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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중에 2수 病中【二首】 내 육십칠 년이나 오래 살았는데 吾壽六旬七오늘 아침 또 시월 십일이 되었네 今朝十月十저승사자가 언제나 찾아오려나 符來知幾日염라대왕이 완급을 조절하리라 閻老操寬急죽음 슬퍼하는 다른 사람들을 비웃고 怛化笑餘輩생명 해치는 예전 버릇을 후회한다오 戕生悔舊習한 가닥 목숨이 아직 붙어 있는 때라도 尙存一息時이전 예법 받드는 걸 게을리 하지 않으리 不懈奉前法 吾壽六旬七, 今朝十月十.符來知幾日? 閻老操寬急.怛化笑餘輩, 戕生悔舊習.尙存一息時, 不懈奉前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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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러운 마음이 일어 有恨 평생 성인을 배웠지만 하나도 이룬 게 없으니 生平學聖一無成어찌 잗단 기예에 밝은 공인만 하겠는가 豈若工人曲藝明일상생활에서 어찌 실지를 구한 적이 있으랴 日用何曾求實地월단평560)은 완전히 헛된 명성을 퍼뜨린 것일세 月評全是播虛聲자주 굶주리고 병드니 그 누가 구제하리오 數飢數病誰能恤속인도 유자도 아니니 뭐라 이름할 수 없다오 非俗非儒未可名노년의 끝없는 한만 일어날 뿐이니 惟有臨年無盡恨부질없이 칠언시를 짓게 하는구나 惹來空作七言城 生平學聖一無成, 豈若工人曲藝明?日用何曾求實地? 月評全是播虛聲.數飢數病誰能恤? 非俗非儒未可名.惟有臨年無盡恨, 惹來空作七言城. 월단평(月旦評) 인물을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한나라 때 허소(許劭)가 향당(鄕黨)의 인물을 논핵하기를 좋아하여 매월 초에 인물을 다시 품평하였으므로, 여남(汝南) 사람들이 이를 두고 월단평이라고 하였다. 《後漢書 卷68 許劭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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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우 【규석】에게 답함 答安景禹【圭錫】 종종 방문해 주어 이미 매우 감사한데, 더구나 안부를 묻는 편지가 계속 이어지니 어떠하겠는가? 나로 하여금 감탄하게 하네. 다만 노쇠하고 용렬한 나는 만 분의 일의 책임도 부응할 수 없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네. 편지를 받은 지 며칠이 지났는데, 어버이를 모시는 절도가 더욱 더 좋으며 밝은 창가 책상에서 침잠하여 연구하여 조리와 과정은 날마다 진보하고 있는가? 부형에 대해 자제는 계술할 책임이 있으니 부디 힘쓰고 노력하여 이 뜻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의림(義林)은 나이가 들수록 지업은 쇠퇴하여 신세가 가련한데, 단지 구구한 나의 일념은 벗들과 종유하는 사이에서 마칠 수 있는 것에 있지 않은 적이 없네. 그렇다면 여광(餘光)을 입어 만년에 회포를 부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이 또한 두텁지 않겠는가? 원컨대 그대는 힘쓰시게. 種種經過。已極感惻。況有書尺存訊。從以繼之乎。令人感歎。但衰索淺劣。無以副萬一之責。爲可愧耳。書後有日。侍旁節宣。益復勝迪。明窓棐几。況潛硏究。條緖程曆。日就長長否。父兄子弟。繼述有責。千萬勉力。勿孤此意。如何如何。義林年邁業退身事可憐只有區區一念未嘗不在於朋友遊從之間。爲可以了了耳。然則其所以得被餘光。而爲晩年寄懷之地者。不亦厚乎。願君勉之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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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선【청묵】에게 주다 贈梁子善【淸默】 육십삼 년의 세월 물처럼 흐르니 (七九光陰逝水如)내 재주 없이 책만 보다 늙은 것 부끄럽네 (愧吾無術老於書)지금 돌아가 학문 연구에 매진하라 (今歸莫墜鑽研力)그대 앞길이 만 리 남은 것 아끼네 (愛爾前程萬里餘) 七九光陰逝水如。愧吾無術老於書。今歸莫墜鑽研力。愛爾前程萬里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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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여【형주】에게 보냄 與洪章汝【馨周】 영종씨(令從氏 상대방의 사촌 형제)께서 왕림하시어 삼가 편지를 받들었습니다. 삼가 체후는 더욱 잘 보중하시며 두루 평안하신지요. 그리운 마음 간절합니다. 아우는 그럭저럭 지낼 뿐이니 나머지야 어찌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부탁하신 선고(先考)의 행장은 참으로 식견이 천박한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근실한 성의에 감격하여 굳이 사양하기 어렵기에 감히 붓을 들었습니다. 만약 온당치 못한 부분이 있다면 수식(修飾)과 윤색(潤色)을 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영종(令從)이 지난번에 이르기를, 오는 15일경에 제게 들르신다고 했는데 문득 생각하니 그때는 아마도 아우가 잠시 출타를 할 것 같습니다. 또 마침 믿을 만한 인편이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올립니다. 今從氏左顧。謹承信徽。恭問體節增重。渾引均宜。溯仰區區。弟粗遣而已。餘何可提。先狀之托。固非膚淺所可承堪。而感感勤意。有難牢讓。敢爾沘筆。如有未穩。爲加修潤如何。令從向云。以今十五日間歷過。而旋念其時。恐弟有小出。且適有信便。故玆以付上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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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서【용혁】에게 주다 與閔邦瑞【用爀】 저번에 만났을 때는 매우 급하고 바빴으므로, 마음속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로 만나 남은 회포를 풀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사이 이별의 슬픔이 가슴에서 가끔 일어나서, 단성(丹城)과 진주(晉州)에서부터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가 20여 일이 지나서 그대의 별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외출할 때를 만나, 이렇게 한 번의 마주 손을 잡는 일이 어긋나게 되었습니다. 저번에 다 정리하지 못한 감회는 언제 다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슬퍼하며 돌아오니, 마음은 마치 잃어버린 것이 있는 듯 허전합니다. 다만 부모님을 모시며 온갖 복을 누리고, 남은 힘으로 예전에 배운 것을 익히고 힘써 연구해서 높아지고 깊어지기를 기원합니다. 向拜悤劇。意謂回程相奉。以整餘蘊。其間離悵。種種于懷。自丹晉諸處。逶迤二十許日而到貴庄。適値駕言。違此一番對握。向日未整之懷。未知何時可罄耶。悵然而歸。心焉如失。只祝侍省百福。餘力溫理。勉究崇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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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사96)를 다시 방문하였는데 사찰이 황폐해진 지 이미 오래된 것을 보고 느낌이 있어 짓다 重過寶林寺。見寺廢已久。有感而作。 선친을 모시고 운림을 들른 적이 있는데 (曾陪先考過雲林)백발의 나이에 다시 오니 상전벽해가 되었네 (白首重來桑海沈)들렀던 길 추억해 봐도 기억나는 곳이 없어 (追想經行無記處)석양녘 흐르는 물에 여운을 보내네 (夕陽流水送餘音) 曾陪先考過雲林。白首重來桑海沈。追想經行無記處。夕陽流水送餘音。 보림사(寶林寺) 전라남도 장흥군 유치면(有治面) 가지산(迦智山)에 있는 절로, 송광사(松廣寺)의 말사(末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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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동5) 회고 伽倻懷古 이끼 낀 비석은 예스럽고 (苔生碑面古)솔 자란 언덕 머리는 산뜻하네 (松立隴頭新)못난 후손 끝없는 한 밀려오니 (孱孫無限恨)피눈물이 수건을 다 적시네 (血淚盡沾巾) 苔生碑面古。松立隴頭新。孱孫無限恨。血淚盡沾巾。 가야동(伽倻洞) 작자의 선대 묘소가 있는 곳으로, 어디인지는 자세하지 않다.『일신재집(日新齋集)』 권10 「시가아(示家兒)」에 증조께서는 금남(錦南)에서 낭주(郞州)로 이사하였고, 왕고(王考)께서는 낭주(郞州)에서 금릉(金陵)으로 이사하였고 선고(先考)께서는 금릉(金陵)에서 능양(綾陽)으로 이사하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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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에 사는 벗 김내선【우종】을 찾아가다 訪龍巖金友乃善【佑鍾】 흥에 취해 산을 내려오니 (乘興出山來)주인이 술자리를 마련하였네 (主人酒戶開)가을이 저물었다 말하지 말라 (莫言秋節晚)국화 시든 뒤에 또 매화가 피리니 (菊後又寒梅) 乘興出山來。主人酒戶開。莫言秋節晚。菊後又寒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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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종제 경방과 노닐다 夜與敬方弟遊 동산에 핀 꽃은 화사한데 (灼灼園中花)시냇가에 지은 집은 쓸쓸하네 (寥寥溪上家)그대를 만나 밤 책상에 마주하니 (得君開夜榻)정취가 더욱 맑고 아름답네 (意味轉淸佳) 灼灼園中花。寥寥溪上家。得君開夜榻。意味轉淸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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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여 열락재를 떠나다 移家別悅樂齋 낙토에 초심으로 이 당을 세웠으니 (樂土初心築此堂)어찌 오늘 떠나는 심회 유장함을 알았으리오 (豈知今日別懷長)정원의 매화와 국화 모두 내가 심었으니 (園梅庭菊皆吾植)내년 봄이 되면 홀로 향기를 풍기리라 (春到明年獨自香) 樂土初心築此堂。豈知今日別懷長。園梅庭菊皆吾植。春到明年獨自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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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점서【재홍】에게 답함 答吳漸瑞【在鴻】 뜻밖에 온 심부름꾼을 통해 체후가 여전히 편안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기쁜 마음 말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근래 겪은 일이 마치 거센 풍랑 속에 있듯 위태로워 어느새 백발이 다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결말이 나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세상 고락과 역경이 과연 이처럼 헤아리기 어렵단 말입니까. 댁내에 일어난 오늘날의 일 또한 운수에 관계된 것이니 어찌 인력으로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사리로 보아 마음을 비워 만년을 보내고, 또 주밀한 계책을 세워 다시 훗날의 염려가 없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匪意伻來。因審體候連享安適。喜豁不可言。弟近日所經歷。如在狂風驚濤。萬丈危險。不覺頭髮盡白。然旣已登岸。可以敍息矣。人世間苦樂險易。果如是難測耶。宅上今日之事。亦是一副關數處。豈人力可容者哉。遣理坦懷。以葆晩景。又以戒勅密勿。勿復有後慮。如何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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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윤【영조】에게 보냄 與崔錫允【永祚】 좋은 벗이 멀리 떨어져 있어 마음이 울적하건만 가을바람이 한창 높으니 마음을 추스르기가 배나 어렵습니다. 부모를 모시는 일이 즐겁고 경사스러우며 체후는 다복하신지 모르겠습니다. 농사가 풍년이라는데 호서 땅도 그러한지요? 거듭된 기근 끝에 위로가 될 만하지만, 요즘의 세상 소식이 좋지 못해 재앙이 일어날 기색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집안에 편안히 앉아 마음껏 먹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가(大家 상대방)께서 이사하신 이래 천 리 길이 5일이 걸리는 노정(路程)으로 바뀌고 멀리 있는 절역(絶域)이 이웃하는 성(省)처럼 가까워졌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기대하던 바람이 이로 인해서 이루어질 수도 있으련만 세상 상황이 어지러워 안정될 기약이 없습니다. 이러한 바람이 어긋날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묻고 배우며 서찰로 의견을 주고받는 일도 보장하기 어려울까 두렵습니다. 북쪽을 바라보며 내닫는 서글픔을 어찌 견디겠습니까. 良朋在遠。我思忉忉。秋風方高。倍難爲情。未審侍省歡慶。體候百福。年事告登。湖中亦然否。荐饉之餘。此可足慰。而但時耗不良。禍色日深。未知安坐屋裏可以得餉此大盌否也。大家搬移以來。千里之路。爲五日之程。絶域之遠。爲隣省之近。則平日期擬之願。庶可因此得就。而時象撓撓。妥帖無期。恐不惟此願或歸差池。而問聞往復。亦不至難保其源源耶。北望馳悵。曷以勝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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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경방과 함께 심회를 서술하여 읊다 同敬方弟敍詠 태극의 참되고 온전함 사람에게 부여하였으니 (太極眞全賦畀人)천지의 만물이 모두 나의 인이라네 (乾坤萬彙摠吾仁)의리는 무궁하니 부지런히 절차탁마하고 (義理無窮勤切琢)생애는 분수 따라 경륜함이 있네 (生涯隨分有經綸)부귀가 자신을 위한 공부에 무슨 보탬이 되겠으며 (富於爲己曾何益)명예와 이 몸 비교하면 무엇이 가깝겠나 (名與是身較孰親)깊은 학문의 전통 가학이 있으니 (墨峽深深家學在)그대 학업이 날로 새로워지기를 바라네 (企君課業日將新) 太極眞全賦畀人。乾坤萬彙摁摠吾仁。義理無窮勤切琢。生涯隨分有經綸。富於爲已曾何益。名與是身較孰。親墨峽深深家學在。企君課業日將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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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두산에서 제종과 모여 심회를 읊다 龍仁斗山。會諸宗。敘懷 객창에 어둠이 내릴 때 기쁨으로 잠 못 드니 (客窓近夜喜無眠)한 방에서 정다운 친척과 백세에 단란하네 (一室情親百歲圓)오래된 솔과 버들은 모두 선인의 음덕이요 (老松衰柳皆先蔭)향기로운 국화 새로 물든 단풍에 이미 세모가 되었네 (芳菊新楓已暮天)고향 생각에 머리 돌리니 구름은 천 리 멀리 있고 (思鄉回首雲千里)술을 마시며 마음을 논하니 서검을 배운 지 십년이네97) (對酒論心劍十年)나를 위해 가문을 빛낼 계책을 힘써 세우라 (爲我勉爲門戶計)인생 사업은 서책 속에 있네 (人生事業在陳篇) 客窓近夜喜無眠。一室情親百歲圓。老松衰柳皆先蔭。芳菊新楓已暮天。思鄉回首雲千里。對酒論心劒十年。爲我勉爲門戶計。人生事業在陳篇。 서검을……십년이네 가도(賈島)의 「검객(劍客)」에 "십 년 동안 칼 한 자루 갈았으나, 시퍼런 칼날 아직 써 보지 못했네. 오늘 가져다가 그대에게 주노니, 누가 공평하지 못한 일 하겠는가.[十年磨一劍, 霜刃未曾試. 今日把贈君, 誰有不平事.]"라고 하였다. 『古文眞寶 前集 卷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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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송리147) 동산에서 노닐며 안순견을 추억하다 遊七松東山憶舜見 부춘의 사월 온갖 꽃이 만발하여 (富春四月百花明)시와 술의 맑은 유람에 벗들이 모였네 (文酒淸遊會友生)황조는 한 사람이 부족한지 알지 못하고 (黃鳥不知人少一)숲 너머에서 작년처럼 울어 대네 (隔林啼送去年聲) 富春四月百花明。文酒清遊會友生。黃鳥不知人少一。隔林啼送去年聲。 칠송리(七松里)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안국정의 집이 이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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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1906, 고종43) 섣달 그믐날 밤에 丙午除夕 눈은 강산에 가득하고 달빛은 하늘에 가득하니 (雪滿江山月滿天)둥둥둥 울리는 북소리 새해를 알리네 (鼕鼕歌鼓報新年)맑은 기운 봄 따라 이를 것이니 (願言淑氣從春至)국태민안을 온전히 함께 즐거워하기를 (國泰民安同樂全) 雪滿江山月滿天。鼕鼕歌歌鼓報新年。願言淑氣從春至。國泰民安同樂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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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 김성민【재기】옹의 시에 받들어 화운하다 奉和惺石金翁聖民【在驥】 죽수202)에서 어찌 일찍이 복전203)을 멀리하였던가 (竹樹何曾遠福田)멀리 떨어져 지낸 지 어느새 여러 해 되었네 (居然涯角已多年)청춘 시절 영귀정의 모임에 찾아갔는데 (靑春歷訪詠歸社)백수의 나이에 처음 어진 성석을 만났네 (白首初逢惺石賢)세상의 변화를 돌아보니 지금 어떤 세계인가 (回視滄桑何世界)가련한 화조만 옛 산천에 그대로 있네 (可憐花鳥舊山川)부지하고 물리칠 의리 한 편에 분명하니 (分明一編扶攘義)영서204)를 머물러 두어 양쪽에서 비추네 (留作靈犀照兩邊) 竹樹何曾遠福田。居然涯角已多年。靑春歷訪詠歸社。白首初逢惺石賢。回視滄桑何世界。可憐花烏舊山川。分明一編扶攘義。留作靈犀照兩邊。 죽수(竹樹) 능주의 옛 이름이다. 복전(福田) 봄에 씨 뿌리고 가꾸면 가을에 수확할 수 있는 것처럼, 공양(供養)하고 보시(布施)하며 선근(善根)을 심으면 그 보답으로 복을 받는다는 뜻의 불교 용어이다. 영서(靈犀) 영묘(靈妙)한 무소뿔로, 무소뿔은 한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어 양방이 서로 관통하는 것에서, 두 사람의 의사(意思)가 이심전심으로 일치되는 것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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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당 선생60)을 위한 만사 石塘先生輓 태극이 다시 경술년(1790, 정조14)에 열렸으니 (太極重開庚戍歲)연원은 석당 가에서 단정히 받들었네 (淵源端接石塘濱)백마강 가에 붉은 명정 드리운 길에 (白馬江頭丹旐路)사방의 선비들 눈물이 수건에 가득하네 (四方多士淚盈巾) 太極重開庚戍歲。淵源端接石塘濱。白馬江頭丹旐路。四方多士淚盈巾。 석당(石塘) 선생 정의림의 족대부(族大父) 정귀석(鄭龜錫, 1790-?)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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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대부 정화국61)의 죽음을 애도하다 哭族大父和國 사오백 년 동안 종택을 지켰으니 (四五百年守厥宅)이십구 대 동안 우리 가문의 종통이었네 (二十九世宗我門)해마다 가야에서 저녁에 단란하게 모였는데 (歲歲伽倻團聚夕)지금부터 정다운 담소 누구와 나누랴 (從今情話與誰云) 四五百年守厥宅。一十九世宗我門。歲歲伽倻團聚夕。從今情話與誰云。 정화국(鄭和國) 자는 송덕(頌德), 호는 인천(仁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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