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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다다음날에. 명도의 '가을날 우연히 짓다' 시287)에 차운하다 立秋再翼 次明道秋日偶成韻 잠깐 개었다가 부슬비가 가을을 씻으니 乍晴微雨洗秋容오동잎 막 시들고 콩은 붉은 빛 발하네 桐葉初彫荳發紅서책 속에 마음 두니 참으로 좋아 定好心存黃卷裏몸이 늦더위에 있는 줄도 잊어버렸네 却忘身在老炎中어느 때나 세상 운수 끝내 돌아오려나 何時世運天終返말속의 인정은 해마다 같지 않구나 末俗人情歲不同그대 있지 않으니 누구와 함께 말하랴 不有之君誰共話괴롭게 읊음은 시의 자웅 겨루려는 것 아니라네 苦吟非是較詩雄 乍晴微雨洗秋容, 桐葉初彫荳發紅.定好心存黃卷裏, 却忘身在老炎中.何時世運天終返? 末俗人情歲不同.不有之君誰共話? 苦吟非是較詩雄. 명도(明道)의……시 명도는 정호(程顥)의 호이다. 이 시는 《이정문집(二程文集)》 권1 〈추일우성(秋日偶成) 2수〉 중에서 둘째 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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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후에 눈바람이 치다 立春後 風雪 이치상 따뜻한 봄기운 퍼지는 입춘인데 理可陽和殿立春홀연 눈바람은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忽然風雪底來因어지러이 놀란 눈에는 그 모습 장대하고 紛紛愕視形容壯으스스 놀란 귀에는 그 호령 소리 새롭네 凜凜驚聽號令新형편이 어려운 집은 괴로운 상황 더해지고 桂玉窮家添苦狀길 가는 나그네는 좋은 시절 저버리겠지 鞋筇遊子負佳辰오히려 나는 적적한 숲속 집에서 猶能寂寂林間屋장시간 책 속의 인물을 조용히 찾는다오 穩討長時卷裡人 理可陽和殿立春, 忽然風雪底來因.紛紛愕視形容壯, 凜凜驚聽號令新.桂玉窮家添苦狀, 鞋筇遊子負佳辰.猶能寂寂林間屋, 穩討長時卷裡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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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의 '터를 잡은 뒤 60년이 지나 느낌이 일어' 시에 삼가 차운하다 敬次先子卜基回甲有感韻 장수하여 만수무강하는 것은 누구 집인가 誰家遐壽躋陵岡우리 가문 생각하니 감개와 한이 길구나 念及吾門感恨長왕고는 마흔 뒤 삼 년이 지나 돌아가셨고 王考過三强仕後선친은 마흔 언저리에서 일 년을 넘기셨네 先君踰一中身傍터를 처음 정할 때는 점괘를 따랐고 址基始卜從龜筮유업 계승해 중수하고는 재상220)을 심으셨네 堂構重新種梓桑두 대토록 경영한 일 하루아침에 폐기되었으니 兩世經營一朝棄불초가 학문의 가풍을 저버린 죄가 크구나 罪深不肖負書香 誰家遐壽躋陵岡? 念及吾門感恨長.王考過三强仕後, 先君踰一中身傍.址基始卜從龜筮, 堂構重新種梓桑.兩世經營一朝棄, 罪深不肖負書香. 재상(梓桑) 가래나무와 뽕나무로, 옛날에 부모가 집 주위에 심어서 자손에게 남겨 양잠(養蠶)과 기용(器用)에 쓰도록 한 것이다. "뽕나무와 가래나무도 반드시 공경해야 한다.[維桑與梓, 必恭敬止.]"라고 하였다. 《詩經 小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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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사에서 조용히 앉다 凈寺靜坐 얼마 전까지 돌이 타고 쇠가 녹는 듯 무덥더니 俄然石爍又金流문득 가을바람이 입추에 이르러 부는 걸 보누나 忽見西風屆立秋계절은 더위와 서늘함이 서로 바뀌고 天序炎凉相代謝인정의 고락은 기쁨과 걱정이 변하네 人情苦樂變歡愁공부 얕으니 잘못을 안 거백옥(蘧伯玉)285)에 감히 비길까 淺工敢擬知非玉늙기 쉬우니 전보다 나아진 부옹(涪翁)286)에게 아주 부끄럽네 易老多慙勝昔涪고요함 좋아해 또 절에 와서 앉아 있노라니 耽靜又來蕭寺坐곁에서 보는 사람들 학승의 무리로 잘못 아누나 傍觀錯認學僧儔 俄然石爍又金流, 忽見西風屆立秋.天序炎凉相代謝, 人情苦樂變歡愁.淺工敢擬知非玉, 易老多慙勝昔涪.耽靜又來蕭寺坐, 傍觀錯認學僧儔. 잘못을 안 거백옥(蘧伯玉) 《회남자(淮南子)》 〈원도훈(原道訓)〉에 "거백옥은 나이 50이 되어서 49년 동안의 잘못을 알았다.[蘧伯玉年五十, 而知四十九年非.]"라고 하였다. 전보다 나아진 부옹(涪翁) 이천(伊川) 정이(程頤)가 부주(涪州)로 유배갔다가 돌아왔을 때 기모(氣貌)와 용색(容色)과 수염이 모두 전보다 나아졌기에 문인(門人)이 어떻게 하여 이렇게 되었느냐고 묻자 "학문의 힘이다."라고 하였다. 《心經附註 卷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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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의 성산정사에 올라 登丁氏城山精舍 명승지에서 일찍이 현인과 약속했으니 名區曾與碩人期상산과 정공이 모두 빼어나고 기이했네 城岳丁公幷絶奇십 리에 낀 안개 노을은 별천지를 열고 十里煙霞開別界평생 지닌 풍도 절조는 당시에 추앙했네 一生風節仰當時재와 누대를 길이 맡겨 후손이 보존하고 齋樓永付雲仍保정신과 풍채가 오래 전해져 초목도 아네 精彩留傳草木知시원스레 눈길 끄는 곳을 처음 보았으니 始見豁然醒眼處승경을 거두느라 귀가가 늦음도 잊었네 管收勝狀忘歸遲 名區曾與碩人期, 城岳丁公幷絶奇.十里烟霞開別界, 一生風節仰當時.齋樓永付雲仍保, 精彩留傳草木知.始見豁然醒眼處, 管收勝狀忘歸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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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형태(炯泰)와 여중이 창화한 시에 차운하고 인하여 권면하다 次泰兒與汝重唱和韻 因以勖之 너희의 시가 날 흥기시켜 마음이 즐거우니 汝詩起我意欣如하늘이 눈으로 집을 막아도 문제 없다오 不妨天敎滯雪廬많은 신령은 학문을 성취한 뒤에야 칭찬하고 靈萬方稱成學後세 익우는 막 사귐을 맺었을 때 거두리라 益三當收結交初몸이 편리를 따른 곳은 모두 위험한 땅이요 身從利處皆危地마음이 인을 얻은 때는 바로 넓은 집이라오134) 心得仁時卽廣居이미 시편에서 도를 구하는 뜻 보았으니 旣見篇中求道志일념으로 부지런히 힘쓰고 소홀히 하지 말게 孜孜一念莫虛疏 汝詩起我意欣如, 不妨天敎滯雪廬.靈萬方稱成學後, 益三當收結交初.身從利處皆危地, 心得仁時卽廣居.旣見篇中求道志, 孜孜一念莫虛疏. 마음이……집이라오 맹자(孟子)가 대장부의 일을 말하면서 "천하의 넓은 집에 살며,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큰길을 다닌다.[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의 집주(集註)에 넓은 집은 인(仁), 바른 자리는 예(禮), 큰길은 의(義)라고 하였다. 《孟子集註 滕文公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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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에 만당 외형께 드리다 歲暮 呈晩棠外兄 초가집은 적적하고 한 해는 다했는데 草廬寂寂歲行窮몇 번이나 선장이 꿈속에 들어왔던가 幾度仙庄入夢中겹겹으로 눈 쌓인 산은 근심 속에 우뚝하고 雪嶽重重愁裏屹망망한 바다 위 하늘은 시야 앞에 훤하다오 海天漠漠望前空서하의 역경135)은 하늘이 무슨 뜻 있어서인가 西河逆境天何意북학의 고재136)는 세상이 공평하지 않네 北學高才世不公마침 인편으로 평안하다는 소식 접하니 適得便風安信到외람되이 헌수시 지어 함께 새해 인사하네 獻詩猥作拜年同 草廬寂寂歲行窮, 幾度仙庄入夢中?雪嶽重重愁裏屹, 海天漠漠望前空.西河逆境天何意? 北學高才世不公.適得便風安信到, 獻詩猥作拜年同. 서하(西河)의 역경(逆境) 자식을 잃은 슬픔을 말한다. 서하는 공자의 제자 자하(子夏)를 가리킨다. 자하가 서하(西河)에 있을 때 아들을 잃은 슬픔에 통곡하다가 실명(失明)한 고사가 있다. 《史記 仲尼弟子傳》 북학(北學)의 고재(高才) 출중한 재주를 말한다. 전국 시대 비속(鄙俗)한 남초(南楚) 지역의 진량(陳良)이 공자의 도를 좋아하여 문명(文明)한 중국에 북학(北學)하였는데 재덕(才德)이 출중하였다. 《孟子 滕文公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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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정 유공 익상을 생각하다 憶春汀柳公【翼相】 문필을 가진 의용은 남쪽 고을에서 으뜸이었으니 文翰容儀冠楚鄕글방 선생의 정의가 있는데 어찌 잊겠는가 塾師有誼豈能忘유락한 신세라고 뒤에 들었는데 어디로 돌아갔는가 後承流落歸何處멀리 하늘가 바라보니 참으로 아득하구나 遙望天涯正渺茫 文翰容儀冠楚鄕, 塾師有誼豈能忘?後承流落歸何處? 遙望天涯正渺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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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밤에 관아를 기다리다 八月十四夜 待觀兒 서생은 어느 곳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나 書生何處未歸來풍진이 길에 가득하니 몸 상할까 두렵구나 滿路風塵可怕哉하나의 경 자가 종래에 학문의 요체였으니 一敬從來爲學要변화와 상도를 상황에 맞게 함이 몸 보호하는 재목이라네 變常隨作護身材 書生何處未歸來? 滿路風塵可怕哉.一敬從來爲學要, 變常隨作護身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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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로(黃雲路)58) 용익(龍翼) 에 대한 만사 挽黃雲路【龍翼】 단정함은 본래부터 타고난 성품이요 端莊自稟質문아함은 가문 명성을 계승한 것이라오 文雅繼家聲역법으로 보면 환갑의 수도 못 누렸지만 曆算慳周甲자손으로 보면 뜰 안 가득 많기도 하네 兒孫盛滿庭그대의 돌아감은 운명에 순응한 것이거니와 君歸應順命나의 곡함은 어찌 가슴 아파하지 않으리오 我哭豈傷情편안히 눈 감기 어려운 한 있으니 惟有難瞑恨고당에 구순 노모가 살아 계신다네 高堂九耋齡 端莊自稟質, 文雅繼家聲.曆算慳周甲, 兒孫盛滿庭君歸應順命, 我哭豈傷情?惟有難瞑恨, 高堂九耋齡. 황운로(黃雲路) 황용익(黃龍翼)으로, 본관은 평해(平海)이고 운로는 자이다. 그의 부친은 황종윤(黃鍾允)이다. 《後滄集 卷23 箕山黃公墓碣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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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즉흥으로 읊다 夏日卽事 삼복의 찌는 더위에 땀으로 옷 젖었는데 三伏蒸炎汗透衣숲 사이에 실바람 불어와 잠깐 기뻤다오 林間乍喜動風微어이하면 돈 마련해 거나하게 취할 수 있을꼬 那由辦直輕醺取산에 올라 시 읊조리는 즐거움도 드물게 있네 幷與登高一詠稀농사는 이미 한발이 포학 부림253)을 근심하고 年事已憂魃爲虐천시는 또 여름이 장차 돌아가려 하는구나 天時又見夏將歸요사이 인간 세상이 모두 한가하고 적막하니 邇來人境俱閒寂좋은 벗이 찾아와 대 사립을 두드리길 바라노라 庶有良朋叩竹扉 三伏蒸炎汗透衣, 林間乍喜動風微.那由辦直輕醺取, 幷與登高一詠稀.年事已憂魃爲虐, 天時又見夏將歸.邇來人境俱閒寂, 庶有良朋叩竹扉. 한발(旱魃)이 포학 부림 한발은 가뭄을 일으키는 귀신이다. 《시경》 〈대아(大雅) 운한(雲漢)〉에 "한발이 포학을 부려, 속이 타는 듯하며 불을 놓은 듯하다.〔旱魃爲虐, 如惔如焚.〕"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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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서에 대한 추후 만사 追挽金錦西 학성367)의 고택에 금서옹이 있었으니 鶴城故宅錦西翁일찍 과거공부를 그만두고 작은 초가집에 은거했네 早廢公車隱蓽蓬현자의 문하에 아들을 보냈으니 원래 아는 사이였고 送子賢門元有識오랑캐 풍속에서 초탈했으니 고고한 풍도를 지녔다오 超身夷俗是高風사례할 겨를도 없었으니 한탄한들 무엇 하랴 未遑回謝嗟何及갑자기 멀리 돌아가셨으니 그지없이 한스럽네 遽見遐歸恨不窮남쪽으로 금오산 향해 멀리 바라보니 南望鼇山遙極目해로가368) 곡조 소리가 하늘에 사무치누나 薤歌一曲徹蒼穹 鶴城故宅錦西翁, 早廢公車隱蓽蓬.送子賢門元有識, 超身夷俗是高風.未遑回謝嗟何及? 遽見遐歸恨不窮.南望鼇山遙極目, 薤歌一曲徹蒼穹. 학성(鶴城) 경상도 울산(蔚山)의 옛 이름이다. 해로가(薤露歌)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는 만가(輓歌)의 하나이다. 상여가 나갈 때 부르는 노래로, 인생은 부추 잎 위에 있는 이슬처럼 덧없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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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에서 우중에 山齋雨中 적적한 산재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山齋寂寂雨濛濛삼라만상이 오늘 아침 일체 공허하네 萬相今朝一切空몸은 야윈 학 같아 한가한 중에 흥취 일고 身如瘦鶴閒中趣마음은 맑은 강 같아 고요함 속에 공부하네 心似澄江靜裏功먹고 놀 술이 없은들 무슨 문제랴 無酒遨遊何足病탐구할 책 있으니 공부하기에 알맞다오 有書玩索合施工충만하게 참된 즐거움이 생김을 깨닫노니 充然覺得生眞樂내게 맑은 인연 선사한 조화옹께 감사하네 餉我淸緣謝化翁 山齋寂寂雨濛濛, 萬相今朝一切空.身如瘦鶴閒中趣, 心似澄江靜裏功.無酒遨遊何足病? 有書玩索合施工.充然覺得生眞樂, 餉我淸緣謝化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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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울음소리를 싫어하다 憎蛙鳴 풀 자라는 못에 밤비가 완전히 개지 않았는데 草塘夜雨未全晴한 무리 개구리 떼가 있는 힘껏 우누나 一隊羣蛙盡力鳴악부에서 나오는 악기 소리가 아니라 匪是琴箏生樂府되려 고각 소리가 군영을 뒤흔드는 듯하네 還疑鼓角動軍營적막하게 잠시 멈추는 것은 무슨 뜻인가 寥寥乍輟知何意개굴개굴 길게 우는 것은 무슨 마음인가 聒聒長喧問底情지겹게 들리는 소리에 은자는 잠들지 못하니 厭聽幽人眠不得누가 괵씨183)로 하여금 깨끗히 제거하게 할까 誰令蟈氏掃除淸 草塘夜雨未全晴, 一隊羣蛙盡力鳴.匪是琴箏生樂府, 還疑鼓角動軍營.寥寥乍輟知何意? 聒聒長喧問底情?厭聽幽人眠不得, 誰令蟈氏掃除淸? 괵씨(蟈氏) 주(周)나라 관직 이름으로, 개구리와 맹꽁이를 없애는 일을 관장하였다. 《周禮 秋官 司寇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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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일263) 전날 병으로 만수동264)에서 머물다 流頭前日 病滯萬壽洞 여관에서 병든 삼일 밤이 삼추 같은데 三宵旅病似三秋심사가 되려 묶여 있지 않은 배 같네 心事還同未係舟여름 햇살은 은행나무 섬돌에 들지 못하고 畏日不侵銀杏砌맑은 바람은 항상 벽오동 누대에 부는구나 淸風常在碧梧樓난세라고 길이 탄식 일으키지 말라 莫將亂世長興歎좋은 벗 만나면 근심 씻기 쉬우니 却遇良朋易滌愁노년이라 시물의 변화에 유독 느낌 이니 偏感暮年時物變내일 아침 세속 명절이 또 유두로구나 明朝俗節又流頭 三宵旅病似三秋, 心事還同未係舟.畏日不侵銀杏砌, 淸風常在碧梧樓.莫將亂世長興歎, 却遇良朋易滌愁.偏感暮年時物變, 明朝俗節又流頭. 유두일(流頭日)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로, 음력 6월 15일이다. 만수동(萬壽洞) 지금의 전라북도 정읍시 고부면 만수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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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남에게 주다 贈斗南 그대와 사귄 지가 지금까지 몇 년이던가 與子爲交問幾秋순풍에 돛 단 배처럼 세월이 빨리 흘러갔네 光陰迅若順風舟배울 날이 많이 없어 되려 한이 생기고 學無多日翻生恨학업을 왕년에 하지 못해 늘 근심이 이네 業失曾年每作愁요컨대 진리를 향해 길을 함께 갈 것이니 要把眞詮同道轍한치 나무를 높은 누각보다 더 높게 하기 어렵네265) 難將寸木上岑樓오늘 아침 병든 나그네에게 되려 좋은 만남이니 今朝病旅還奇會빗소리에 근심할 필요 없으리라 不必雨聲添白頭 與子爲交問幾秋? 光陰迅若順風舟.學無多日翻生恨, 業失曾年每作愁.要把眞詮同道轍, 難將寸木上岑樓.今朝病旅還奇會, 不必雨聲添白頭. 한치……어렵네 꾸준히 공부해야 성취할 수 있지, 갑작스럽게 성취할 수 없다는 말이다. 《맹자》 〈고자 하(告子下)〉에 "근본을 헤아리지 않고 끝만을 가지런히 한다면, 한 치 되는 나무를 높은 누각보다 높게 할 수 있다.[不揣其本而齊其末, 方寸之木, 可使高於岑樓.]"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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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 형낙을 그리워하다 思從子炯洛 이별을 견디기 어려워 흰 머리 생기는데 別離叵耐白鬚生타향에서 병이라도 생길까 늘 염려되네 常恐殊方病或成강계의 진연은 항상 어둑할테지만 江界塵煙長昧黑호남의 산수는 절로 아름답구나 湖南山水自佳明반년간 얼굴 못 봤으니 어쩌겠는가마는 半年其柰阻顔面만리에서 소식 부쳐오니 마음이 흡족하구나 萬里差强寄信聲효도와 순종은 또한 너만 하기 어려우니 孝順亦難如汝者친자식처럼 생각돼 그리운 마음 그지없다 思同親子不勝情 別離叵耐白鬚生, 常恐殊方病或成.江界塵煙長昧黑, 湖南山水自佳明.半年其柰阻顔面, 萬里差强寄信聲.孝順亦難如汝者, 思同親子不勝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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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중에 읊다 2수 病中吟【二首】 치질을 앓은 지 지금까지 30년이니 病痔伊來三十年나았다가 재발하기를 몇 번이나 그랬던가 已痊重發幾回然마음공부에 빈복209) 많아 더욱 부끄러우니 更慙心學多頻復인간 세상에 이내 몸 참으로 가련하구나 人世此身堪可憐병을 앓고 보니 평일의 즐거움 이제 알겠고 吟病方知平日樂외로이 지내니 벗과의 친교가 좋은 줄 비로소 알겠네 索居始識有朋親이로 인하여 세간의 일을 모두 생각해보니 因玆總想世間事누가 분수에 편한 사람 되려 하지 않겠는가 誰肯不爲安分人 病痔伊來三十年, 已痊重發幾回然?更慙心學多頻復, 人世此身堪可憐.吟病方知平日樂, 索居始識有朋親.因玆總想世間事, 誰肯不爲安分人? 빈복(頻復) 《주역》 〈복괘(復卦) 육삼(六三)〉에 "육삼은 돌아오기를 자주함이니,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다.[六三, 頻復, 厲, 无咎.]"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여기서 돌아온다는 것은 허물을 반성하고 개과천선한다는 뜻인데, 자주 돌아온다는 것은 돌아와서 견고히 지키지 못하고 다시 잘못을 저지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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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에 지난 일을 추억하다 七夕追懷 남쪽 지방에 초가을 기운 감도니 南國新凉動또 7월 7일 아침을 만났네 又逢七七朝입추와는 하루 차이이고 立秋差一日말복과는 세 밤 떨어져 있네 末伏隔三宵세월은 어찌 그리 빨리 흘러가나 歲月何奔走인생은 쉬이 쇠락해지누나 人生易瘁凋풍년 들어도 백성은 먹을 것 없고 年豊民食罄식견 통달해도 싸우는 소리 크구나 識達戰聲高병든 지 오래라 의술도 소용없고 病久窮醫術배운 것 없어 속인의 조롱 실컷 받네 學蒙飽俗嘲이슬 맞은 찬 귀뚜라미 소리 구슬프고 露中悲冷蛩바람 앞의 남은 거미에 느낌이 이네 風前感殘蜩어떤 상황을 만나든 이치로 이겨낼 뿐 隨境理排遣놀고먹을 술을 구하지 않는다오 不求酒以遨우습구나 저 배를 쬐는 자210)여 笑他曬腹者무슨 일로 기운만 호걸찬가 底事氣徒豪 南國新凉動, 又逢七七朝.立秋差一日, 末伏隔三宵.歲月何奔走? 人生易瘁凋.年豊民食罄, 識達戰聲高.病久窮醫術, 學蒙飽俗嘲.露中悲冷蛩, 風前感殘蜩.隨境理排遣, 不求酒以遨.笑他曬腹者, 底事氣徒豪? 배를 쬐는 자 진(晉)나라 때 학륭(郝隆)이 7월 칠석에 남들은 모두 의물(衣物)을 꺼내서 햇볕에 쬐는데 그는 햇볕에 배를 내놓고 누워 있으므로, 누가 그 까닭을 물으니 "나는 내 배 속에 들어 있는 서책들을 볕에 쬐고 있다."라고 대답하였다. 《世說新語 排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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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를 심다 種金署 어느 해 김씨 사내가 何年金氏郞먼 곳에서 얻어 왔는가 得之遠方來평상시에는 구제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平時尙哿矣그야말로 곡식 없을 때는 구제해야 하네 正濟無穀時성과 관서로 사물을 이름 지었으니 姓官因名物천지 사이에 공이 길이 전해지리라 天壤功長垂 何年金氏郞, 得之遠方來?平時尙哿矣, 正濟無穀時.姓官因名物, 天壤功長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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