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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립【준기】에게 보냄 與朴景立【準基】 나그네가 된 지 몇 개월이 되었는데 우리 벗의 소식을 듣지 못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동안 조부모와 부모님을 모시는 상황은 어떠하며, 형제간의 거처하는 정황은 어떠합니까? 어떤 글을 읽고 있으며 무슨 공부를 하고 있습니까? 어느 곳에 거처하며 어떤 사람들을 종유(從遊)하고 있습니까? 동재(洞齋)는 요란스러운 곳과 가깝고 산당(山堂)은 직분을 유기하기 쉬우니 오직 집안의 깨끗한 방이 가장 온당하고 편리할 뿐입니다. 반드시 일정한 과정을 세워서 몸과 마음, 그리고 사물에 대하여 날마다 쓰는 가장 긴절하고 가까운 곳에 나아가 한두 건씩 궁구하여 얻고 한두 건씩 정돈하되 날마다 이와 같이 하여 끊어지지 않게 한다면 오랜 뒤에 스스로 도달하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경립(景立)은 근래에 몸을 조리(調理)하느라 허비한 세월이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대의 건강과 집안에 아무 문제가 없으니 이런 날들을 아깝게 여겨야 합니다.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천하의 일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일 하나를 돌아보면 여전히 자기에게 속하였으니, 만일 또다시 그럭저럭 지내면서 세월을 낭비한다면 참으로 아까울 것입니다. 오직 경립은 힘써주십시오. 의림(義林)은 다른 곳으로 이사하여 살고 있는데 마음이 울적하여 안정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한두 명의 사우(士友)가 아침저녁으로 따르고 있으니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爲客數月。不聞我故人信息久矣。邇來重省何如。棣節何如。讀何文字。作何功夫。居處何所。從遊何人。洞齋近熱鬧。山堂曠職分。惟家間淨室。最爲穩便耳。切須立得一定課格。就身心事物日用切近處。窮索得一二件。整頓得一二件。逐日似此不容間斷。久自有所到矣。景立近來。緣於調理費了日月爲不少矣。今則身家無事。此日可惜。朱子曰。天下事。旣有所不得爲。顧此一事。尙屬自己。若又因循。放棄日月。眞可惜也。惟景立勉之。義林住接他所。懷屑莫定。但有一二士友。晨夕相從。頗以爲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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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원【병희】에게 답함 答洪彛元【秉憙】 지척이나 애각(涯角)103)이라도 그리워하는 마음은 간절합니다. 편지가 오고서야 조부모와 어버이를 모시는 정황이 몹시 평안함을 알게 되었으니 실로 간절하게 바라던 바와 맞아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발꿈치에 종기가 있다는 소식은 비록 작은 증세라고는 하지만 매우 염려됩니다. 빨리 잘 치료하여 빨리 낫기를 바랍니다. 보내주신 편지에서 절실하고 중요한 말에서 이 일에 마음을 두어 알려고 분발하고104) 고심하면서도 지적하여 말하지 못하는 뜻을 볼 수 있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그대는 한번 스스로 마음속으로 어떤 것이 절실하고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여 이를 터득하면 또 지켜야 하고, 지키면 또 행해야 할 것이니 그제야 비로소 도움이 있을 것입니다. 남의 입이나 혀만 쳐다보아서는 일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어떠하겠습니까. 咫尺涯角。懷想政勤。書來仍審重省萬安。實協企顒。但跟瘇之報。此雖微症。爲慮則切。汲汲迎合。趁早見愈也。示中切要之語。可見留心此事。憤悱不指之意也。惟願彛元試自思省於心。何者是切要。得之又要守之。守之又要行之。方有益。仰人頰舌。不濟得事。如何如何。 애각(涯角) 천애지각(天涯地角)의 준말. 하늘가와 땅 모퉁이가 동떨어져 있다는 말이다. 알려고 분발하고 원문은 '분비(憤悱)'인데 공부하려는 열정이 표정과 말에 나타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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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유【기덕】에게 답함 答金泰輶【箕德】 새봄을 맞이한 지 오래되었으나, 내 생각은 끝내 신선해지지 않으니, 매우 쇠약해졌나 봅니다. 한 장의 편지는 참으로 귀중한 보배【百朋】와 같아서, 그것을 받아 여러 번 읊조리니,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도 마치 어느 정도 깨쳐주는 뜻이 있는 듯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어찌 말로 하겠습니까? 편지를 통해 몸 건강히 잘 계신 줄 알게 되었으니, 더욱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부합합니다. 집안일을 주관하는 여가에 어떤 책을 보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날마다 높고 깊은 경지에 나아갈 수 있도록 부지런히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저는 어떤 병에 걸려 3달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노쇠한 지경의 일이 본래 이와 같으니 어찌 염려할 것이 되겠습니까? 오직 조만간에 저승의 명부가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지만, 뜻을 둔 학업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처럼 노쇠했으니, 이것이 미칠 수 없는 무궁한 한이 될 따름입니다. 바라건대 그대는 이를 거울삼아서 우리 당(黨)을 빛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見新春久矣。而自家意思。終不新鮮。甚矣衰也。一書眞百朋也。得之而諷詠數回。不覺怳然有多少喚醒之意。感感何言。因審體事珍謐。尤協懸祝。未知幹蠱之餘。所看閱在何書耶。計應慥慥日就崇深也。義林一疾三朔尙不見退。衰境事固如是。何足爲慮。惟俟早晏冥符之至而已。但志業未就。而枯落如此。此爲靡逮無窮之恨也。願吾友視爲車鑑。以光吾黨。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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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술46)에게 보냄【각】 興閔子述【㙾】 노쇠한 나이에 왕래하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고 애써 찾아주시어 저를 위로하고 저를 살펴 줌이 전후로 계속 이어지니, 스스로 생각건대, 형편없는 사람이 어떻게 이러한 은혜를 입는단 말입니까. 감사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교차하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봄이 찾아왔으니 편안히 지내시는 중에 신의 가호로 기체후는 편안하십니까. 문을 닫고 세상일을 물리쳐 안정되고 편안함은 입정(入定)한 승려와 같으니, 이는 노년의 훌륭한 계책입니다. 더구나 물이 정지하면 맑고 시초(蓍草)가 오래되면 신묘해지는 법이니, 만년의 진덕(進德)이 이로 말미암아 전보다 더 나아지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하겠습니까. 평상시 사모하는 마음 자못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화고(禍故)가 그치지 않아 남은 재앙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고, 몸이 병마에 시달린 지 지금 벌써 네 달이 되었습니다. 병세가 수시로 달라져 나았다 심해졌다 하니, 조물주가 나를 희롱하는 것이 한결같이 이러한 지경에 이른단 말입니까.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 외에는 더 이상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부탁하신 글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통스러워 아직 착수하지 못했으니, 다만 병이 조금 낫기를 기다릴 따름입니다. 인사의 쇠락함이 이와 같고 시상의 헤아리기 어려움이 또 이와 같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앞으로 상종할 날이 또 얼마나 되겠습니까. 바람을 맞으며 그리워하니, 비록 슬퍼하지 않고자 하지만 그렇게 되겠습니까. 隆耋衰境。不吝杖屨之勞。艱關相尋。慰我存我。前後源源自惟無狀。何以得此。感與愧倂。不知爲喩。春令方申。未審燕晦有相。氣候萬適。杜門謝事。安靜妥帖。如入定之僧。此是老年勝算。況水止則淸。蓍久則神。安知晩年進德。不由此而爲勝似於前乎。尋常馳仰。殊不勝情。弟年歲以來。禍故震疊。而餘殃猶且未艾。身爲二竪所苦。今且四朔矣。進退非一。歇劇無常。造物之戲我。一至是乎。任他之外。更無別策。所托文字。見苦如右。尙未下手。第俟病情稍間耳。人事之衰落如此。時衆之叵測又如此。吾兩人前頭相從。爲復幾許也。臨風相望。雖欲不悲得乎。 민자술(閔子述) 민각(閔㙾, 1836-1914)으로, 자는 자술, 호는 토암(土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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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군 익삼【순흠】의 시에 화운하여 주다 和贈鄭君益三【舜欽】 나의 벗 도윤(道允)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병이 오래 낫지 않아 비록 달려가 조문하지 못하였지만 더욱 외로워진 탄식이 항상 마음에 간절하였다. 어느 날 그의 종제 정순흠이 내가 앓고 있는 가천(佳川)으로 찾아왔으니, 그 슬픈 마음이 어찌 아끼는 친구를 만난 것과 같을 뿐이겠는가.239) 인하여 그가 보내준 절구 두 수에 화운하여 만분의 일이나마 마음을 서술한다.고운 총각이었는데 벌써 관을 썼으니 (婉兮丱已弁)그대 형의 풍모를 생각나게 하네 (追想乃兄風)아, 지난날 서로 기약한 사업 (嗟昔相期業)그 공을 잇기를 그대에게 바라네 (期君續厥功)노인의 모자람이 어찌 소년의 모자람과 같으랴 (老空何似少年空)그 부끄러움 응당 나와 같지 않을 것이네 (其愧吾應不我同)더구나 일찍부터 부끄러워할 줄 아니 (況於早早能知愧)끝내 어찌 수립하는 공이 없으랴 (究竟那無樹立功) 余友道允甫。就幽已三年矣。一病彌留。雖違奔哭。而益孤之歎恒切于中一日其從父弟舜欽過我於佳川病廬其悲愴之心豈惟如見元賓而巳也因歩其所示二絶詩以敘萬一之意云爾婉兮丱已弁。追想乃兄風。嗟昔相期業。期君續厥功。老空何似少年空。其愧吾應不我同。況於早早能知愧。究竟那無樹立功。 아끼는……뿐이겠는가 한유(韓愈)가 제자인 이관(李觀)을 각별히 사랑하였는데, 이관이 죽은 뒤 한유는 "원빈이 그리워도 만나지 못하니, 원빈과 어울리던 사람을 만나면 마치 원빈을 보는 것 같다.[思元賓而不見, 見元賓之所與者, 則如元賓焉.]" 하였다. 『韓昌黎集 卷16 答李秀才书』원빈(元賓)은 이관의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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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덕유【인식】에게 답함 答宋德裕【演植】 봄철 내내 계획하여 겨우 반나절 간 작약산(芍藥山)에서 노닐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세상을 살면서 반나절의 유람을 누리는 자 또한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풍진(風塵)이 그득한 세상에서 말이 달리듯 바삐 지내자니 참으로 슬프기만 합니다. 천태산(天台山)과 작약산(芍藥山)은 남쪽 지방의 명승지입니다. 세상이 열린 이래 곧 이 산들이 있었고 오고 가는 천년만년의 시간 속에서 몇 사람이나 이곳을 지났는지 알지 못하고 연기가 사라지고 구름이 다하는 것도 아득하여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오늘 유람한 것 또한 어찌 이와 같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후세 사람으로 하여금 오늘 사람이 옛날 사람을 슬퍼하는 것과 같게 만들 뿐입니다.82) 생각에 빠지고 감회에 젖는 것 또한 하나의 전환점입니다. 하물며 인생에 뿌리도 없고 꼭지도 없으니 우리 두 사람이 내년 봄에 꽃을 구경하는 짝이 되어 또다시 올해처럼 꽃구경을 할 수 있을지 어찌 알겠습니까. 그저 한 조각 청산이 작년 사람을 보내고 올해 사람을 맞이할 뿐입니다. 형의 편지를 대하고 우연히 시 한 편을 지어 졸렬함을 잊고 추한 모습을 보입니다. 한차례 웃음거리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全春經營。乃得芍藥山上半日之遊。然居今之世而得半日之遊者。亦幾人哉。塵臼滔滔。如馳如驅良可悲矣。天台芍藥。南方勝區自開闢以來。便有此山。來來去去。千萬年不知幾人經過。而烟消雲空。漠然而不可知矣。吾輩今日之遊。亦安得不如此。徒使後人亦如今日之悲昔日也。撫念曠感。亦一副節拍處也。況人生無根蔕。安知吾兩人明春看花伴。亦復不失鳥今年人否耶。只有一片靑山。送迎去年人今年人而已。對兄書。偶成一首詩。忘拙露醜。幸以爲一笑之資也。 후세……뿐입니다 왕희지(王羲之)의 「난정기(蘭亨記)」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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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배운【계상】에게 답함 答魏拜雲【啓尙】 산과 물이 굽이도는 외진 땅에 있는 데다 세상의 많은 어려움까지 겹쳐 우리가 적막하게 지낸 것이 몇 해던가요. 남쪽으로 붉게 물든 산을 바라볼 때마다 서글픈 마음이 깊어집니다. 뜻하지 않게 영함(令咸 상대방의 조카)이 와서 보내신 편지를 받들었습니다. 어루만지며 읽어보니 완연히 10년 전 얼굴이 다시 떠오릅니다. 흡족한 위안을 주는 일로 말하자면 또 무엇이 이와 같겠습니까. 소식을 전한 뒤로 부모님을 모시고 지내는 안부는 계절에 잘 맞추어 더욱 편안하신지 다시 여쭙습니다. 양친이 다 계시고 형제들이 탈이 없는 것이 이 세상의 첫 번째 즐거움이니, 이치상 응당 신명이 위로하여 화락하게 지내실 것입니다. 매번 우러러 흠모할 때마다 부럽기가 그지없습니다. 의림(義林)은 변변하지 못하고 마음이 혼잡스러워 알려드릴 만한 좋은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식량과 의복이나 축내고 있는 버려진 물건일 뿐입니다. 게다가 세상일이 여러 갈래로 뒤얽히고 복잡하여 앞날을 형언하기 어려우니 장초(萇楚)의 시28)를 읽고 상침(尙寢)의 말29)을 생각하면 서글픈 마음을 견딜 수 없습니다. 어느 때라야 함께 두 손을 잡고 다소간의 쌓인 회포를 펼쳐볼까요. 盩厔厓角。兼以時象多難。致得吾儕離索。爲幾年矣。南望丹獄。每切消魂。謂外令咸來。得拜尊函。挲摩繙閱。完然復致十年前顔面。慰浣津津。何又如之。信後更請侍體事。對時增迪。俱存無故。天下一樂。神勞愷悌。理應如是。每念瞻際。不勝艶仰。義林陸陸憒憒。無一善狀可以奉提者。只是蝗栗蠹衣。一箇棄物而已。加以世故多端。前程難狀。讀萇楚之詩。念尙寢之語。不勝浥浥之懷。何時一握。以展多小積蘊耶。 장초(萇楚)의 시 《시경》 〈습유장초(隰有萇楚)〉에 "진펄에 보리수나무가 있으니, 야들야들한 그 가지로다. 어리고 곱고 반들거리니 너의 집 없음을 즐거워하노라. …… 너의 가정 없음을 즐거워하노라."라는 말이 나온다. 상침(尙寢)의 말 《시경》 〈왕풍(王風) 토원(兔爰)〉에 "온갖 근심 모여드니, 차라리 잠이 들어 깨어나지 말았으면.【逢此百罹, 尙寐無吪.】"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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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삼【기박】에게 보냄 與李華三【基璞】 지난번 답장을 받고 벌써 석 달이 지났습니다. 여행은 무사하고 건강하셨으며 월파(月波)는 근래 화목하게 잘 지내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운 마음이 실로 괴로울 지경입니다. 아우는 일전에 4살짜리 손자 아이를 잃어 견디기 어려운 심정입니다. 근래 문아(文雅), 계원(啓元 문송규(文頌奎))과 인설(仁說)을 논하느라 꽤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당장은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습니다만, 대의(大意)를 들자면 문아(文雅)는 인(仁)하기 때문에 천지 만물이 일체(一體)가 된다고 하고, 아우는 천지 만물이 일체이기 때문에 인(仁)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둘의 논의가 최근에 자못 정도(正道)로 돌아왔습니다만, 형과 월파(月波)가 우리를 위해 일전어(一轉語)32)를 내려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주자어류(朱子語類)》는 근래 몇 편이나 보셨는지요. 새로운 지취(志趣)가 많아졌으리라고 생각되니 적어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頃承辱復。月已三弦。未審旅節淸適。月波近得團聚。溯仰實勞。弟日前失四歲孫兒。情私難支。近與文雅啓元論仁說。頗費往復。其詳姑不可枚。擧大意。則文雅以爲惟仁。故天地萬物爲一體。弟以爲天地萬物一體。故能爲仁。兩論近頗歸正。然兄與月波。爲下一轉語如何。語類近看得幾篇。想多新趣。幸爲錄示也。 일전어(一轉語) 원래는 불교에서 참선할 때 참선자가 미혹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말을 이르는 것으로, 사람들을 대오각성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말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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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옥【기현】에게 보냄 與朴奇玉【琦鉉】 봄부터 가을까지 소식이 아득했던 것은 오랜 벗인 저의 인정이 평소에도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벗이 한 해가 지나도록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건만 소식이 없었으니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의원을 찾고 약방을 수소문하지는 못할지라도 계절에 따라 문후를 여쭙는 일까지 잊고 있었으니 이것이 무슨 인정이고 도리이겠습니까. 매양 부끄럽습니다. 뜻밖에 현종(賢從 상대방의 사촌 형제)이 찾아와 이로 인해서 부모님을 모시고 지내는 분의 병환이 근래 천화(天和)를 입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명이 덕을 지닌 군자를 위로하는 것은 진실로 이와 같아야 합니다. 저에게 위안이 됩니다. 의림(義林)은 예전과 같이 보잘것없으니 번거롭게 말씀드릴 만한 것이 없습니다. 영랑(令郞)은 아침, 저녁 부모님을 모시는 여가에 날마다 과정(課程)을 따르고 있는지요? 이번 강회(講會)에 혹시 보낼 수 있다면, 완계(莞溪)도 역시 찾아오리라고 생각되니 모시고 오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인편이 있으니 서한을 보내지 않을 수도 없지만, 인편이 바빠 또 오래도록 붙잡지 못합니다. 自春迄秋。信徽漠然。此知舊之情。在平時猶然。況古人告病者。經年彌久乎。縱不能尋醫問藥。而至於時節問候。如付忘域。此何情理。每庸愧悵。謂外賢從來。因審侍旁愼節。近見天和。神勞愷弟。固應如是。慰仰區區。義林碌碌如昔。無足仰煩。令郞晨昏之餘。日趲課程否。今番講會。或可命送。莞溪想亦見顧。使之陪行如何。有便不可無書而便忙又不能托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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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함【재원】에게 답함 答梁子涵【在源】 얼마 전 몸소 찾아오시고 또 이렇게 서한을 보내셨습니다. 오랜 벗의 후의(厚意)가 줄곧 이 정도에 이르렀습니까. 서한을 통해서 요즈음 부모님을 모시고 다복하게 지내신다는 것을 알았으니 실로 듣고 싶었던 말입니다. 독서(讀書)와 궁리(窮理), 근신(謹身)과 칙행(勅行)은 사군자(士君子)가 평소에 먹고 마시는 차나 밥과 같습니다. 이를 도외시하고 달리 법문(法門)을 구한다면 이른바 나귀를 타고 나귀를 찾는 격82)입니다. 그러나 우리 벗께서는 자질이 신중하고 돈후함이 넉넉하지만 활달한 기상은 부족하십니다. 벗의 형편을 고려하여 이를 바로잡자면 독서와 궁리가 오늘의 급선무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부모님을 모시는 여가에 종종 책을 펼쳐보아 몸에 배어들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의림(義林)은 근래 몸이 병들어 오관(五官)이 망가졌으니 양기(陽氣)가 회복될 기약이 없습니다. 걱정입니다. 日者枉顧。又有此書。故人厚意。一至於是耶。因審比來省歡多福。實副願聞。讀書窮理。謹身勑行。是士若子平日茶飯。若外此而別求法門。則所謂騎驢覓驢也。然吾友姿質。優於謹厚。而欠於開暢。因其勢而矯捄之。則讀書窮理爲今日之急務也。晨昏餘力。種種披閱。俾有浹洽如何。義近患身故。五官失守。陽復無期悶事悶事。 나귀를……격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지공화상대승찬(志公和尙大乘贊)〉에 "마음이 바로 부처라는 것을 알지 못하면 진실로 나귀를 타고 나귀를 찾는 것과 같다.【不解卽心卽佛, 眞似騎驢覓驢.】"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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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흥서【재덕】에게 답함 答文興瑞【載德】 새봄이 광채를 발하니 맴도는 뭉게구름99)을 문득 상상하고 선견(先見)을 지닌 말씀이 그리워 아침저녁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건만 고맙게도 영랑(令郞)이 저를 찾아와 안부 인사를 겸하여,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니 적막함을 물리치고 나른함을 벗어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어떤 감격이 이와 같겠습니까. 다만 처지와 형편이 험난하여 여러 해 동안 발길이 묶여 고헌(高軒)에 한 번 나아가 후의(厚意)에 감사를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노형(老兄)께서 인자한 도량으로 혹시 용서하시더라도 아우 처지에서야 어찌 감히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하물며 세월은 견디기 어렵고 늘그막에 접어든 처지라서 세상의 기운과 시대의 상황이 매우 적절하지 못하여 두문불출하고 있음에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온갖 생각은 불 꺼진 재처럼 식어 버렸고 오직 오랜 벗들에 대한 그리움만 떨쳐내기 어려울 뿐입니다. 新春布輝。停雲動想。遐矯瞻言。日夕憧憧。非意令郞惠然垂訪。兼以存訊。傾倒開豁。足以破苦寂而起萎苶。何感如之。但身事險戱。積年絆縶。未得一晉高軒。以謝厚意。此在老兄含洪之量。雖或諒恕而在弟豈敢安心乎。況叵耐歲月。坐在夕陽景色。而世氛時象。甚不宜人。杜門淹伏。萬念灰冷。惟有知舊之思。爲難排遣耳。 맴도는 뭉게구름 도연명(陶淵明)이 친우를 생각하며 지은 〈정운(停雲)〉이라는 제목의 사언시에 "뭉게뭉게 제자리에 서 있는 구름, 부슬부슬 제때 내리는 비.【靄靄停雲, 濛濛時雨.】"라고 하였다. 《陶淵明集 卷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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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남 이공에게 답함【지호】 答芝南李公【贄鎬】 헤어진 지 며칠 되었는데 사모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합니다. 뜻밖에 편지를 보내주셨기에 받아서 서너 번 읽고서는 마치 보배로운 구슬을 얻은 것처럼 기뻤습니다. 아, 세상에 모종의 나약하고 십분 용렬한 것이 누가 저와 같은 자가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정성스럽게 돌보아 주고 버리지 않으신 것이 이와 같은 데 이르렀단 말입니까. 너무나 부끄럽고 송구합니다. 《정암집(靜庵集)》을 간행하는 일은 사방에서 뜻을 모아 차근차근 체제가 잡혀 간다고 하니, 듣고서 매우 위로되고 다행스러웠습니다. 이는 사문(斯文)의 큰일이니, 지남(芝南)이 담당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근년에 우리 고을에 현송(絃誦)하는 풍습이 차츰 진작되니, 계획하여 경영한 것도 지남의 힘이 아님이 없습니다. 천하가 요동치니 세도의 근심스러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어찌 가난하고 힘이 없는 유자(儒者)가 만회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처하고 만나는 곳에 따라 이를테면 향당에서 교유하는 곳에서 후진을 이끌고 일깨워 악의 구렁에 빠져드는 지경에 이르지 않게 하는 것이 또한 하나의 일입니다. 부디 유념해 주십시오. 離違有日。懸仰彌切。謂外翰命。受言三復。如得拱璧。嗚呼。世間一種懦散。十分醜劣。孰有如義林者。而爲之眷眷不棄。至於如是耶。愧悚萬萬靜庵集刊役四方同聲次第就緒。聞極慰幸。此是斯文大事。非芝南爲之擔當。則何以到此。近年吾鄕絃誦之風。稍稍振起。其設始條畫。亦莫非芝南之力也。寰字滔滔。世道之憂。有不可勝言。然此豈窮儒殘力所可挽回者乎。只因其所居所接。如鄕黨遊從之地。而爲之提撕警覺。不至胥溺。亦是一事也。惟千萬在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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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중【경환】에게 답함 答金美中【絅煥】 편지 가득 장황하게 말한 것은 오직 말과 뜻이 모두 지극히 아름답고 좋을 뿐만이 아니고, 마음을 세운 원대함과 도를 구하는 절실함이 뚜렷하여 가릴 수 없는 점이 있었으니, 매우 대단하였네. "구야(九野)의 한위(寒威)……"라고 한 것은 읽음에 나도 모르게 탄식을 더하게 하였네. 좋은 소식을 생각하고 더불어 함께 돌아가는 것은 그대에게 달린 것이 아니겠는가? 묘년(妙年)의 나이에 처음 착수함에 기대가 이와 같으니, 가만히 후생을 두려워 할 만 하다는 '후생가외(後生可畏)' 네 글자로 미루어 드리네. 일언(一言)을 부탁한 것은 실로 나는 적임자가 아니니, 평소 능히 스스로를 도모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능히 남을 위해 도모하겠는가? '용력불용(用力不勇)' 한 구절은 이미 학문에 있어 가장 필요한 말이네. 주자 이후로 학문하는 방법이 소상할 뿐만이 아닌데, 부족한 점은 단지 나의 용맹함에 있을 뿐이네. 진실로 능히 여기에서 보는 것이 투철하고 지키는 것이 안정되게 한다면, 고인이 이른바 "생각이 절반은 넘었다."라고 하는 것에 가까울 것이니, 어떻게 생각하는가? 滿紙張皇。不惟辭意俱極美腴。而其立心之遠。求道之切瞭然有不可掩者。甚盛甚盛。九野寒威云云。讀之不覺增唏。懷之好音。與之同歸。其不在於座下乎。妙年初着。期許如此。竊以後生可畏四字。推以獻之。一言之請。實非其人。平生不能自爲謀者。安能爲人謀。用力不勇一句。已是學問第一語。朱子以後。蹊逕不啻消詳。而所不足。只是在我之勇耳。苟能於此看得透。守得定。古人所謂思過半者。幾矣。如何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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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자인【광수】에게 보냄 與宋子仁【光壽】 근래 조절(調節)하시는 근황은 어떠하십니까? 조금 나아졌다고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되니, 더욱 잘 조섭(調攝)하는 방책에 힘써야 합니다. 병중에는 일이 없어 책을 보기에 가장 좋은데, 모르겠습니다만 게으름에 지쳐 떨어져 낮잠을 자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는지요? 듣자하니 모레 과거에 응시하러 나아갈 계획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러합니까? 뇌물로 청탁하는 것은 선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이를 버리고서는 또한 벼슬을 얻을 길이 없으니, 이는 근래에 뜻을 품은 선비들이 출세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까닭입니다. 진실로 도의(道義)를 탐하고 이록(利祿)을 탐하지 않으며,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귀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비록 구하지 않아도 절로 이르는 것일지라도 오히려 그 가부를 살펴서 취하거나 버려야 할 것인데, 하물며 벼슬을 구해서는 안 되는 시기에 병든 몸을 무릅쓰고 벼슬을 찾는 것에 있어서는 어떠하겠습니까? 옛 사람들은 삼공(三公)의 작위로도 그 절개를 바꾸지 않았습니다.6) 지금 자인(子仁)은 자신의 몸을 잊고 반드시 얻을 수도 없는 초시(初試)를 구해야 하겠습니까?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日來調節何如。勿以少愈而輕犯忌戒。益加攝理之方也。病中無事。最好看書。未知不至怠惰困頹。打睡打話耶。聞以再明日。將營赴擧。果然否。請託關節。非士者可爲之事。捨此則又無可得之路。此近來有志之士所以不屑屑於進取也。苟有貪道義而不貪利祿。要作好人而不要作貴人之心。則雖不求而自至者。猶當審其可否而取舍之。況曳病冒求於不可求之日乎。古人不以三公易其介。今子仁忘其身。而求不可必得底初試耶。切宜戒之。 옛 사람들은 삼공(三公)의 …… 바꾸지 않았습니다 《맹자(孟子)》 「만장 하(萬章下)」에서, 맹자가 이르기를, "유하혜는 삼공의 작위를 얻기 위하여 절개를 바꾸지 않았다.【柳下惠不以三公易其介.】"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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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빈에게 보냄 與李光彬 기(氣)는 이(理)의 바탕이고 이는 기의 소이연(所以然)입니다. 이에 분수(分數)가 없는데 기가 어디에서 분수를 지니겠습니까. 그러나 이른바 분수는 본연인 것도 있고 본연이 아닌 것도 있습니다. 본연이 아닌 것은 기에서 나오며 이의 작용이 아닙니다. 여기에 대해서 분별이 없다면 성악(性惡)으로 돌아가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절단(折斷), 착락(着落)이라는 말이 있는 까닭입니다. 또 본연(本然)의 이(理)와 기질(氣質)의 이는 말이 되지 않는 듯합니다. 성(性)은 사물을 감싸 안기 때문에 본연의 성과 기질의 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공공의 말이고 그 뜻이 비교적 넓고 광범위하니 어찌 반드시 기질의 이로 분류를 달리하겠습니까. 악(惡) 또한 성(性)이라고 이르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로 악도 귀속되는 곳이 있다고 한다면 또한 잘못입니다. 비유하자면 흐린 것도 물이지만 무엇이 이렇게 흐리게 만들었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귀속입니다. 만약 형의 말씀대로라면 악 또한 성이라는 이유로 악이 성에 근본을 두었다고 이르겠습니까. 다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氣是理之質。理是氣之所以然也。理無分數。氣何自而有分數。但所謂分數。有本然焉。有非本然焉。非本然者。是出於氣而非理之爲也。於此無分。則其不歸於性惡乎。此所以有折斷着落之語也。且本然之理氣質之理恐不成說。性是結裹物事。故有本然性氣質性之說。理是公共說。而其義較闊較泛。何必以氣質之理。偏立門類耶。以惡亦不可不謂之性。謂惡有歸屬則亦過矣。比如濁亦水也。而其所以致此濁者。何事。了此便是歸屬也。若如兄說。則以惡亦性也。而謂惡根於性乎。更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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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숙【증한】에게 답함 答梁允淑【曾瀚】 얼마 전 보내주신 서한이 이르렀을 때는 마침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라서 황망하여 답장을 못 하였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니 잊히지 않아 아쉽기만 합니다. 게다가 정초에 춘부장(春府丈)께서 저의 집으로 엄숙한 모습으로 왕림하셨건만 서로 길이 어긋나 인사를 여쭙지 못하였습니다. 지난번에는 좌우(左右)께서 또 외람되게도 저를 찾아와 위로하시고 이어서 편지로 안부를 물어주셨습니다. 간절한 뜻이 앞뒤로 빈번하게 이어지니 사사로운 마음에 고마움이 절실하고도 지극합니다. 다만 이렇게 칩거하는 처지가 마치 바늘에 걸려있는 물고기와 같아 한번 상하(床下)에 나아가서 사례를 표하는 의절(儀節)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부끄러워 몸 둘 곳이 없습니다. 서신 끝에 보내신 율시 한 수는 저를 멀리하지 않는 뜻이 더욱 드러나기에 가까이 두고 끊임없이 읽고 있습니다. 부모를 모시고 지내는 안부는 더욱 장중하시고 때때로 대략 서책을 보면서 의리를 깊이 탐색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간혹 정신을 기르면서 마음을 안정하고 오직 한 곳에만 집중하는 것이 병을 다스리는 계책일 뿐만 아니라 또한 마음을 함양하고 덕을 닦는 요체입니다. 보잘것없는 제가 아껴주시는 마음을 본받고자 간절히 바라지만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日者。惠書之來。方作還巢之行。忙未修謝。追念耿缺。況歲初春府丈儼臨鄙室。交違未候。向也左右。又賜枉慰。繼以書存。旨意懇惻。前後頻仍。私心感祝。非不切至。而顧此寄蟄身勢。如魚掛鉤未得一晉床下。以修回謝之儀。愧愧無地。尾示一律。尤見不遐。愛玩無已。未審侍候增莊。時時略綽看書。沈索義理。間間愛養精神。寧靜專一。不惟爲養病之話。計亦爲養心進德之要。區區跂顒。敢效相愛之意。未知何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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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형【영환】에게 보냄 與金贊炯【永煥】 갈대가 흰 이슬에 젖고 추수(秋水)가 때맞춰 이르니 바로 현인(賢人)을 우러러 흠모하는 시기입니다. 다만 그리운 마음을 실행에 옮길 방도가 없어 그저 길이 험하고 거리가 멀다는 탄식만 절실할 뿐입니다. 서늘한 초가을 기운이 바야흐로 한창인데 부모를 모시면서 경서(經書)를 익히는 안부가 계속해서 신의 보위(保衛)를 입어 편안하신지 모르겠습니다. 현인을 향해 치닫는 그리움을 견딜 수 없습니다. 의림(義林)은 갯버들 같은 쇠잔한 몸이라 죽어가는 목숨 지탱하고 있는데 근래 가을을 알리는 바람 소리가 나무에 깃드니 아득하여 끝없는 감회가 더욱 절실합니다. 영랑(令郞)이 이제 막 하직하고 떠나서 그리움이 배가 되어 괴롭습니다. 또 그 아이가 저를 따른 날이 오래되었건만 배운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만약 성인(聖人)께서 보신다면 남의 자식을 망쳐놓았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부끄럽고 송구스러워 저도 모르게 등에 땀이 배어 발꿈치까지 흘러내립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타고난 자질이 차분하여 아낄만하니 현인을 뒤따를 희망이 없지 않습니다. 모쪼록 집안에서 가르치는 여가에 더욱 깨우쳐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蒹葭白露。秋水時至。正是懷仰賢人之時。但溯從無路。只切阻長之歎而已。未審新凉方高。侍旁經體。連衛崇謐。馳溯不任。義林蒲柳殘質。㱡㱡捱過。近得秋聲入樹。益切悠悠無窮之感。令郞今方告行。懷思一倍作惡。且渠相從日久。所學何事。若使聖人見之。其不曰賊夫人之子乎。愧愧悚悚。不覺背汗流蹠。然渠姿質安詳可愛。不無步趨之望。須於過庭之餘。極加提省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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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인사가 효열부 김씨를 천양한 시에 차운하다 次淸州人士闡揚孝烈婦金氏韻 꽃다운 나이의 효열은 타고난 천성이니 孝烈芳年已出天한나라의 진씨176)가 어찌 어짊을 독차지하랴 漢朝陳氏豈專賢시아버지가 뜻밖의 재앙에 걸린 데177) 크게 놀라고 驚心尊舅罹鴻網참된 정성이 상제의 연석에 이르도록 축원하였네 祝斗眞誠達帝筵한밤중에도 어찌 구들을 따뜻하게 하였는가 中夜安能溫突處삼시 세끼에 모두 좋은 음식을 장만해 올렸다오 三時幷却美餐傳후세 사람들이 만약 명륜 권178)을 이어 낸다면 後人如續明倫卷응당 이 효열부를 말단에 수록하지 않으리라 應不收編在末邊 孝烈芳年已出天, 漢朝陳氏豈專賢?驚心尊舅罹鴻網, 祝斗眞誠達帝筵.中夜安能溫突處? 三時幷却美餐傳.後人如續明倫卷, 應不收編在末邊. 한(漢)나라의 진씨(陳氏) 전한(前漢) 문제(文帝) 때의 진효부(陳孝婦)를 가리킨다. 진효부는 나이 16세에 시집와 아직 자식을 두지 않았을 때, 변방(邊方) 수비군(守備軍)으로 떠난 남편이 죽자, 친정 부모는 자식도 없이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딸을 가엾게 여겨 개가(改嫁)시키려 하였으나, 그녀는 남편이 떠날 때 노모(老母)를 잘 모시겠다고 승락한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고 하여 듣지 않고 끝까지 시어머니를 잘 모셨다. 《小學 善行》 뜻밖의……데 원문의 이홍망(罹鴻綱)은 《시경》 〈패풍(邶風) 신대(新臺)〉에 "물고기 그물을 설치했는데, 기러기가 걸렸도다.[魚網之設, 鴻則離之.]"라고 한 데서 온 말로, 뜻밖의 재앙에 걸렸다는 뜻이다. 명륜(明倫) 권(卷) 《소학(小學)》의 명륜편(明倫篇) 따위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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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 기용이 방문해줌을 기뻐하며 喜李君【起容】見訪 어느 해였던가 우리의 벽운 난간에서 何年雨里碧芸欄그대와 한참 동안 회포를 풀었던 것이 與子多時敍抱寬가는 것이 이와 같다고 하니329) 초수330)를 살펴보았고 逝者如斯觀楚水우뚝한 저 산을 우러러본다고 하니331) 남산을 마주하였지 仰之節彼對南山시가 공교하니 열렬한 초심에 걸맞거니와 詩工能副初心熱재주가 졸렬하니 빈한한 옛 선비에게 무슨 말을 하랴 才拙何辭舊士寒오늘 아침 깊은 우의 넘치는 게 더욱 기쁘니 更喜今朝餘誼重험난한 노정에 싸락눈을 무릅쓰고 돌아가누나 間關行旆觸霏還 何年雨里碧芸欄, 與子多時敍抱寬?逝者如斯觀楚水, 仰之節彼對南山.詩工能副初心熱, 才拙何辭舊士寒?更喜今朝餘誼重, 間關行旆觸霏還. 가는……하니 공자(孔子)가 일찍이 냇가에서 흐르는 물을 보고 이르기를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쉬지 않는도다.[逝者如斯夫! 不舍晝夜.]"라고 한 데서 보인다. 《論語 子罕》 초수(楚水) 대개 초나라 굴원(屈原)의 《초사(楚辭)》에 나오는 강호(江湖)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우리나라 남쪽 지방의 강호를 가리킨다. 우뚝한……하니 《시경》 〈소아(小雅) 절남산(節南山)〉에 "우뚝한 저 남산이여, 바위가 높고 높도다. 혁혁한 태사 윤씨여, 백성들이 모두 너를 우러러보도다.[節彼南山, 維石巖巖. 赫赫師尹, 民具爾瞻.]"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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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문19) 【준규】에게 답함 答朴景文【準奎】 한 통의 편지에서 회오(悔悟)가 깊고 절실함을 볼 수 있었고, 또 갈고 닦은 것이 더욱 진보함을 볼 수 있었으니, 나의 위로되고 감사한 마음이 어찌 다만 안부를 물어준 고마움 때문이겠는가? 대저 경문(景文)은 자질이 순수하고 뜻이 아름다우며 재능 또한 자못 개오(開悟)한데, 다만 부모상[大故]을 당한 이후로 매번 학업에 능히 전일하지 못함을 보고는 능히 나의 염려되는 마음이 없을 수 없었네. 지금 이미 이와 같이 발분하여 독실하게 하니, 이로부터 진보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있을 것이네. 정자(程子)가 말하기를 "내면이 진중하면 외물의 가벼움을 이길 수 있고, 체득한 것이 깊으면 유혹이 작음을 볼 수 있다."라고 하였으니,20) 원컨대 여기에 다시 더욱 유의하게. 온 세상이 도도하게 허위가 풍조를 이루어 실심으로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하는 이는 몇 사람 없으니, 어찌 돌이켜 몸을 편안히 하고 명을 바르게 확립[安身立命]할 바탕으로 삼을 바를 생각하지 않겠는가? 이것을 우리 경문의 형제에게 바라지 않을 수 없네. 一紙心畫。可見悔悟之深切。又可見刮劘之益進。區區慰感。豈但以問訊之惠而已哉。大抵景文質淳意美。才性亦頗開悟。但大故以後。每見其執業之不能專一。而不能無區區爲慮之私.今旣如此發憤慥慥。從此進就有不可量。程子曰。內重則可以勝外之輕。得深則可以見誘之小。願於此更加留意也。渾宇滔滔。虛僞成風。而實心爲己者.無幾人焉。豈不思所以反之而爲安身立命之地哉。此不能無望於我景文伯仲之間也。 박경문(朴景文) 박준규(朴準奎, 1875~?)를 말한다. 자는 경문,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정자(程子)가……하였으니 《근사록》 〈위학(爲學)〉에 나오는 정이(程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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