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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369) 이튿날 大寒後翌日 날씨가 몹시 추워 범할 수 없을 정도인데 天氣嚴寒不可陵분분히 우박 쏟아져 산이 무너지는 듯하네 紛紛霰雹似山崩온돌에 쓸 땔나무를 무슨 수로 구하리오 積薪溫突那由得가까운 땅도 길을 통하는 게 너무도 어렵도다 尺地通程亦莫能노쇠한 나이에 겨울 지내기가 언제나 두렵고 衰境過冬常凜凜궁색한 집에서 먹고살기 힘듦이 참으로 걱정스럽네 窮家艱食正兢兢뜰 앞의 명협370)을 가져다가 나고 짐을 살펴볼지니 試將庭莢看開落새해의 봄빛을 의지하기가 참으로 좋으리라 新歲春光好是憑 天氣嚴寒不可陵, 紛紛霰雹似山崩.積薪溫突那由得? 尺地通程亦莫能.衰境過冬常凜凜, 窮家艱食正兢兢.試將庭莢看開落, 新歲春光好是憑. 대한(大寒)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소한(小寒)과 입춘(立春) 사이에 들며, 한 해의 가장 추운 때이다. 1월 20일경이다. 명협(蓂莢) 요(堯) 임금 때 섬돌 사이에 났던 상서로운 풀로,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 하루에 한 잎씩 나다가 16일부터는 하루에 한 잎씩 떨어져 그믐이 되면 다 졌으며, 작은달에는 마지막 한 잎이 시들기만 하고 떨어지지 않았으므로, 인하여 달력을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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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의 상제를 장려하다 獎朴喪製 예동의 좋은 이름은 예로부터 그러했으니 禮洞嘉名自古然참된 도리가 그러함이 없지 않아서라오 眞詮所以不無然아아 군의 예를 행함이 지금 이와 같으니 嗟君執禮今如許사람과 땅이 서로 부합함을 비로소 알겠어라 人地相符始識然 禮洞嘉名自古然, 眞詮所以不無然.嗟君執禮今如許, 人地相符始識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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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위로하다 慰子貞 역경에 부질없이 마음 상할 필요 없으니 不須逆境謾傷心이 경지가 되어야 수양이 깊음을 알 수 있네 到此方知所養深득실이 새옹지마와 같음을 이미 알고 있으니 已識乘除同塞馬어찌 바른 도를 굽히면서 많은 새를 잡겠는가375) 豈容枉直獲陵禽신변은 아마도 신명이 보호할 것이고 身邊庶得神明護집안은 귀수가 침해하기 어려우리라 家裏難能鬼祟侵어진 후사가 늦게 창성함은 머지 않았으니 賢嗣晩昌應有日울울창창한 푸른 솔에서 늙은 용이 울부짖으리376) 蒼松鬱鬱老龍吟 不須逆境謾傷心, 到此方知所養深.已識乘除同塞馬, 豈容枉直獲陵禽?身邊庶得神明護, 家裏難能鬼祟侵.賢嗣晩昌應有日, 蒼松鬱鬱老龍吟. 어찌……잡겠는가 《맹자》 〈등문공 하(滕文公下)〉에, 조 간자(趙簡子)의 명으로 조 간자가 총애하는 신하를 위해 수레를 몰던 왕량(王良)이 "내 그를 위해 수레 모는 것을 법대로 하였더니 종일토록 한 마리의 짐승도 잡지 못하였고, 이번에는 그를 위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짐승을 만나게 하였더니 하루아침에 열 마리의 짐승을 잡았다.[吾爲之範我馳驅, 終日不獲一, 爲之詭遇, 一朝而獲十.]"라고 한 말을 원용한 것이다. 늙은 용이 울부짖으리 큰 소리로 우렁차게 읊조리는 것을 용의 울음소리에 비유하여 이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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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에게 약을 보내주기를 청하다 請敬山送藥 그대가 약을 제조함이 신묘한 경지임을 아니 知君製藥妙通神노쇠한 늙은이에게 부쳐 병든 몸 치료해주게 願寄衰翁濟病身왕씨의 고상한 풍모153)는 바랄 수 있지만 王氏高風雖可望내 능금으로는 이 백성들 장수하게 하지는 못한다오 我丹柰乏壽斯民 知君製藥妙通神, 願寄衰翁濟病身.王氏高風雖可望, 我丹柰乏壽斯民? 왕씨(王氏)의 고상한 풍모 왕씨는 효성이 깊은 진(晉)나라의 왕상(王祥)을 가리킨다. 그는 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봉양하였다. 능금[丹奈] 나무에 열매가 열리자 어머니가 잘 지키라고 말하였는데,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마다 왕상은 능금 열매가 떨어질까 봐 나무를 안고 울었다고 한다. 《晉書 王祥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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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졸이 찾아와 앞 시에 화답한 시를 주기에 바로 화운하여 보답하다 百拙來訪 贈以所和前韻 却步以酬 무슨 일로 은자는 병이 나려 하는가 底事幽人病欲成온갖 근심 모여들어 모두 말하기 어렵네 百憂坌集總難名삼천리 강산의 나라 회복하길 어찌 기약하랴 那期國復三千里사단칠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 보지 못하였네 未睹人持四七情땅에 가득한 외론 까마귀 모두 붉고 검으며231) 滿地孤烏皆赤黑하늘에 뜬 해와 달은 밝고 환하지 않구나 中天日月不光明그런데 그대는 억지로 날 위로하며 之君無乃强相慰앞으로 태평성세 보리라 말하고 있지 않은가 說道前頭見太平 底事幽人病欲成? 百憂坌集總難名.那期國復三千里? 未睹人持四七情.滿地孤烏皆赤黑, 中天日月不光明.之君無乃强相慰, 說道前頭見太平. 땅에……검으며 《시경》 〈북풍(北風)〉에 "붉지 않다고 여우가 아닐 것이며, 검지 않다고 까마귀가 아닐 것인가.[莫赤匪狐, 莫黑匪烏?]"라고 하였는데, 주희의 주석에 "모두 불길한 동물이니,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 바이다. 보이는 것이 모두 이러한 것들이라면 나라가 장차 위태롭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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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형 유백원309) 동기의 옛 별장에 묵다 宿柳姊兄伯源【東起】舊庄 옛날 이 별장에서 묵으며 얼마나 지냈던가 昔宿此庄經幾時이제 와 보니 주인이 바뀌어 되려 서글프네 今來却悵主人非노년이라 형제 생각에 참으로 괴롭고 衰年正苦同胞念만리에서 고국에 대한 슬픔 깊으리라 萬里應深故國悲문밖의 푸른 산은 옛 빛깔 그대로이고 門外靑山依舊色누대 위 밝은 달은 예전 광채 띠고 있네 樓頭明月帶前輝베개 베고 아득한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데 一枕悠悠眠不得꿈속의 혼이 어떻게 만주에 이를거나 夢魂那到滿洲湄-둘째 누이 내외가 만주로 이사 갔기 때문에 말한 것이다.- 昔宿此庄經幾時, 今來却悵主人非.衰年正苦同胞念, 萬里應深故國悲.門外靑山依舊色, 樓頭明月帶前輝.一枕悠悠眠不得, 夢魂那到滿洲湄?【次姊內外, 移居滿洲故云.】 유백원(柳伯源) 김택술의 막내 여동생의 남편인 유동기(柳東起)로, 백원은 그의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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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칠일 전에 冬至前七日 천시가 장차 일양의 봄332)을 볼 것인데 天時將見一陽春손꼽아 계산해보니 칠일이 남아 있구나 掘指籌之隔七晨어찌 다만 소장의 이치만 볼 수 있으랴 豈但消長觀厥理또한 극기복례하여 인사에서 증험해야지 亦宜克復驗諸人근역333)의 땅이 이어져 삼팔선이 없어지고 地聯槿域無三線창생의 화가 사라져 하늘이 뉘우치기를 禍祛蒼生悔九旻애오라지 소회를 가지고 먼저 축원하노니 聊把所懷先祝願운수 돌아옴이 도는 바퀴와 같음을 믿을 뿐이네 運回只信似環輪 天時將見一陽春, 掘指籌之隔七晨.豈但消長觀厥理? 亦宜克復驗諸人.地聯槿域無三線, 禍祛蒼生悔九旻.聊把所懷先祝願, 運回只信似環輪. 일양(一陽)의 봄 음력 11월인 동지(冬至)를 가리킨다. 동지는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지난해의 음기(陰氣)는 끝이 나고 새로운 양기(陽氣)가 싹트는 절후이므로 일양의 봄이라고 한 것이다. 《周易 復卦 本義》 근역(槿域) 무궁화(無窮花)가 많은 땅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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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지에서 선사의 기일을 만나다 客中 遇先師諱辰 스승을 잃은 애통함이 갈수록 더욱 새로운데 山樑之痛去尤新객지에서 외로운 회포에 앉아서 밤을 지샜네 客裏孤懷坐達晨이십 이년이 지나 다시 이날을 만나니 二十二周重値日반 삼천 제자 중 남은 사람은 얼마인가 半三千弟幾餘人천도는 천년 만에 돌아옴을 진실로 아니 信知天道千秋返사문의 참된 일맥을 지키기로 맹세하노라 誓守斯文一脈眞사당에 고했던 당시 검남331)의 소원 告廟當年劍南願머지않아 겨울과 봄에 있음을 보리라 應看不遠在冬春 山樑之痛去尤新, 客裏孤懷坐達晨.二十二周重値日, 半三千弟幾餘人?信知天道千秋返, 誓守斯文一脈眞.告廟當年劍南願, 應看不遠在冬春. 검남(劍南) 송(宋)나라 육유(陸游)의 별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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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초당에 쓰다 題人草堂 산수의 맑은 흥취 속에 주인옹 거처하니 溪山淸致主翁居진세에 이보다 더한 곳 얻기 어렵다네 難得塵寰更此加비 온 뒤라 일대에 맑은 물결 출렁이고 一帶澄波經雨後이내 막 걷혀 일천 산이 짙푸르네 千峰積翠罷嵐初심기가 활발한 곳이라 인지332)를 찾고 心機活處求仁智즐거운 뜻 생기는 때라 어조와 짝한다오 樂意生時伴鳥魚하늘이 명승지 빌려줌은 우연이 아니니 天借勝區非偶爾노년에 어찌 고인의 책을 궁구하지 않으랴 暮年盍究古人書 溪山淸致主翁居, 難得塵寰更此加.一帶澄波經雨後, 千峰積翠罷嵐初.心機活處求仁智, 樂意生時伴鳥魚.天借勝區非偶爾, 暮年盍究古人書? 인지(仁智)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한 자는 산을 좋아하며, 지혜로운 자는 동하고, 인한 자는 고요하며, 지혜로운 자는 즐겁고, 인한 자는 장수한다.[智者樂水, 仁者樂山; 智者動, 仁者靜; 智者樂, 仁者壽.]"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좋은 산수(山水)를 이른다. 《論語 雍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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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산리를 지나다 過丹山里 단산리라는 이름에 귓속이 맑아지니 丹山里號耳根淸단산392)의 봉조가 영험하기 때문이라오 爲是丹山鳳鳥靈비록 단산 있으나 봉황 보기 어려우니 縱有丹山難見鳳단산에서 이날 홀로 마음 상하누나 丹山此日獨傷情 丹山里號耳根淸, 爲是丹山鳳鳥靈.縱有丹山難見鳳, 丹山此日獨傷情. 단산(丹山) 봉황이 산다는 전설적인 산 이름으로, 단혈(丹穴)이라고도 한다. 《산해경(山海經)》 〈남산경(南山經)〉에 "단혈의 산에……새가 사는데, 그 모양은 닭과 같고 오색 무늬가 있으니, 이름을 봉황이라고 한다.[丹穴之山……有鳥焉. 其狀如雞, 五采而文, 名曰鳳皇.]"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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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고목 雪中古木 쇠로 골간을 이루고 돌로 심장을 이루니217) 鐵成骨幹石心腸백년의 영고성쇠가 한바탕 꿈만 같아라 百年榮瘁如夢場동풍에게 봄소식을 묻지 마소 莫問東風春信息세한의 정절218)이 절로 찬란하게 빛나니 歲寒貞節自生光 鐵成骨幹石心腸, 百年榮瘁如夢場.莫問東風春信息, 歲寒貞節自生光. 돌로 심장을 이루니 철석 심장(鐵石心腸)가 같은 말로, 견강하고 깨끗한 지조를 비유한 말이다. 당 현종(唐玄宗) 때의 명재상인 송경(宋璟)은 꿋꿋하여 대절(大節)이 있고 강직하여 아부하지 않아 한 시대에 이름을 떨쳐, 사람들이 철석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칭했던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세한(歲寒)의 정절(貞節) 어떠한 곤경에 처하더라도 꿋꿋하여 변지 않는 지조를 이른다. 《논어》 자한(子罕)에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드는 것을 알 수 있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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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암351)이 부쳐 준 시에 화답하다 和崔新菴寄詩 어지럽고 어두운 천지 사이에서 棼棼黲瀆兩儀間누구와 이제 함께 왕래하는가 誰與而今共往還옛 약속은 함께 백발되니 멀리서 가련하고 舊契遙憐同鬢髮선장은 아득한 운산 속 시야에 들어오네 仙庄入望渺雲山세월은 매번 일하는 중에 빨리 흘러가고 光陰每向事紛促신세는 되려 남들에게서 버려진다오 身世却從人棄間초봄에 잠시 방문하겠다는 약속 어찌 사양하랴 暫訪春初何足謝귀중한 그대의 시편은 형문352)에는 사치라오 百朋瓊什侈衡門 棼棼黲瀆兩儀間, 誰與而今共往還?舊契遙憐同鬢髮, 仙庄入望渺雲山.光陰每向事紛促, 身世却從人棄間.暫訪春初何足謝? 百朋瓊什侈衡門. 최신암(崔新菴) 최만열(崔滿烈)로, 신암은 그의 호이다. 형문(衡門) 나무를 가로질러 만든 보잘것없는 문으로, 안분자족(安分自足)하는 은자(隱者)의 거처를 뜻한다. 여기서는 이곳에 거처하는 작자 자신을 가리킨다. 《시경》에 "형문의 아래여, 한가히 지낼 만하도다.[衡門之下, 可以棲遲.]"라고 한 구절에서 유래하였다. 《詩經 陳風 衡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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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암의 뛰어난 시를 찬미하다 美新菴工詩 신암의 시벽은 속세에서 벗어났으니 新菴詩癖出塵間당나라 시인들 이후로 드물게 보았네 罕見唐諸子以還맑고 출렁임은 늘 초수와 다투기를 기약하였고 淸漾常期爭楚水높고 기이함은 때로 영산을 닮고자 하였네353) 峭奇時欲似瀛山늙어서도 부질없는 흥취가 어찌 일찍이 그쳤으랴 老來謾興何曾已병중에도 부지런히 공부해 또한 한가한 틈 없으리 病裏勤工亦不閒고루한 나는 그대의 풍성 듣고 깨우친 것 많으니 孤陋聞風多警發다시 남은 시를 형문에 부쳐 주시게 更將餘響寄衡門 新菴詩癖出塵間, 罕見唐諸子以還.淸漾常期爭楚水, 峭奇時欲似瀛山.老來謾興何曾已? 病裏勤工亦不閒.孤陋聞風多警發, 更將餘響寄衡門. 맑고……하였네 상대의 시를 아름다운 물과 산에 비유한 표현이다. 초수(楚水)는 옛날 초 지방에 있는 강으로 남쪽 지역의 강을 말하고, 영산(瀛山)은 신선이 산다는 영주산(瀛洲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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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몸 白頭 백발의 몸이 푸른 산 남쪽에 버려져 白頭棄置碧山陽장마 속의 한 초당에서 살고 있다오 積雨之中一草堂더운 날씨에 오래 앓아도 따뜻한 곳에 나아가고 久病暑天猶就煖여름밤에 잠 못 이루니 시름이 길기도 하여라 未眠夏夜亦愁長벼룩 모기가 번갈아 무니 마음이 늘 두렵고 蚤蚊交齧心常怕원숭이 학과 서로 친해지니 뜻이 조금 좋아진다 猿鶴相親意稍强해질녘에 불어오는 서풍 소리를 기쁘게 듣고 喜聽西風吹落日온 국토452)가 회복됨을 빨리 보기만을 바라노라 只望亟見復箕疆 白頭棄置碧山陽, 積雨之中一草堂.久病暑天猶就煖, 未眠夏夜亦愁長.蚤蚊交齧心常怕, 猿鶴相親意稍强.喜聽西風吹落日, 只望亟見復箕疆. 온 국토(國土) 원문의 기강(箕疆)은 기자(箕子)의 국토라는 말로, 우리나라의 강토를 뜻한다.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포악한 주왕(紂王)을 토벌하고 천하를 평정한 다음 기자를 조선(朝鮮)에 봉하자, 기자가 조선에 와서 여덟 가지의 교화를 펴서 예의의 나라로 만들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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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절286)에 늦벼를 근심하며 白露節憫晩稻 가을 기운 앞에 닥쳐 이른 추위 두려운데 秋氣前頭怕早寒늦벼 꽃이 더디 피어 날마다 살핀다오 花遲晩稻日看看비 내린 뒤 밭의 콩은 한창 무성하고 雨餘田荳方全盛더위 지나간 뜰의 오동은 아직 시들지 않았네 暑後庭梧尙未殘연운의 풍년과 흉년은 원래 정해짐이 있고 年運歉豊元有定중생의 근심과 즐거움은 아무 단서 없이 생기도다 衆生憂樂太無端역수를 헤아리건대 무슨 절기인가 按來曆數何時候맑은 아침에 백로가 점점이 방울져 있구나 白露淸朝點點團 秋氣前頭怕早寒, 花遲晩稻日看看.雨餘田荳方全盛, 暑後庭梧尙未殘.年運歉豊元有定, 衆生憂樂太無端.按來曆數何時候? 白露淸朝點點團. 백로절(白露節)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들며, 9월 8일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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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557)가 겨울에 약을 구하는 것을 근심하다 憫泰兒冬天求藥 차가운 비바람 몰아치는 시월 날씨에 雨冷風凄十月天지황을 어느 먼 곳에서 구해 돌아오랴 地黃何處遠求還너의 행함은 사람의 직분이라 해도 汝行縱是爲人職도리어 내 마음이 편치 않는구나 却不吾心穩貼然사람과 하늘에 버려진 자에게 지황을 쓰니 地黃是用棄人天숙지황으로 복용해야 다소 회복할 수 있다네 熟芐之功少可還처음엔 지황을 구해 숙지황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始擬地黃求作熟주민의 일이 끝나니 어지러이 매매하는구나 居人功畢賣紛然약 하나를 구함도 하늘에 달려 있으니 一藥之求亦係天형세상 약방에서 사서 돌아와야 한다오 勢當鋪局賣而還지금 빈손으로 돌아온 건 참으로 뜻밖이니 今歸空手誠料外뜻대로 한 뒤에 돌아왔다니 어찌 참으로 그러하랴 如意後回那信然 雨冷風凄十月天, 地黃何處遠求環?汝行縱是爲人職.却不吾心穩貼然.地黃是用棄人天, 熟芐之功少可還.始擬地黃求作熟, 居人功畢賣紛然.一藥之求亦係天, 勢當鋪局賣而還.今歸空手誠料外, 如意後回那信然? 태아(泰兒) 후창의 둘째 아들 김형태(金炯泰)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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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집334) 白屋 오두막과 푸른 솔이 지척 간에 의지하고 있는데 白屋蒼松咫尺依다시 보니 검은 학이 사람 주위를 날고 있구나 更看玄鶴傍人飛책상 가엔 오래된 많은 서책이 쓸쓸히 놓여 있고 床頭寂寂千篇古벽 위엔 밝은 등불 하나가 휘황하게 비추네 壁上煌煌一燭輝뼈가 시린지라 장차 온돌을 찾아 잠잘 터이고 冷骨且尋溫突宿새 시를 지은지라 부질없이 옛 붓을 잡고 휘두르네 新詩謾把舊毫揮우연히 오는335) 영욕이야 말할 필요 있으랴 倘來榮辱何須說평생토록 세상과 어긋난 걸 자신하노라 自信生平與世違 白屋蒼松咫尺依, 更看玄鶴傍人飛.床頭寂寂千篇古, 壁上煌煌一燭輝.冷骨且尋溫突宿, 新詩謾把舊毫揮.倘來榮辱何須說? 自信生平與世違. 오두막집 원문의 백옥(白屋)은 흰 띠풀로 지붕을 인 집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오두막집을 가리킨다. 우연히 오는 원문의 '당래(倘來)'는 뜻밖에 우연히 온 것이라는 뜻으로, 《장자》 〈선성(繕性)〉에 "높은 벼슬이 내 몸에 있다 하더라도 타고난 성명이 아니요, 외물이 우연히 와서 기생하는 것일 뿐이다.[軒冕在身, 非性命也, 物之儻來寄者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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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環境 과거 일을 증험하여 장래 일을 파악하나니 把得將來證已過우리나라의 환경은 어떠한가 大東環境問如何권력 다투는 국경은 조개와 황새가 서로 버티는 형세349)이고 爭權國界䖫持鷸이욕 탐하는 인정은 등불에 달려드는 불나방과 같구나 貪利人情燈撲蛾일통의 정전은 은미한 통서가 무너지고 一統正傳微緖墜각종의 이교는 열성이 벌여 있는 듯하네 各般異敎列星羅이 늙은 몸은 태평 시대를 미처 못 볼 터이니 老夫未及升平見산림의 궁색한 집에서 또한 한탄해 마지않노라 林下窮廬亦可嗟 把得將來證已過, 大東環境問如何?爭權國界䖫持鷸, 貪利人情燈撲蛾.一統正傳微緖墜, 各般異敎列星羅.老夫未及升平見, 林下窮廬亦可嗟. 조개와……형세 큰 조개가 딱지를 벌리고 있을 때 지나가던 황새가 쪼아 먹으려다 조개 딱지가 닫히는 바람에 도리어 부리를 물려 서로 버티다가 어부에게 모두 잡혔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서로 버티고 다투다가 제3자에게 이익을 빼앗기는 형세를 말한다. 《戰國策 燕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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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길 泥程 겨울 하늘에 비만 보이고 해는 안 보이니 見雨冬天未見陽길고 긴 마을길이 온 땅 가득 진창이로세 泥濘滿地巷途長찰떡이나 팥죽 같기도 하니 이 무슨 모양인가 粘糕豆粥此何狀신발 망가지고 옷도 더러워지니 모두 좋지 않도다 破屐汚衣總不祥예로부터 가고 멈춤은 날이 개거나 비 옴을 따랐으니 從古行止由霽潦몇 사람이나 왕래하면서 소란하고 분잡하였던가352) 幾人來往亦熙穰아침마다 저녁마다 늘 위험을 겪으니 朝朝暮暮經危險어찌하면 안식처를 얻어 밥상을 마주할꼬 安得安居對飯床 見雨冬天未見陽, 泥濘滿地巷途長.粘糕豆粥此何狀? 破屐汚衣總不祥.從古行止由霽潦, 幾人來往亦熙穰?朝朝暮暮經危險, 安得安居對飯床? 소란하고 분잡하였던가 원문의 희양(熙穰)은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느라 시끄럽고 번잡한 모습을 형용한 말이다. 《사기(史記)》 권129 〈화식열전(貨殖列傳)〉에 "천하 사람들이 소란하게 오는 것은 모두 이익을 위해 오는 것이요, 천하 사람들이 분잡하게 가는 것은 모두 이익을 위해 가는 것이다.[天下煕煕, 皆爲利來; 天下壤壤, 皆爲利往.]"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양(壤)'과 '양(穰)'은 통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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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족숙 낙순 을 애도하다 悼松坡族叔【洛舜】 훤칠한 풍채에 수염이 아름다운 분은 어디로 가셨는가 脩幹美髥何處去맑은 시구와 굳센 필력을 다시는 보기 어렵도다 淸詩健筆更難覿옛날 기유년(1909) 선친이 돌아가신 날에 昔在屠維風樹日공이 애사를 가지고 곡하고 또 곡하였는데 公操哀詞哭復哭사십삼 년 세월 흐른 지금에 와서는 至今四十三年間내가 다시 공을 곡하며 가슴을 눈물로 적신다오 我復哭公淚沾臆공은 순응하고 편안했으니514) 무슨 유감이 있으랴 公旣順寧何有憾하늘이 유림을 해치는 게 참으로 애통하다오 天戕吾林是可慽계자가 먼저 죽었으니 어찌 차마 말하리오 繼子先逝那忍說세 손자가 그래도 후사를 능히 이으리라 三孫猶能後嗣續 脩幹美髥何處去? 淸詩健筆更難覿.昔在屠維風樹日, 公操哀詞哭復哭.至今四十三年間, 我復哭公淚沾臆.公旣順寧何有憾? 天戕吾林是可慽.繼子先逝那忍說? 三孫猶能後嗣續. 순응하고 편안했으니 원문의 순녕(順寧)은 북송(北宋)의 학자 장재(張載)가 지은 〈서명(西銘)〉의 "살아서는 내 천리에 순응하고 죽어서는 내 편안하다.[存吾順事, 沒吾寧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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