未滿七旬年, 久病㱡㱡底事然?少不勤工嗟已矣, 老當益壯莫能焉.皆爲敵國家人輩, 盡作殊方故舊緣.縱道神精餘一縷, 鬼關咫尺却堪憐. 늙을수록……함은 후한(後漢)의 명장 마원(馬援)이 일찍이 농(隴), 한(漢) 지방을 전유(轉游)할 적에 항상 빈객들에게 말하기를 "장부는 뜻을 가짐에 있어 곤궁할수록 더욱 견고해져야 하고, 늙을수록 더욱 강인해져야 한다.[丈夫爲志, 窮當益堅, 老當益壯.]"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집안사람들은……되었고 자신의 덕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전국 시대 위(魏)나라 무후(武侯)가 배를 타고 서하(西河)의 중류(中流)를 내려가다가 오기(吳起)를 돌아보고는, 산천이 험고한 것이야말로 위나라의 보배라고 자랑하자, 오기가 "사람의 덕에 달려 있지, 산천의 험고함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통치자가 덕을 닦지 않으면 이 배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적국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在德不在險, 若君不修德, 舟中之人盡爲敵國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史記 卷65 孫子吳起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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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음집》 가운데 '시시를 지나다가 느낌이 일어' 시267)에 차운하다 次漢陰集中過柴市有感韻 오래도록 갇혔다가 결국 오랑캐에게 피살되었지만 久囚竟見被虜兵천추에 인을 이루었으니 부끄러움 없으리라 千秋無愧得仁成평생의 사업은 비록 이루지 못했지만 平生事業雖未遂한 줄기 인륜이 이분 덕분에 더욱 밝아졌네 一脈綱常賴益明〈정기가〉에서 일찍이 지절을 말하였고 正氣歌曾言志節하늘 떠받드는 꿈268)은 이미 충정과 합하였네 擎天夢已協忠貞당시에 느낌 이니 경앙하는 마음 더욱 어찌 그치랴 感時景仰尤何已한음의 시에 거듭 탄식하며 방성대곡한다오 重歎漢陰詩放聲 久囚竟見被虜兵, 千秋無愧得仁成.平生事業雖未遂, 一脈綱常賴益明.《正氣歌》曾言志節, 擎天夢已協忠貞.感時景仰尤何已? 重歎漢陰詩放聲. 한음집(漢陰集)……시 이 시는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의 《한음문고(漢陰文稿)》 권2에 보인다. 시시(柴市)는 연경에 있는 거리로, 남송(南宋)의 충신 문천상(文天祥)이 끌려가 처형된 곳이다. 문천상은 원나라의 장수 장홍범(張弘範)에게 패하여 연옥(燕獄)에 3년 동안 구금되어 있었으나 끝내 절개를 굽히지 않고 시시(柴市)에서 피살되었는데, 형(刑)에 임하자 "아득히 밀려오는 나의 이 슬픔, 하늘에 표준이 어디 있는가.[悠悠我心悲, 蒼天曷有極.]"라는 내용의 〈정기가(正氣歌)〉를 지어 뜻을 보였다. 이에 원나라 세조(世祖)는 참으로 남자라고 칭찬하였다. 《宋史 文天祥列傳》 하늘 떠받드는 꿈 송(宋)나라 말년에 어느 사람이 꿈을 꾸고 나서 "하늘이 무너지려는데 문천상(文天祥)이 하늘을 떠받들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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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군 구용 에게 지어 주다 ○3수 贈成君【九鏞○三首】 병세가 깊은지라 몸이 황천에 들어간 듯한데 病深身若入重泉하늘이 고명한 벗을 보내 묵은 인연을 잇게 하네 天遣高朋續舊緣나를 흥기시키는 난초 같은 말205)을 기쁘게 들으니 喜聽蘭言能起我상쾌하기가 문득 하늘을 오르는 신선과 같구나 爽然却似陟神仙졸졸 흘러나오는 물이 쌓여 샘물을 이루니 涓涓一滴積成泉사반공배206)의 일을 찾아 첫 인연으로 삼아야 하네 事半功尋作始緣오래도록 용맹정진해야 성과를 이루나니 勇且久兮方結果옛사람의 밝은 비결은 신선과 같다네 古人明訣若神仙상천을 감격시키고 또 황천을 격동시키니 上天格又動重泉언행이 이루어질 때 묘한 인연을 본다오 言行成時見妙緣조화옹이 태양을 되돌리는 걸 보노라니 看取化權回奪日육신에 날개 돋아 홀연히 신선이 되누나 肉身羽翰忽成仙 病深身若入重泉, 天遣高朋續舊緣.喜聽蘭言能起我, 爽然却似陟神仙.涓涓一滴積成泉, 事半功尋作始緣.勇且久兮方結果, 古人明訣若神仙.上天格又動重泉, 言行成時見妙緣.看取化權回奪日, 肉身羽翰忽成仙. 난초 같은 말 원문의 난언(蘭言)은 의기투합하는 말을 뜻한다. 《주역》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예리함이 쇠를 자를 만하고, 마음을 함께한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사반공배(事半功倍) 들인 공력은 적으나 이룬 공로는 많다는 말로, 《맹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일은 옛사람의 절반만 해도 공효가 배가 되는 것은 오직 지금이 그러할 것이다.[事半古之人, 功必倍之, 惟此時爲然.]"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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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이경순이 방문해주다 李友敬循見訪 언제 처음 만났다고365) 지금 백발이 되었는가 傾蓋何時今白頭오십 년 세월이 빨리 흘러 그친 적이 없구나 歲馳五十不曾休한양에서 뽕밭이 바다로 바뀐 것을 깊이 통한하고 痛深桑變漢陽日계화도에서 태산이 무너진 것366)에 눈물을 뿌렸다오 揮淚山頹桂島秋세상은 원수 내쫓고 나라 회복한 운수를 만나고 世際驅讐復國運생각은 성인 높이고 이단 배척하는 계책을 함께했네 思同尊聖斥邪籌분분히 모였다가 곧 헤어짐을 슬퍼할 것 없으니 紛悤旋別未須悵우리 사림의 무궁한 수치를 깨끗이 씻어야 하리 要洗吾林不盡羞 傾蓋何時今白頭? 歲馳五十不曾休.痛深桑變漢陽日, 揮淚山頹桂島秋.世際驅讐復國運, 思同尊聖斥邪籌.紛悤旋別未須悵, 要洗吾林不盡羞. 처음 만났다고 원문의 경개(傾蓋)는 길가에서 서로 만나 수레 덮개를 기울이고 잠깐 이야기한다는 뜻으로, 두 사람이 서로 처음 만난 때를 말한다. 《사기(史記)》 권83 〈추양열전(鄒陽列傳)〉에 "흰머리가 되도록 오래 사귀었어도 처음 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 수레 덮개를 기울이고 잠깐 이야기해도 오랜 벗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有白頭如新, 傾蓋如故.]"라고 한 말에서 유래하였다. 태산(泰山)이 무너진 것 공자(孔子)가 어느 날 노래하기를 "태산이 무너지겠구나. 대들보가 쓰러지겠구나. 철인이 시들겠구나.[泰山其頹乎! 梁木其壞乎! 哲人其萎乎!]"라고 하였는데, 그로부터 병이 나서 7일 만에 별세한 고사에서 온 말이다. 《禮記 檀弓上》 태산이 무너졌다는 것은 선사(先師)의 죽음에 대한 비유로 쓴 말로, 여기서는 후창의 스승인 전우(田愚)의 죽음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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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장에게 부쳐 드리다 寄呈悅丈 고운 얼굴에 백발로 우뚝 서니 韶顔華髮立亭亭속세를 초탈한 난곡이 멈춘 듯147) 超脫塵埃鸞鵠停팔십일 세인데도 학문에 힘쓰고 八十一年猶勉學백천만 일에 이미 형체를 잊었네148) 百千萬事已忘形마음 의탁한 겨울 뒤의 기약 믿으나 託心縱信期寒後해가 지나도록 문안 못해 늘 탄식했네 修候常歎阻歲經하늘 가득한 병화에 흉년이 들었으니 兵火漲天年不熟정토산 멋진 모임을 어찌 다시 이루랴 淨山勝會那重成 韶顔華髮立亭亭, 超脫塵埃鸞鵠停.八十一年猶勉學, 百千萬事已忘形.託心縱信期寒後, 修候常歎阻歲經.兵火漲天年不熟, 淨山勝會那重成? 난곡(鸞鵠)이 멈춘 듯 사람의 위의(威儀)와 태도가 단정하고 엄숙(嚴肅)함을 형용하는 말이다. 당(唐)나라 한유(韓愈)의 〈전중소감마군묘명(殿中少監馬君墓銘)〉에 "물러나와 소부를 보건대 푸른 대와 벽오동에 난새와 고니가 우뚝 서 있는 듯하였으니, 가업을 제대로 지킬 만한 분이었다.〔退見少傅, 翠竹碧梧, 鸞鵠停峙, 能守其業者也.〕"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韓昌黎集 卷33》 형체 잊었네 원문의 '망형(忘形)'으로, 물아(物我)를 초탈한다는 뜻이다. 《장자(莊子)》 〈양왕(讓王)〉에 "정신을 보양하는 자는 형체를 잊고, 형체를 기르는 자는 이욕을 잊으며, 도를 터득한 자는 마음을 잊는다.〔養志者忘形, 養形者忘利, 致道者忘心矣.〕"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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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쌍수 산성4)을 보고 觀雙樹山城廢址 금강 가의 옛 성 황폐해졌으니 古城荒落錦江頭나그네는 상심하고 물은 절로 흐르네 客自傷心水自流예전에 동학교도를 소탕한 날이요5) 如昨掃平東匪日일찍이 한양을 회복한 해였다오6) 曾經興復漢陽秋남쪽 진압할 계책 없이 공연히 누각만 남았으니 鎭南無策空留閣임금 향한 마음으로 누가 홀로 누각에 오르랴 控北何人獨上樓저물녘 서풍에 기대 두어 곡조 노래하니 晩倚西風歌數疊물속 고기 우는 새와 근심이 일반이라네 潛魚啼鳥一般愁 古城荒落錦江頭, 客自傷心水自流.如昨掃平東匪日, 曾經興復漢陽秋.鎭南無策空留閣, 控北何人獨上樓?晩倚西風歌數疊, 潛魚啼鳥一般愁. 쌍수 산성(雙樹山城) 충청남도 공주(公州)에 위치한 산성으로, 옛 이름은 공산성(公山城)이다. 1624년(인조2)에 이괄(李适)이 난을 일으키자 인조가 난을 피해 이 성안의 두 그루 나무 아래에 머물렀다. 그로 인해 이곳을 쌍수 산성이라고 이름하게 되었다. 《萬機要覽 軍政編4 關防》 예전에……날이요 우금치 전투를 말한다. 1894년(고종31) 11월 겨울에 동학농민군이 공주의 우금치에서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일본군의 연합군과 싸워 전멸당하였다. 일찍이……해였다오 1624년(인조2) 이괄(李适)의 난으로 인조는 공주(公州)로 피난을 갔다가 이해 2월 15일에 이괄이 죽게 되어 난이 평정되자, 2월 22일에 환도(還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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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진의 산수정 시에 차운하다 次鄭國振山水亭韻 정자가 초연하게 산수에 있으니 亭子超然山水間맑은 정취는 진세에서 보기 더욱 어려운 것이네 更難淸致見塵寰심기(心機)가 활발발하니 물고기 노닐며 뛰고397) 活機潑潑游魚躍즐거운 마음 연결되니 새가 노래하며 돌아오네398) 樂意關關啼鳥還봄빛이 사방을 둘러싸니 그림인 듯 곱고 春色四環姸似畵달빛이 막 비추니 그 모습 활처럼 굽었네 月光初照曲如彎지인399)의 귀결처를 그대는 알고 있으리니 智仁歸趣君應識등림하여 부질없이 한가히 보내는 것 아니라네 不是登臨謾作閒 亭子超然山水間, 更難淸致見塵寰.活機潑潑游魚躍, 樂意關關啼鳥還.春色四環姸似畵, 月光初照曲如彎.智仁歸趣君應識, 不是登臨謾作閒. 심기(心機)가……뛰고 《중용장구》 제12장에서 "솔개가 날아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가 연못에서 뛰논다.[鳶飛戾天, 魚躍于淵.]"라는 《시경》의 시를 인용한 것에 대해, 정호(程顥)가 "자사가 긴요하게 사람을 위한 곳으로, 활발발한 곳이다.[子思喫緊爲人處, 活潑潑地.]"라고 하였다. 활발발은 생기(生氣)가 충만한 뜻이다. 즐거운……돌아오네 송(宋)나라 석연년(石延年)의 시에 "즐거운 마음 연결되니 새는 마주보고 노래하고, 싱그런 향내 끊이지 않으니 나무에 꽃이 어우러지네.[樂意相關禽對語, 生香不斷樹交花.]"라고 하였는데, 정자(程子)는 "호연지기를 볼 수 있다.[可以見得浩然之氣.]"라고 평하였다. 지인(智仁) 산수(山水)를 좋아하는 지혜롭고 어진 덕을 이른다. 《論語 雍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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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당 형이 내가 올해 회갑이라 하여 앞 운 그대로 시를 부쳐왔기에 또 차운하여 드리다 2수 晩棠兄以余今年回甲 仍前韻寄詩 又次呈上【二首】 우리 집안 장수의 길은 어찌 그리 곤궁한가 吾家壽道一何窮누대토록 회갑 맞은 사람을 찾기 어렵다오 周甲難尋累世中덕행은 실지를 실천하지 않은 적 없었는데 德行非無曾踏實하는 일은 모두 허사가 되었으니 어이하랴 事爲其柰總成空재랑 선조230) 뒤로 유독 나 뿐이니 齋郞祖後偏歸我조화옹 앞에서 공평하지 못함을 원망하네 造化翁前怨不公오늘 아침에 마음으로 축원하는 글 삼가 읽는데 奉讀今朝心祝語사례할 말이 없으니 어리석은 사람 같구나 無言可謝呆人同나이 많음을 귀히 여김은 이치 궁구할 수 있어서인데 所貴年高理可窮내 나이 육순인데 진세에 매몰됨을 어찌하리오 柰吾乾沒六旬中행실은 잘못이 많으니 결국 망령되었고 行多舛錯終歸妄견식은 정밀함 부족하니 끝내 아무것도 없네 見欠精明竟落空세도를 도운 아주 작은 공도 없고 絲髮功無裨世道구릉처럼 허물만 쌓여 선친께 누가 되었네 山丘咎積累先公참된 공부라고 칭찬 넘쳐나니 외려 부끄러운데 眞工溢獎猶堪愧하물며 옛사람과 지금 사람이 같지 않다 하는가 矧謂古今人莫同 吾家壽道一何窮? 周甲難尋累世中.德行非無曾踏實, 事爲其柰總成空.齋郞祖後偏歸我, 造化翁前怨不公.奉讀今朝心祝語, 無言可謝呆人同.所貴年高理可窮, 柰吾乾沒六旬中?行多舛錯終歸妄, 見欠精明竟落空.絲髮功無裨世道, 山丘咎積累先公.眞工溢獎猶堪愧, 矧謂古今人莫同? 재랑(齋郞) 선조 김택술의 11대조인 죽계(竹溪) 김횡(金鋐)을 가리킨다. 학행으로 경기전 참봉(慶基殿參奉)에 천거되었다. 《後滄集 卷26 慶基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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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재179) 어른의 세 아들을 방문하다 訪小心齋丈三子 십년 만에 목산 동쪽을 재차 방문하니 十年再訪鶩山東세 옥수180)가 우뚝 솟아 부친의 풍모를 볼 수 있네 三樹亭亭見父風간특함을 어찌 유학의 세계에 용납하리오 奸慝寧容儒學界춘추 의리는 본디 성인의 경서 속에 있다네 春秋自在聖經中천 가닥 흰 귀밑머리를 함께 가련히 여기고 共憐鬢髮千莖白한 조각 붉은 마음181)만을 오직 믿을 뿐이라오 只信靈臺一片紅이별의 눈물 흩뿌려 흐르는 강물을 더하는데 別淚揮添江水去변함없는 경색은 옛날 그대로의 모습이구나 依然景色舊時同 十年再訪鶩山東, 三樹亭亭見父風.奸慝寧容儒學界, 春秋自在聖經中.共憐鬢髮千莖白, 只信靈臺一片紅.別淚揮溙江水去, 依然景色舊時同. 소심재(小心齋) 황종복(黃鐘復, 1858~1935)으로, 소심재는 그의 호이다. 충청도 출신으로 간재(艮齋) 전우(田愚)의 문인이다. 세 옥수(玉樹) 황종복의 세 아들을 가리킨다. 옥수는 남의 집의 훌륭한 자제를 비유하는 말로, 진(晉)나라 때 사안(謝安)이 자질(子姪)들에게 "어찌하여 사람들은 자기 자제가 출중하기를 바라는가?"라고 묻자, 조카 사현(謝玄)이 "비유하자면 마치 지란과 옥수가 자기 집 뜰에 자라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譬如芝蘭玉樹, 欲使其生於階庭耳.]"라고 대답한 데서 유래하였다. 《晉書 卷79 謝安列傳》 마음 원문의 영대(靈臺)를 번역한 것이다. 《장자(莊子)》 〈경상초(庚桑楚)〉에 "영대 속에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不可內於靈臺]"라고 하였는데, 곽상(郭象)이 주(註)에서 "영대는 마음이다."라고 풀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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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군 정호 찬문 의 〈선고 묘소의 석물〉 시에 차운하다 次趙君正豪【燦文】先考墓石儀韻 소나무 가 무덤 풀이 여덟 번 새로 났는데 松儂墓草八番新돌 깎아 석물 만드니 사방에서 흠모하누나 伐石成儀歆四隣후손에게 복을 끼칠430) 훌륭한 계책은 세속의 모범 되었고 裕後嘉謨曾範俗선친을 계술하는431) 어진 아들은 또한 진세를 벗어났도다 述先賢子亦超塵산은 길지를 고르니 유택을 마련하고 山惟吉地占幽宅때는 좋은 시절이니 중춘에 해당하네 時適良辰屬仲春평소 교칠처럼 굳었던432) 우의를 추억하니 追憶平生膠漆誼이날 지은 시를 보고 자주 감탄한다오 題詩此日感歎頻 松儂墓草八番新, 伐石成儀歆四隣.裕後嘉謨曾範俗, 述先賢子亦超塵.山惟吉地占幽宅, 時適良辰屬仲春.追憶平生膠漆誼, 題詩此日感歎頻. 후손에게 복을 끼칠 원문의 유후(裕後)는 《서경》 〈중훼지고(仲虺之誥)〉에 "의로써 일을 제재하고 예로써 마음을 제재해야 후손들에게 넉넉함을 드리울 것이다.[以義制事, 以禮制心, 垂裕後昆.]"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선친을 계술(繼述)하는 《중용장구》 제19장에 "무릇 효란 부모의 뜻을 잘 계승하며 부모의 일을 잘 조술하는 것이다.[武王周公, 其達孝矣乎. 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교칠(膠漆)처럼 굳으며 후한(後漢) 때 뇌의(雷義)와 진중(陳重)은 젊어서부터 우의가 매우 두터웠는데, 그 향리 사람들이 말하기를 "아교와 옻칠이 견고하다고 하지만, 뇌의와 진중의 사이만은 못하리라.[膠漆自謂堅, 不如陳與雷.]"라고 한 고사에서 온 말이다. 《後漢書 卷81 陳重雷義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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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군의 말을 듣고 시를 지어 보여 주다 聞羅君有言, 詩以示之 서로 알아줌은 원래 마음 알아줌이 귀하니 相識元來貴識心삼년 동안 가르침에 더욱 정이 깊어지누나 三年敎學更情深형적을 가지고 동이를 구분하지 말고 莫將形迹分同異흉금을 활짝 열고 고금을 통찰해야 한다오 須豁胸襟洞古今서를 힘써서 행할 때엔44) 사람의 허물이 적어지고 强恕行時人寡過사심을 조금이라도 쓰는 곳엔 상제가 밝게 임한다네45) 微私用處帝明臨모두가 우리들이 이치 연구를 게을리함에서 비롯되니 總緣吾輩疏硏理서재 창가에서 촌음을 아껴 학문에 힘쓰시게나 且向書窓惜寸陰 相識元來貴識心, 三年敎學更情深.莫將形迹分同異, 須豁胸襟洞古今.强恕行時人寡過, 微私用處帝明臨.總緣吾輩疏硏理, 且向書窓惜寸陰. 서(恕)를……때엔 서(恕)는 자신의 마음을 가지고 남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서(恕)를 힘써서 행하면 인(仁)을 구함이 이보다 가까울 수 없다.强恕而行 求仁莫近焉〕"라고 한 것을 원용하였다. 상제(上帝)가 밝게 임한다네 《시경》 〈대아(大雅) 대명편(大明篇)〉에 "상제께서 너에게 임하셨으니, 너의 마음에 의심하지 말라.[上帝臨女, 無貳爾心.]"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여기서는 하늘이 언제 어디서나 네가 하는 것을 모두 잘 안다는 뜻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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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쓰다 偶題 일만 권의 서책이 쌓여 있는 그윽한 방 안에서 萬卷書中一室深홀로 세속 밖에 거하니 또한 이 무슨 마음인고 獨居物外亦何心마른밥과 채소 먹는 건106) 내가 즐길 수 있거니와 飯糇茹草吾能樂풍월을 읊조리는 건 세상이 막을 수 없고말고 弄月吟風世莫禁오늘날 뜻이 같은 벗님을 만나지 못하였으니 此日未逢同志友훗날엔 그 누가 어두운 구천 향해 애통해할까 他年誰慟九泉陰그저 위로 아래로 부끄러움 없기를107) 구할 뿐이니 但求俯仰無慙怍모쪼록 영대108)에 나아가 스스로 헤아려야 하리라 須就靈臺自揣斟 萬卷書中一室深, 獨居物外亦何心?飯糇茹草吾能樂, 弄月吟風世莫禁.此日未逢同志友, 他年誰慟九泉陰?但求俯仰無慙怍, 須就靈臺自揣斟. 마른밥……건 마른밥과 채소는 빈천한 자가 먹는 보잘 것 없는 음식을 비유하는 말로, 《맹자》 〈진심 하(盡心下)〉에 "순 임금이 마른 밥을 먹고 채소를 먹을 때에는 장차 그대로 인생을 마칠 듯하더니, 천자가 되어서는 그림 그린 옷을 입고 거문고를 타며 두 여자가 모시는 것을 본디 가지고 있던 듯했다.[舜之飯糗茹草也, 若將終身焉; 及其爲天子也, 被袗衣鼓琴, 二女果, 若固有之.]"라고 한 데서 보인다. 위로……없기를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위로는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다.[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영대(靈臺) 사람의 마음을 비유한 말이다. 《장자(莊子)》 〈경상초(庚桑楚)〉에 "영대를 침입하지 못한다.[不可內於靈臺.]"라고 하였는데, 곽상(郭象)의 주(注)에 "영대는 마음이다.[靈臺者, 心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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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의 이장380)을 끝내지 못함을 근심하다 憂先葬未完 선인의 이장을 끝내지 못해 꿈에서도 놀라는데 未完先葬夢猶驚하물며 노쇠한 이내 몸이 염라부에 뒤따라감에랴 況追衰頹閻府行비록 안목 밝은 자를 만나기 어렵다고 하지만 縱道難逢明眼目정성을 다하지 못함을 스스로 부끄러워하노라 自慙未須盡誠情다만 체백381)에 아무런 재해도 없으니 但得體魄無災害자손들이 부귀하기를 바랄 수 있겠네 旣望兒孫見富榮지금 깊이 후회하는 것은 무엇인가 深悔如今何所在일찍이 《청오경》382)을 배우지 않은 것일세 曾年不學靑烏經 未完先葬夢猶驚, 況追衰頹閻府行?縱道難逢明眼目, 自慙未須盡誠情.但得體魄無災害, 旣望兒孫見富榮.深悔如今何所在, 曾年不學靑烏經. 선인(先人)의 이장(移葬) 후창은 26세가 되는 1909년에 부친인 김낙진(金洛進)의 상을 당하였는데, 이때에 선인의 이장을 도모했던 것으로 보인다. 체백(體魄) 땅속에 묻은 시신(屍身)을 이른다. 옛날에는 사람이 죽으면 혼(魂)은 위로 올라가고, 백(魄)은 시신에 깃든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체백과 영혼(靈魂)을 구별하여 묘소에는 체백이 있고, 궤연(几筵)에는 영혼이 있다고 하였다. 청오경(靑烏經) 진한(秦漢) 시대의 감여가(堪輿家)로 알려진 청오자(靑烏子)라는 인물이 편찬한 풍수지리서이다. 《금낭경(錦囊經)》과 함께 풍수지리에 관한 양대 기서(奇書)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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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333)의 강연은 채영 별장에서 비에 발이 묶이다 牟陽姜蓮隱【采永】庄上滯雨 백 리의 영주산은 참으로 아득한데 百里瀛山正渺茫사흘 동안 비에 발이 묶여 모양에 있었네 三朝滯雨在牟陽은빛 방울이 귀를 시끄럽게 하니 백발이 더해지고 銀鈴聒耳添皤髮흰 물결이 눈을 놀라게 하니 애간장 끊어지려 하네 雪浪驚眸欲斷腸세상만사 궁하고 통함은 원래 운수가 있고 萬事窮通元有數한때의 가고 멈춤은 또한 일정함이 없다네 一時行止亦無常애써 적적함 없애려 연은 형과 얘기하다보니 還强破寂蓮兄話육십 일세의 동갑 나이에 감회가 많구나 六一同庚感思長 百里瀛山正渺茫, 三朝滯雨在牟陽.銀鈴聒耳添皤髮, 雪浪驚眸欲斷腸.萬事窮通元有數, 一時行止亦無常.還强破寂蓮兄話, 六一同庚感思長. 모양(牟陽) 전라북도 고창현(高敞縣)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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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형이 낚시하는 것을 보다 觀棠兄釣魚 한 길의 낚싯줄과 몇 자의 낚싯대 가지고 一丈之繩數尺竿한가하게 종일도록 강가에 앉았네 悠然終日坐江干이른 아침 가는 비에 도롱이 젖고 平朝細雨蓑衣濕저물녘 가벼운 바람에 부들 삿갓 마르네 薄暯輕風蒻笠乾이 일은 이제껏 자적하게 지내기 위해서였으니 此事從來緣取適평소 마음은 밥에 곁들이려고 해서가 아니었네 素心非欲助加餐때로 나무꾼 만나 명리400)를 논하는데 時逢樵者論名理어지러운 길에 누가 기단401)을 말하는가 亂道何人說杞湍 一丈之繩數尺竿, 悠然終日坐江干.平朝細雨蓑衣濕, 薄暯輕風蒻笠乾.此事從來緣取適, 素心非欲助加餐.時逢樵者論名理, 亂道何人說杞湍? 명리(名理) 위진(魏晉) 시대의 청담가(淸談家)들이 사물의 명(名)과 이(理)를 분석하며 시비(是非)와 동이(同異)를 따지던 것을 가리킨다. 기단(杞湍) 기류(杞柳)와 단수(湍水)를 말한다. 전국(戰國) 시대의 사상가인 고자(告子)가 성(性)을 버들가지[杞柳]에 비유한 것은 《맹자》 〈고자 상〉 제1장에, 여울물[湍水]에 비유한 것은 제2장에 보이는데, 모두 성에는 어떠한 경향성도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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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근에게 지어 주다 贈李萬根 공부는 오직 나날이 새로워짐185)을 귀히 여기니 工夫只貴日新新그대는 이 학문에 종사한 지 몇 해나 되었는가 問汝從斯經幾春두 개의 눈동자는 옅은 안개를 헤친 듯하고 雙孔眼輪披薄霧한 덩이의 마음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네 一團心鏡掃纖塵인의는 본디 내 일생의 사업이요 義仁本是吾生事성현은 원래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오 聖哲元非別樣人부사의 부지런히 애쓰는 뜻에 부응하려 한다면 欲副父師勤苦意어찌 방탕하게 놀면서 좋은 시절을 허송하리오 如何遊蕩送佳辰 工夫只貴日新新, 問汝從斯經幾春?雙孔眼輪披薄霧, 一團心鏡掃纖塵.義仁本是吾生事, 聖哲元非別樣人.欲副父師勤苦意, 如何遊蕩送佳辰? 나날이 새로워짐 《대학장구》 전 2장에, 은(殷)나라 탕왕(湯王)의 반명(盤銘)을 끌어와 "진실로 어느 날에 새로워졌거든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나날이 새롭게 하라.[苟日新, 日日新又日新.]"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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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앉아 黙坐 대지에 눈이 가득하여 온갖 시끄러움 끊어지니 雪盈大地絶群喧묵묵히 앉으매 세존처럼 마음이 맑아지누나 黙坐澄心若世尊젊어서는 부친의 가르침으로 몸을 지켰고 少日守身由父敎늙어서는 스승의 은혜를 밝히느라 도를 향했다오 暮年向道證師恩신령한 곳의 천석이 자주 꿈에 나오고 靈區泉石頻成夢높은 절개의 송죽이 또한 문 앞에 있네 高節松篁亦在門아프건 건강하건 죽건 살건 어찌 따질 것이 있으랴 病健死生何足較끝으로 돌이키는338) 날이 바로 근원으로 돌아가는 때라오 反終之日是歸原 雪盈大地絶群喧, 黙坐澄心若世尊.少日守身由父敎, 暮年向道證師恩.靈區泉石頻成夢, 高節松篁亦在門.病健死生何足較? 反終之日是歸原. 끝으로 돌이키는 《주역》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시작을 근원하고 끝을 돌이켜본다. 그러므로 사(死)와 생(生)의 설을 아는 것이다.[原始反終, 故知死生之說.]"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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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 전날 밤에 홀로 앉다 除夕前夜 獨坐 한해가 다가서 달력 한 장만 남은 이때 歲盡惟餘一葉蓂밝은 밤 서글픈데 어찌 다툼 많이 하랴 明宵怊悵豈多爭외론 집은 아주 무성한 숲과 안 어울리고 孤棲不合林過密찾아오는 길이 또 진탕 같으니 어이 하랴 相訪其如路且濘쌓인 장작으로 몸 따뜻하니 그나마 다행이고 稍幸積薪身取煖희미한 등불로 정밀하게 보는 데 문제 없네 未妨艱燭眼收精시절에 감동하고 경관 만나는 마음 어떠한가 感時遇境情何似방 벽에는 형체 위로해 줄 그림자도 없다오 壁上幷無影慰形삼십 년 동안 태양력을 보지 않았으니 卅年不見太陽蓂의와 이는 원래 작은 것으로 다툰다오 義利元來些子爭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에 제야가 닥쳐오고 遽遽光陰除夜迫분분하게 내리는 눈에 길 가득 진창이네 紛紛雨雪載途濘말세에 도가 상실되었다고 차마 말하겠는가 忍言末劫文垂喪고령에 배움이 정밀하지 못해 깊이 한스럽네 深恨高齡學未精그밖에 아득한 세상사 어찌 마음에 두랴 餘外悠悠那掛意이로부터 곧 형체를 잊을 수 있으리라 從玆卽可忘骸形 歲盡惟餘一葉蓂, 明宵怊悵豈多爭?孤棲不合林過密, 相訪其如路且濘.稍幸積薪身取煖, 未妨艱燭眼收精.感時遇境情何似? 壁上幷無影慰形.卅年不見太陽蓂, 義利元來些子爭.遽遽光陰除夜迫, 紛紛雨雪載途濘.忍言末劫文垂喪? 深恨高齡學未精.餘外悠悠那掛意? 從玆卽可忘骸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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